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르포] '사랑의동산'에 올라보니

[체험 르포] '사랑의동산'에 올라보니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23년 12월 20일(수) 12:11
기자(사진 왼쪽에서 두번째)가 직접 '사랑의동산'에 입소해 섬김과 나눔의 영성훈련 과정을 거쳤다.
"직접 경험해 보세요. '작은 천국'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섬김과 봉사의 영성훈련인 '사랑의동산'이 코로나로 중단된 이후 올해 재개되며 활기를 띠고 있어 운영국장 박기철 목사(분당제일교회 원로)에게 취재를 요청하자, "참가자로 체험하면 자연스럽게 취재가 된다"는 답이 왔다.

제3자 입장에서 지켜보고 참가자들의 인터뷰 위주로 취재하려던 기자의 기대(?)는 좌절됐다.

'일거리도 많은데 2박 3일의 합숙이라니…'라는 불평을 하며 그렇게 '사랑의동산'이 열리는 양주시 도락산 자락의 동신기도원으로 향했다.

'사랑의동산'은 말씀과 기도와 간증과 찬양 프로그램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며 교회를 섬기도록 돕는 체험적 영성훈련이다.

예장통합 목사들이 1993년 9월부터 시작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현재 초교파적으로 이뤄지는 훈련이면서 예장통합의 신학 기조가 반영되어 있다.

기자는 참가자를 뜻하는 '주바라기' 제151기로 11월 27~29일 일정을 시작했다. '나는 신앙 경력 40년, 교계기자 경력 21년'이라는 타이틀을 머릿속에 되뇌이며, "이런 프로그램 흔히 접하고 참가했기에 대동소이할 것"이라는 교만 섞인 판단은 첫 날 철저히 무너졌다.

감동의 핵심은 약 200명의 '도우미'였다. 참가자인 '주바라기'들을 옆에서 계속 케어하며 극진히 대접한 '도우미'는 이미 '사랑의동산'을 거쳐간 이들이다.

'주바라기'와 '도우미' 모두 목사, 장로, 권사, 집사, 청년 등 모든 교회구성원이 한데 어우러져 주 안에서 한 가족임을 확인하며 교제를 나눴다.

훈련의 과정에서 섬기는 역할자인 '도우미'가 참가자인 '주바라기'에게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이웃에 대한 섬김이 무엇인지 직접 느끼고 체험하게 해준다.

사랑의동산은 3일 간 강의와 기도, 간증, 찬양집회 등으로 진행된다.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 회차 '주바라기'의 온전한 훈련을 위해 기자가 모든 프로그램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입소와 함께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기발견의 시간을 갖게 함으로써 고민을 꺼내놓고 치료하며 결국 그 상처에 대한 망각의 은총으로 이어지게 한다.

성령의 임재로 치유를 경험한 '주바라기'는 자신을 벗어나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단계로 넘어간다.

그래서 '사랑의동산'은 잃어버린 신앙의 첫 사랑 회복은 물론 용서와 화해와 포용, 섬김과 나눔을 통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핵심이다.

운영국장 박기철 목사는 "천국이 어떤 곳인지 경험하도록 해주는 섬김훈련이 '사랑의동산'이다. 교회 지도자는 물론 성도들이 신앙의 타성에 젖으면서 섬김의 중요성을 잊곤 하는데,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실천적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동기부여를 '사랑의동산'에서 해준다"고 설명했다.

'사랑의동산' 간증사례는 다양하다. 목회 매너리즘에 빠졌던 목회자가 초심으로 돌아가고, 번아웃 상태에 놓인 목회자와 선교사가 사명을 회복하고, 임직예정자들이 헌신을 결단하고, 기도회를 통해 치유와 상처 회복의 기적을 경험한다.

'사랑의동산'에서 훈련받은 인원은 1993년 제1기부터 최근까지 목회자와 평신도 6만명으로 한국을 비롯해 세계선교 현장 곳곳에서 아름다운 섬김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운영국장 박기철 목사는 "교회나 성도 개개인이나 새로운 영적 변화를 원하지만 해법이 없어 고민할 때 '사랑의동산'은 그 해결책으로서 사명을 재무장하게 만들어준다"며 "지금 한국교회는 새로운 영적 각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사랑의동산'에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기자는 세상 모든 근심을 혼자 짊어진양 무거운 마음으로 '사랑의동산'에 올랐다. 그러나 하산하며 가벼운 발걸음이 됐음을 고백한다.

제151기를 부여받은 기자는 운영국원들에게 다음 기수를 위해 '도우미'가 되어줄 수 있느냐고 요청받았다.

내가 받은 은혜를 도관이 되어 다른 곳에서 흘려보내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숙명일 것이다. '사랑의동산'은 바로 이러한 정신을 일깨워준다. 이는 바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성육신하여 이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몸소 보여주신 것이기도 하다.

한편 이번 제151기에는 운영국장인 박기철 목사와 사무총장 곽근열 목사(새영교회)를 비롯해 국원인 김정현 목사(동성교회), 손호산 목사(부평제일교회), 임인채 목사(동해교회), 강성국 목사(성내동교회), 배한정 목사(진실교회), 정성철 목사(새언약교회), 허창윤 목사(분당제일교회), 황인돈 목사(아름다운충일교회) 등이 참여해 '주바라기'들을 도왔다.

신동하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