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와 개의 대화, 궁금하다면?

베드로와 개의 대화, 궁금하다면?

[ 문화 ] 본보 제15회 기독신춘문예 희곡 가작, '게바' 뮤지컬로 공연 중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4년 03월 28일(금) 15:30
   
▲ 극단 예배자가 오는 4월 26일까지 압구정 바라아트홀에서 '뮤지컬 게바'를 공연한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베드로는 3번 주님을 부인했다. 여기서 끝난다면 그의 인생은 불행하게 기억될 수밖에 없지만 이야기는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내 양을 먹이라"며 찾아오신 주님을 만난 베드로의 고백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베드로의 깊은 내면 심리를 엿볼 수 있는 '뮤지컬 게바'가 지난 3월 19일부터 압구정에 위치한 소극장 바라아트홀에서 공연 중이다. 본보 제15회 기독신춘문예 희곡 부문 가작 당선작 '게바'를 각색한 것으로 극단 예배자(대표:김동철)의 부활절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오르게 됐다.

화려한 요소는 찾아볼 수 없지만 투박하게, 심장을 관통하는 감동의 메시지가 있는 작품. 예수님의 수제자에서 한순간 주님을 부인하는 배신자로 전락한 베드로의 속내가 궁금하다면 한번쯤 볼만하다. 오는 4월 26일까지 수목 8시, 금 4, 8시, 토 3, 7시 주5회 공연 예정이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베드로의 이 절규는 예수님의 제자임을 부인하던 순간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3차례 닭 울음 소리가 들려올 때 베드로는 좌절하며 혼잣말을 되뇌인다. "예수님을 부인하려던 것이 아니었어, 난 그냥 죽음이 두려웠던거야…."

극단 대표이자 베드로 역을 맡아 열연 중인 김동철 대표는 "베드로의 고뇌는 곧 우리의 고뇌다. 이 작품은 멋진 베드로 보다는 약하고 부족한 인간 게바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세번 주님을 부인하고 다시 돌아와 순교하는 과정 속에서 겪었을 인간적인 갈등을 나누고 싶었다. 세번이나 주님을 부인한 베드로는 곧 나 자신"이라고 소개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극단 예배자는 '공연을 예배로 올려 드리는 것', '삶과 예배가 일치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는 문화선교단체다.

뮤지컬 게바가 특별한 이유는 독특하게도 등장인물 중 '개'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작 보다 '개'의 비중이 줄어든 것은 아쉽지만 '개'를 맡은 배우의 열연은 자칫 무겁게 흐를 수도 있는 공연의 신선한 활력소가 되어준다. 대부분 대사가 '짖는' 것임에도 고도의 내면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의 연기를 기대해도 좋다.

무엇보다 뮤지컬 게바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힘은 곡의 중간중간 흐르는 노래에 있다. 전 곡이 서경찬 목사(맑은샘교회)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졌으며 MR 대신 라이브 연주로 공연된다. 베드로와 대비되는 인물로 원작에는 없었던 마리아를 등장시킨 것은 또다른 관전 포인트.

원작자인 진용석 집사(수원섬기는교회)에게도 '게바'는 특별한 작품이다. 한때 심각한 안티 기독교인이었던 진 집사는 "과거의 저를 아는 사람들은 제가 크리스찬이 됐다는 것에 놀란다. 하나님 믿는 사람들을 미워했던 사람으로서 하나님께 쓰임받는다는 것이 감사하면서도 부끄러운 심정"이라고 소감을 밝히는 한편 "앞으로 1교회 1극단 운동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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