종로5가의 나무들, 성탄옷 입었어요!

종로5가의 나무들, 성탄옷 입었어요!

총회문화법인-연동교회... '서울크리스마스거리 트리니팅'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11월 23일(목) 08:35
성탄옷 입는 종로 5가 인근의 나무들. 사진제공/총회문화법인
지난 21일, 아침부터 종로 5가역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인근의 가로수에 뜨개옷을 입히는 '서울크리스마스거리 트리니팅(Seoul Tree Knitting)'행사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4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사다리를 타고 유난히도 굵은 나무들에 그동안 정성스럽게 만든 뜨개옷을 입혔다.

형형색색 알록달록한 뜨개옷을 입은 나무들이 하나 둘 완성될 때마다 종로5가 거리도 함께 따뜻해졌다.



이날 행사는 서울특별시 후원으로 총회문화법인(이사장:주승중, 사무총장:손은희)이 주관하고 연동교회(김주용 목사 시무)가 주최했다.

이번 서울트리니팅 프로젝트를 통해 종로5가역에서 연동교회까지 이어지는 35그루의 가로수가 털옷을 입고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게 됐다.

트리니팅은 추운 겨울을 앞두고 나무에 손뜨개 옷을 입히는 활동이다. 화려하고 모양도 장식도 모두 멋이 있어 시민들의 호응도 좋은 편이다.

종로5가역 인근의 직장에서 근무하는 한 시민은 "안그래도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거리가 더 쓸쓸해 보였는데 털옷을 입은 나무들을 보니 따뜻해지는 느낌"이라면서 "덩달아 기분까지 좋아진다"고 만족했다.



이번 서울트리니팅 프로젝트는 단순히 나무의 겨울나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성탄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작업이었다.

손은희 목사는 "트리니팅 작업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겨주신 자연을 지키고 보호하는 생태환경적인 의미와 함께 점점 더 상업화되면서 성탄의 의미가 사라지는 현 시대에 진정한 성탄의 의미를 담은 손뜨개로 시민들과 평화와 행복을 나누고 싶은 바람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트리니팅에 달린 장식에 선악과를 상징하는 사과와 세상의 빛을 상징하는 초, 생명의 떡 빵과 사망의 백합화까지 성경적이고 신학적인 의미의 상징물이 달렸다. 사과장식 150개를 손뜨개로 한코 한코 정성스럽게 엮어낸 정성은 따뜻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동방박사의 세 가지 선물, 예수님이 타고 오신 나귀, 성탄절을 상징하는 색과 교회의 형상, 포도나무 덩굴, 다윗의 하프, 성만찬, 어린 양, 니스, 평화를 의미하는 레터링까지 성경적이지만 재미있고 아름답게 표현해 비기독교인이라도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 작업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은 지난 9월 14일부터 11월 23일까지 매주 목요일 1시부터 4시까지 연동교회에 모여 손뜨개질을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코로나19로 어둡고 긴 터널 지나온 이들에게 성탄목 장식의 트리니팅이 평화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총회문화법은 이번 프로젝트를 문화목회의 일환으로 모델링을 제시해 '우리교회 앞 트리니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문화목회적 예배가 시공간에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현장까지 확장되는 모델로 제시하겠다는 뜻이다.

서울트리니팅은 2024년 1월 29일까지 열린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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