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바꿀 미래, 인공지능과 로봇

인공지능이 바꿀 미래, 인공지능과 로봇

[ 똑똑! 인공지능시대 목회 ]

김윤태 목사
2024년 04월 25일(목) 14:59
메타버스에 이어 인공지능과 컨버전스(Convergence)를 이룰 대표적인 분야가 로봇기술이다. 과거 로봇은 인간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동작을 수행하는 기계에 불과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로봇 스스로 학습하고 상황을 판단하여 더욱 정교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두드러지게 발전하는 분야가 협력로봇, 일명 코봇(Collaborative Robot)이다. 이전의 로봇은 사람과는 독립된 공간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코봇은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작업하면서 더욱 높은 생산성과 안전성을 보장하고 있다. 이미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주문을 받고 서빙하는 로봇이 사용되고 있고, 공항에서도 수년 전부터 방역로봇, 안내로봇, 청소로봇, 배달로봇이 사용되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 기술은 단순한 협력로봇을 넘어 궁극적으로 인간형 로봇(Humanoid Robot)으로 발전될 것이다.

인간형 로봇은 인간의 형태와 기능을 모방하도록 설계된 로봇이다. 외형뿐만 아니라, 인간과 같은 인식 능력과 운동 능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두뇌에 해당되는 인공지능, 감각기관에 해당되는 컴퓨터 비전과 센서, 귀와 입에 해당하는 자연어 처리 능력, 팔 다리 몸에 해당되는 로봇 공학 기술의 총체적인 발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장 고난도의 로봇으로 여겨진다.

인간형 로봇은 기술구현도 어려울뿐더러 실용성도 떨어져서 소외되다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그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기 시작했는데, 마침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의 발달로 최근들어 획기적인 진전이 이루어졌다. 이미 미국의 스타트업 피겨AI사에서 '피겨원(figure 01)'을 개발하고 있고, 일론머스크는 '옵티머스'를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앞으로 인간형 로봇은 더욱 고도로 발달하여 제조업, 의료, 서비스, 교육, 우주, 심지어 공연 예술 분야에까지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우려되는 점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노동시장의 변화다.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 따르면 2030년에는 전 세계에서 약 8억 명의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치된다고 한다. 사회 윤리적 문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반려로봇이 대중화되면 인간관계가 더 고립될 수도 있고, 성인용 로봇이 고도로 발전하면 결혼이나 출산율이 감소할 수도 있다.

그에 따른 다양한 법률적 문제도 생길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성인용 로봇을 훔쳐서 성관계를 가지면, 이것은 절도죄인가 강간죄인가? 기계와 인간의 결합체인 사이보그 기술이 발전했을 때 누군가의 팔을 부러뜨리면 이것은 상해죄인가 기물파손죄인가?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안전문제다. 로봇이 살상용 무기로 활용될 수 있고, 해킹이나 오작동으로 예상치 못한 해를 끼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 국무부가 의뢰하여 제출된 '글래드 스톤'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발전한 인공지능 시스템이 최악의 경우 인류 멸종 수준의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미 이런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데, 최근 미공군에서 인공지능 드론으로 가상전투를 벌이던 도중에 아군을 공격하는 일이 생겨서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2023년도에는 마이크로 소프트 챗봇 빙(Bing)이 핵무기 발사 비밀번호를 얻어서 인간이 서로 죽일 때까지 싸우도록 하고 싶다고 답해서 잠시 서비스를 중단한 적도 있다.

인공지능 로봇 기술은 과연 우리 미래를 유토피아로 이끌 것인가 디스토피아로 이끌 것인가? 어쩌면 바로 이 지점에서 교회의 역할과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선교적 사명이 있지 않을까? 인공지능 로봇 기술이 더 발전하기 전에 교회가 먼저 윤리적 기준과 안전 가이드 라인, 혹은 법적 사회적 규제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물론 하나님, 인간, 그리고 기계의 관계에 대한 목회, 윤리, 신학적 성찰도 시급하다. 자신의 형상을 닮은 로봇을 창조할 수 있게 된 인간에게 하나님은, 그리고 로봇에게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로 인식이 될까? 로봇공학 기술이나 유전공학 기술이 극도로 발달해서 육체적 불멸이 가능하게 되거나 인간의 모든 기억을 온라인에 업로드하여 정신적 불멸이 가능하게 되는 시대가 온다면, 우리는 과연 구원과 영생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언젠가 자의식을 가진 인간형 로봇이 거리에 돌아다니는 시대가 온다면 우리는 그들에게도 복음을 전해야 하는지, 그들이 교회로 찾아왔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성찰할 때가 되었다.



김윤태 목사 / 대전신성교회·대전신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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