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청지기의 사명

나눔, 청지기의 사명

[ 현장칼럼 ]

서경석 부회장
2018년 10월 08일(월) 10:01
올해 15살인 민희는 부모님, 7명의 형제자매와 함께 살고 있다. 실주거공간이 9평인 작은 빌라에 9명의 식구가 아버지가 벌어오는 월 200여 만으로 어렵게 살고 있다. 7남매를 양육해야 하는 어머니는 일을 할 엄두조차 낼 수 없다. 큰언니와 6살 막내를 제외하고 고등학생 2명, 중학생 2명, 초등학생 1명이 3평짜리 방에서 함께 생활하고 공부한다. 하지만 이 공간 마저도 일곱 남매의 옷가지와 물건들로 가득 차 있어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은 없다.

국내결연아동 가정의 대부분은 주거환경이 좋지 않아 아동들의 학습 환경은 열악하다. 이런 아동들을 위해 기아대책은 '기대꿈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누울 수 있는 곳이 잠을 자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분리된 공간을 사용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학습 공간'을 마련해주는 사업이다. 이번 여름, 공부방이 생긴 민희는 행복함을 감출 수 없다.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던, 낡고 좁은 우리집이 아니라 새집으로 이사를 온 것 같아요! 얼른 공부하고 싶어요!" 가난한 삶 이상을 생각하기 어려웠던 민희는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현재 민희는 기아대책을 통해 결연 후원금을 지원받는다. 더불어 집 인근의 지역아동센터 행복한홈스쿨을 통해 방과후 부족한 분량의 학습을 채워 나가고 있다. 민희는 이 곳에서 기업이 후원하는 음악프로그램을 통해 첼로도 배우고 있다. 아동 성장과 발달의 기본적인 필요를 채우고 전인적 성장을 돕는 것, 그것이 기아대책이 하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개발위주의 정책과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복지사각지대가 확대되어 왔다. 실직자가 늘어나고 청년들은 졸업 후 장기간 취업을 하지 못해 사회 진출은 커녕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양육의 부담으로 출산율이 세계 최저를 기록하고, 고령화 속도마저 OECD국가 중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가 활력을 잃어가고 늘어나는 복지수요를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범죄, 자살 등이 늘어나고 가정 해체와 공동체 파괴 등의 현상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보이지만 여러가지 한계에 부딪히는 것이 현실이다.

점점 확대되는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이 더욱 절실한 때이다.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이 떡과 복음의 사명으로 국내의 복지사업에 힘을 쏟는 이유가 이것이다. 3500명의 아동결연과 44곳의 행복한홈스쿨을 운영하여 위기 아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30여 곳의 복지시설 운영을 통하여 노인복지, 장애인복지, 노숙인, 다문화가정지원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사회복지사들이 복지증진을 위한 활동과 정부와 사회를 향해 이들을 대변하는 옹호활동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함께하는 수만명의 후원자가 있으며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힘이 되고 있다.

경제적인 양극화가 극심한 우리사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나눔'이다. 우리 모두가 선한 청지기의 역할을 잘 감당한다면 우리 사회는 거뜬히 위기들을 이겨 나갈 것이다. 부자의 큰 나눔이 간절하지만, 많은 사람의 작은 나눔이 더 크고 소중하다. 이웃의 행복이 모이면 우리사회가 행복한 것이고, 곧 나의 행복이 되는 것이다. 이 일에 NGO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외원단체의 지원과 국민들의 나눔운동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였던 역사가 우리에게 있다. 지금이 바로 그 힘을 다시 모아야 할 때이다.



기아대책 서경석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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