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여, 청년들을 위로하라

교회여, 청년들을 위로하라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2023 기독청년 인식조사 발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12월 15일(금) 20:35
한국의 기독청년들에게 종교는 '성경에 근거한 삶의 방향'보다 '위로'를 찾고 '평안'을 얻고 싶은 욕구가 더 크기 때문에 이러한 '감정'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교회를 이탈하거나 다른 종교적 체험으로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지난 13일 발표한 '2023 개신교인 인식조사 - 기독청년 인식조사 가치관, 마음, 신앙'조사 결과 기독청년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는 '마음의 평안' '구원' '가족 때문' 순이며, '마음의 평안'을 선택한 응답자의 경우 교회 출석하는 청년은 24.2%인 반면 교회를 떠난 청년은 40.4%로 집계됐다. 아울러 신앙생활이 자신의 감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위로와 평안을 준다'는 선택이 41.7%였으며 '감정과 관계가 없다'는 13.6%에 그쳤다.

이러한 결과는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를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기독청년의 신앙:이미지, 경험, 기대'를 주제로 설문을 분석한 이민형 박사(성결대 파이데이아학부 조교수)는 "교회를 떠난 청년들은 신앙보다 마음의 문제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그것이 충족되지 않을 때 교회를 떠난다"면서 "교회는 이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향후 청년 사역의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마음의 위로와 평안이 중요한 청년들은 교회 활동 외에도 명상이나 요가(45.7%), 점이나 사주 타로(45.4%) 등을 통해 막막한 현실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마음의 평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점이나 사주를 보는 것에 있어 보수적인 태도를 취해 온 한국교회의 입장에서 기독청년들의 태도가 충격적일 수 있지만 한편에서는 교회가 청년들의 심리적 불안이나 현실적 고충, 마음의 고통 등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증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타종교 활동이나 체험에 참여한 응답자 중 80.1%가 이러한 활동이 신앙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위로와 이해와 응원'이 청년들의 종교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 밖에도 기독청년 3명 중 2명은 '돈이 행복의 필수조건'이라고 대답했으며 약자를 돕는 가치보다 '나를 위한 소비'가 나를 더 행복하게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66.8%가 '돈은 행복에 필수 조건'이라고 답한 반면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3.2%에 그쳤다. 뜻하지 않은 100만원이 생겼을 때 '나를 위한 소비'(쇼핑 여행 외식 등)와 '타인을 돕는 행위'와 비교한 결과 86.6%가 '그동안 못 해본 소비에 사용하고 싶다'는 응답이 '나보다 힘들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사용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 13.4%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경제적인 문제는 삶의 만족도와도 이어졌다. 기독청년 37.7%는 요즘 생활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했지만 '매우 만족'에 대한 응답률을 5.2%로 현저하게 낮았다. 삶이 불만족스럽다(26.6%)고 답한 266명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경제적으로 어려워서'(38.7%) 가 가장 많이 꼽혔다.

기독 청년들의 불안 정도를 묻는 항목에서는 '나의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불안함을 느낀다'에 대한 동의가 44.3%로 두번째로 나타났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높았고(37%<50.6%) 가구 소득이 낮을수록(62.7%) 높게 나타났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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