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면 충분합니다"

"사랑...이면 충분합니다"

[ 문화 ] 연극 유츄프라카치아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3년 01월 24일(목) 11:25
연극 유츄프라카치아, 7차 앵콜 공연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이 뭔줄 알아? 한 생명이 하늘로부터 이 땅에 태어난다는 거야."

2003년 초연 이후 꾸준한 사랑으로 지난달 15일 대학로 열린극장에서 7차 앵콜 공연에 돌입한 연극 유츄프라카치아 중 주인공 빅 애니의 대사다. 유츄프라카치아는 "사랑을 주세요"란 꽃말의 식물. 결벽증이 강해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말라 죽어버린다는 이 꽃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 '나 좀 내버려두라'고 거부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내일도, 모레도 관심과 애정을 갖고 만져준다면 죽지 않는다는 것.

연극 유츄프라카치아는 요한복음 4장을 비전으로 세워진 극단 우물가(대표:신경혜)의 대표작이다. '우물가'라는 이름에는 '우물가에서 예수님을 만났던 수가성 여인처럼 현대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도록 전하는' 극단의 비전이 내포돼있다. 그래서 극단 우물가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유츄프라카치아처럼 코믹하면서도 따뜻한 감동과 변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내면의 상처와 치유…',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의 연극 유츄프라카치아 역시 정신병동 환자 3인방으로 인해 활기차게 그려진다.

이 연극에는 빅 애니와 리틀 애니, 두 명의 애니가 등장한다. 한 애니는 유츄프라카치아처럼 사랑의 손길을 거부하고 또 다른 애니는 끊임없이 사랑을 주고 또 주는 역할이다. 극단 대표이자 연출이며 30년 이상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10년째 빅 애니 역할로 1인 3역을 맡고 있는 신경혜대표는 "해바라기 밭에서 리틀 애니를 안아주는 빅 애니를 보며 예수님의 사랑을 느꼈다는 인터넷 댓글을 본 적이 있다. 실제로도 빅 애니는 예수님을 상징하고 있다"며, "끝없이, 아무 조건없이 사랑을 주는 빅 애니를 통해 이 시대 상처받은 이들에게 작은 위로라도 줄 수 있는 연극이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리틀 애니 역의 이나영 씨는 "배역을 통해 내 안의 리틀 애니를 발견하게 됐다. 사랑이 한 사람의 생명을 바꾸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연극"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15일에 시작된 공연은 오는 5월까지 같은 장소에서 계속된다. 연극의 엔돌핀이 되어주는 과대망상증 환자 루시 역의 박경식 씨는 "연기를 위해 과대망상을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멀리서 찾으려니 쉽지 않았다. 어느날 원효대교를 건너면서 추락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나도 이런 면이 있구나 싶어 극대화시킨 것이 지금의 루시"라고 캐릭터 탄생의 비화를 소개했다. 어쩌면 사랑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평범한 사람들도 마음의 병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연극 유츄프라카치아는 헬렌 켈러의 가정 교사였던 앤 설리반의 숨겨진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무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감동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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