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 기후위기에 관심 가지고 대비해야"

"선교지 기후위기에 관심 가지고 대비해야"

[ 12월특집 ] 기후위기 시대의 선교 4)선교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선교사의 인식 조사

정용구 선교사
2023년 12월 22일(금) 08:00
이번 설문 조사는 '선교지의 기후 위기 대응 포럼'을 준비하기 위해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CEEC)이 한국인 선교사 221명을 대상으로 2023년 7월 31일부터 9월 27일에 걸쳐 공동으로 실시하였다. 설문의 목적은 선교사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고 선교지마다 당면한 기후재난 현황을 파악하여 그에 적절한 기후적응 선교의 방향을 찾는 것이었다. 설문 결과를 통해 기후 취약성이 두드러지는 선교지를 파악함은 물론, 기후 위기적 관점에서 선교지와 한국교회의 해외 선교의 현황을 파악하여 기후위기 선교를 새롭게 하는 계기를 삼고자 진행하였다.

응답자의 성별 분포는 63.3%가 남성이었으며(140명), 여성이 36.7%(81명)이였다. 연령대는 50대가 38.5%, 60대 31.2%, 40대 24.4%, 30대 3.2%, 70대 2.7% 순으로 확인됐다. 선교사들의 사역지는 동남아시아가 32.1%로 가장 많았고, 동북아시아 14%,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12.7%, 서남아시아 및 남태평양 10.9%, 아프리카 9.5%, 유럽 5.9%, 중남미 5.4%, 중동 4.5% 순이었다. 그중 52.9%가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고, 중소도시 30.8%, 농촌 마을 8.1%, 해안가 마을 4.1%, 산촌마을 3.6%를 차지했다.

선교지 파송 후, 사역 연한은 20년 이상 37.6%, 15~20년 이내 15.8%, 5년 이내 15.4%, 5~10년 이내와 10~15년 이내가 각각 14%, 은퇴 후 계속 사역 3.2% 라고 응답하였다. 선교사들의 주요 사역 대상의 84.2%가 해외 현지인(사역지 현지인)이었고 7.7%가 해외 한인, 3.6%가 선교사/선교사 자녀, 2.7%가 국내 이주민(해외 유학생, 난민, 이주민) 등인 것으로 집계 됐다.

기후변화에 대한 선교사들의 인식은,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와 '매우 많다'라는 답변이 69.3%였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가 얼마나 심각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문항에는 '매우 심각하다'와 '심각한 편이다'라고 인정하는 답변이 94.6%를 차지했다. 현재 '전쟁 난민'보다 '기후 난민'이 더 많다는 주장에 대한 응답은 동의와 매우 동의를 합친 긍정적인 응답이 66.1% 나왔다. 이 부분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서의 위기를 겪는 사람들이 보도를 통해 많이 소개되었으나, 지진, 홍수 등의 기후위기와 관련되어 어려움을 겪는 '기후난민'이 더 많다는 인식을 했다. 이런 기후 위기의 배후에는 환경오염과 무분별한 자연 개발과 이기적인 인간 사회의 모습들이 영향을 주는데, 그 피해가 현지인들에게 그대로 전달이 된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이런 기후 위기를 겪는 현지인들에 대한 선교사의 역할과 사역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선교지에 당면한 기후재난이 선교지 내 현지인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매우 그렇다'와 '조금 그렇다'를 합쳐 75.5%를 차지했다. 현지인들은 천재지변에 의한 피해에 대해 자신들이 믿는 신이 재난을 준 것으로 인식하여, 새로운 이주지를 결정할 때 좀 더 종교적인 성향을 가진다는 자료가 이번 포럼에서 발표되었는데,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자신들을 돕고 섬기는 선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발표가 됐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 KWMA에서 '선교지 산소발생기 보내기' 운동을 전개 했을 때도 선교사들의 사역 교회나 센터가 '코로나 위기대응 쉼터'로 사용된 곳이 많았다. 이러한 사실은 계속되는 기후위기의 현장에 대비해 선교사의 사역 현장이 '선교지 기후위기 대응 센터'로 활용이 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 설문과 포럼을 통해 확인하게 됐다.

반면 선교지 지역 주민은 기후변화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전혀 없다'와 '별로 없다'를 합친 부정적 응답이 56.5%에 달했다. 아직까지 기후위기에 대해 대비할 여력이 매우 부족한 현실을 반영했는데, 그러기 때문에 선교사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준비가 매우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질문을 했는데, 선교지가 기후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국제사회와의 공동협력 28.1%, 기후변화 적응대책에 관한 법과 계획 수립 22.6%, 환경교육 강화 및 환경전문가 양성 20.4%, 개인의 인식 제고 및 실천 19.5%, 종교단체의 환경 선교 지원 6.3%, 기후변화 적응 연구개발 3.2%로 응답 결과가 나왔다. 이는 선교사 한 개인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고, 공동 대응과 함께 전문가로서의 준비가 필요함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선교사 개인이 선교지의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자신의 사역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를 질문했는데, 선교사역 중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교육 또는 실천 캠페인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한 적이 없다'는 선교사가 65.5%에 달했다. 선교사가 문제의식은 느꼈지만 실제 사역현장에서 이에 대한 실천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고, 무엇을 해야 할지를 분명하게 모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후환경 선교사역을 진행할 때 어려움이 되는 요소 3가지를 순서대로 나열하는 설문에는 다음과 같은 응답이 나왔다. ①'선교지의 기후환경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275개, ② '선교지 현지인의 영혼 구원이 더 시급해서' 207개, ③ '선교지 현지인의 생활 지원이 더 시급해서' 193개, ④ '기후적응 선교에 필요한 인력이 부족해서' 131개, ⑤ '기후·환경 주제의 교육 및 묵상 및 기도문 자료가 부족해서' 128개, ⑥ '기후적응 선교를 감당할 재정이 부족해서' 96개, ⑦ '창조신앙적 관점의 성경구절 및 목회자 교육이 필요해서' 93개, ⑧ '선교지 현지인과 협력이 어려워서' 80개, ⑨ '선교지에 적정 기술 보급이 우선이어서' 49개 순이었다. 24개의 기타 답변 중에는 선교지 현지인의 인식 부족이 가장 많았다.

선교지의 기후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선교사들이 사역할 때, 한국교회가 무엇으로 협력하는 것이 필요한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지 선교지에 맞는 기후환경 교육콘텐츠가 43.9%, 기후환경 선교에 대한 인식 제고가 31.2%, 현지 선교지의 기후위기 현황이 12.7%, 현지 기후환경 선교를 위한 필요물품 정보 10%, 현지 기후환경 선교에 따른 기도제목이 1.8% 순으로 답변했다. 포럼에 참여한 기후위기 관련 전문가들과 선교사들은 선교사를 위한 '기후 위기 대응 매뉴얼'을 제작하고, 이를 지속적인 시스템 속에서 교육하면서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 개선과 선교사의 역량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선교지에서 기후위기 대응 및 적응을 해갈 때 선교 협력자로서 현지인들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56.1%가 '기후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기독교인의 책임에 대한 이해'라고 응답했다. 이어 16.7%가 '창조세계 돌봄에 대한 사명감 고취', 13.1%가 '기후위기 및 신음하는 피조물에 대한 공감', 8.6%가 '기후환경 선교를 위한 파트너십 함양', 5%가 '창조세계 돌봄을 위한 선교사 간의 네트워킹'이라고 응답했다. 다시 말하면 기독교인으로서 창조세계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통치를 생각하며 기독교인들이 좀 더 분명한 책무를 가지고, 선교지의 기후위기에 대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설문과 포럼을 통해 선교계에서도 구체적인 '선교지 기후위기 대응 로드맵'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번 '선교지의 기후위기 대응 설문 조사'는 선교지의 기후위기가 당장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하게 대비를 해야 할 일임을 확인하게 했다.



정용구 선교사

KWMA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협동총무/총회파송 위탁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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