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 통해 나눌 수 있어 행복합니다"

"재능기부 통해 나눌 수 있어 행복합니다"

[ 신년특집 ] 인도차이나 반도에 야구 전파하는 이만수 감독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4년 01월 03일(수) 13:37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라오스 대표팀과 함께 한 이만수 감독. /사진 헐크파운데이션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라오스 대표팀과 함께 한 이만수 감독. /사진 헐크파운데이션
"인도차이나 반도 다섯 나라인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태국에서 행복하게 재능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생애 마지막까지 야구 선교를 할 것입니다. 한국기독공보 독자들도 자신의 재능을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사용하는 행복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로, 감독으로 국민적 인기를 누리다가 감독 은퇴 후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재능기부로 야구를 보급하고 가르치고 있는 '헐크' 이만수 감독은 지금 '나눔의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만수 감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라오스 야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본선에 출전했다.

이 감독이 야구팀 스태프 총괄 책임자로 참여한 아시안 게임에서 라오스는 감격의 국제대회 첫 승을 거뒀다. 지난해 9월 27일 열린 싱가포르전에서 라오스 대표팀은 2회 초에 먼저 2점을 내준 뒤 3회 말 동점을 만들고, 6회 말 대거 5점을 뽑아 감격스러운 국제대회 첫 승을 기록했다.

이만수 감독은 2013년 처음 라오스에서 야구를 전파하던 때를 회상하며 "라오스에는 '야구'란 단어 자체가 없었고, 심지어는 야구를 하러 왔는데 선수들이 맨발로 나와 깜짝 놀랐었다"며 "그러나 선수들은 번듯한 연습장 하나 없었지만 피나는 연습을 했고, 결국은 감격의 첫 승을 만들어냈다"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의 노력을 치하했다.

그러나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야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야구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40도가 넘는 날씨에 슬리퍼를 신고 운동장에 나온 이들도 있고, 야구와 축구를 착각해서 야구공을 발로 차다가 발가락이 부러질 뻔한 이도 있었다. 훈련 시간을 알려줘도 본인들이 원할 때 나와 훈련을 하는 이들을 보면서 라오스에 야구를 보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이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과 같이 하루하루 야구를 하면서 닫혔던 나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 것을 느꼈다"며 "불가능해 보이고, 아무도 알아주는 이가 없어도 나는 해맑은 아이들의 눈을 보며 내 힘든 마음이 오히려 이들로 인해 조금씩 씻겨 나가는 것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때로는 힘들고, 때로는 아픈 추억들로 하나하나 모여 지난 10년 동안 기적을 만들어 냈다. 이제 라오스도 자국민들의 힘으로 충분히 해나갈 수 있고, 또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실력은 물론 계속 찬란하게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이 생겨 홀가분하다"며 "이제는 아주 기분 좋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함께 했었던 라오스 야구에 선명한 마침표를 찍고, 베트남 야구와 캄보디아, 미얀마에 신경을 쓰며 더욱 힘차게 달려보려 한다. 대한민국의 국민들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새해 각오를 피력했다.


표현모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