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성범죄 노출의 '안전지대' 아니다

교회, 성범죄 노출의 '안전지대' 아니다

[ 교단 ] 성폭력 사례, 위계 관계 이용한 힘을 가진 자들의 폭력이 대부분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8년 03월 05일(월) 19:25

담임 목사의 성윤리 의식, 성범죄 예방에 대한 관심 중요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성폭력 피해 폭로(미투운동, #MeToo)에 종교계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예측이 결국엔 수면위로 부상했다. 최근 예장 총회 소속 부산지역 목회자의 성추행 사건을 비롯해 가톨릭 사제의 성추행 사건 등이 언론에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일부 몰지각한 종교인의 범죄로만 생각하면 안되고, 교회 구성원 모두가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자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성범죄 관련 범죄자 중 기독교인 수 <통계청, 검찰청 범죄분석 통계>

종교인이나 종교인구의 성범죄가 적지 않음은 검ㆍ경찰청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검찰청 범죄분석 통계에 의하면 2016년 성폭력 범죄발생 건수는 3만건에 육박하는 2만 9289건이다. 이중 3분의 1 가량이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그중 기독교 성폭력 범죄자 수가 다른 종교에 비해 월등히 많은 4131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교별 소계 중 절반이 넘는 수치고 천주교의 약 4배, 불교의 1.7배다. 특히 기독교인 성폭력 범죄건(2013년 이전은 강간)은 2007년 926건에서 10년만에 450% 로 증가했다.

전문 직군별 성폭력 범죄 검거인원 중 종교인의 합계가 가장 높다는 통계도 있다.
2010년부터 2016년(11월 현재)까지 '전문 직군별 성폭력 범죄 검거 인원수'에 대한 경찰청 범죄 통계에 의하면 7년간 합계치가 종교인이 680명으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의사, 예술인, 교수 순이다. 종교지도자는 최고의 윤리성과 도덕성을 갖췄을 거라는 기대를 깨는 결과다.

성폭력 범죄의 직군별 통계에서 종교인의 합계가 가장 높은 것과 종교를 가진 성폭력 범죄자 중 기독교인 비율이 1위라는 두 통계의 상관관계로 추정해볼 때 교회가 성범죄 노출의 '무풍지대'가 아님이 분명하다. 특히 교회 안에서 발생하는 성추행ㆍ성폭력 관련 사건은 '은혜롭지 못하다'는 이유로 은폐되거나 무시되기 쉽기에 더욱 세심한 관심과 관찰이 필요하다.

폭로되고 있는 성폭력 피해 사례들은 위계관계 내지 위력관계를 이용해 힘을 가진 사람이 저항이 어려운 아랫사람을 상대로 폭력을 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교회 안 수직적 위계 구조와 위력의 가장 최상층에 있는 담임목사의 성윤리 의식과 성범죄 예방에 대한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투 운동의 확산으로 국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성폭력 문제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진 상태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어서 누구든 잠재적 가해자,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말과 행동이 성희롱이나 성추행이 될 수 있는지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목회자나 전도사, 교사 등 교회내 리더의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성희롱ㆍ성폭력예방전문가들은 "성희롱ㆍ성폭력 예방 지침이나 관련 법률을 살펴보면 행위자의 주관적인 동기가 아닌 피해자의 관점을 기초로 하여 문제된 행위를 원했던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며, "친밀감의 표시로 어떤 언어사용이나 행동을 하였더라도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면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말한다.

특히 언어적 측면에서 신체를 지목하거나 성적인 관련 내용은 아예 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통통한 교인에게 '다이어트 좀 해야겠어'라든가, 오랜만에 온 교회학교 학생에게 반갑다며 볼을 꼬집거나 어깨를 감싸안는 행동 등은 자칫 성적 수치심과 불쾌감을 줄 수 있어 삼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월 27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20~50대 성인남녀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9명은 '미투'운동과 '위드유(With You, 피해사실을 알린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지지)'운동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젠 사회가 변하고 있다. 이참에 사회의 도덕률을 한 단계 높이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성범죄에 대한 법적 규제가 시행된지 20년이 지났지만 교회안의 인식의 부재는 여전하다. 교회안에서의 의도적인 성범죄 방지는 물론이고 의도와 상관없이 무지해서 일어날 수 있는 성희롱ㆍ성추행의 예방과 교육에 더욱 관심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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