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기독교 부족 '인종청소' 우려

인도 기독교 부족 '인종청소' 우려

기독교인 98% 쿠키족, 메이테이족에 의해 방화 등 고난 겪어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4년 04월 29일(월) 10:16
메이테이족의 방화로 불타버린 인도 마니푸르의 한 교회에서 기도하고 있는 목회자.
마니푸르 한 교회의 예전 모습과 공격 당해 폐허가 된 현재 모습.
"인도 마니푸르 지역 내 부족 대부분이 기독교인인 쿠키족들이 인종청소를 당하고 있습니다. 중화기로 무장한 메이테이족이 시도 때도 없이 우리 부족을 습격해 보이는 사람들을 잔혹하게 살해합니다. 이 비극이 중단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관심을 갖고 기도해주세요."

오랜 기간 선교활동을 통해 인연을 맺은 한국의 A 은퇴목사를 통해 기자와 연락이 닿은 쿠키족 엘리사벳(가명)은 인도 마니푸르의 현상황에 대해 "기독교인인 부족들이 극심한 공포 속에서 하루도 안심하고 살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메이테이족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쿠키족 사람들을 매장하는 모습.
마니푸르 지역은 인도 북동쪽 끝에 위치해 미얀마와 인접해 있으며 인구 360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마니푸르의 주민들은 평야 지역에 거주했던 메이테이족이 전체 인구의 약 66%, 언덕 지역에 살고 있는 쿠키족이 30%, 나머지 4%는 타 지역에서 온 이민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메이테이족은 대부분 힌두교도이며, 쿠키족 대부분은 1910년 영국 선교사로부터 복음을 받아들여 대부분 기독교인이다.

부족간 내전은 지난해 5월에 시작됐는데 메이테이족은 쿠키족이 소수 부족임에도 넓은 땅을 차지하는 등 혜택을 누린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땅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해왔기 때문. 메이테이족은 쿠키족 마을에 불을 지르고, 생명을 빼앗으며 약탈을 일삼았다.

엘리사벳은 "인도 중앙정부는 메이테이족의 약탈과 살인, 방화를 묵인하며 쿠키족을 보호하지 않고 있다"며 "메이테이족의 무기는 중앙정부 군인이나 경찰들로부터 약탈한 무기인데 친 힌두교 성향의 중앙정부는 메이테이족이 자신들의 무기를 훔쳐도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묵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사벳은 기자에게 여러 개의 동영상과 사진을 공유했다. 그 동영상에는 메이테이족이 칼로 시체를 훼손하거나 길거리에 죽거나 죽어가는 쿠키족 사람들이 쓰러져 있는 참혹한 모습,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며 공격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엘리사벳은 "98%가 기독교인인 쿠키족을 모두 죽이거나 지금 살고 있는 땅에서 사라질 때까지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쿠키족 180명 정도가 살해 당했고, 350여 개 교회, 7000 가구가 불탔으며, 4만 6000여 명이 터전을 잃었다. 메이테이족의 공습이 시작되면 마을 전체에 종이 울리며 우리는 한 곳에 모여 두려움에 떨며 울면서 기도하고, 자치 방범대원들이 이들을 물리치기를 바라는 것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엘리사벳은 "하루 속히 유엔 및 국제사회에 인도 마니푸르의 인종청소, 기독교 박해 사실을 알려 살해와 방화, 약탈을 금지시켜야 한다"며 "한국교회도 마니푸르의 쿠키족들을 위해 기도해주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관심을 호소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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