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시아 신앙유산으로 세계교회 변혁 이끌 것"

"한국·아시아 신앙유산으로 세계교회 변혁 이끌 것"

예장 총회 'WCC 차기총무 후보'로 지명된 금주섭 목사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9년 03월 18일(월) 07:33
금주섭 목사는 지난 2018년 탄자니아 아루샤에서 열린 WCC 세계선교대회를 총괄하기도 했다.
"1989년 세계개혁교회연맹 총회 통역자원봉사자로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을 접한 이래 올해까지 거의 30년동안 에큐메니칼 운동을 공부하고 사역 해왔습니다. 지난 30년동안 세계교회의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교단과 한국교회에 감사드립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 교단과 한국교회, 아시아교회가 세계교회를 섬기는 자리에 가라고 저를 불러주셨습니다. 부족한 사람이지만 하나님 영광을 위해 모든 힘을 다해 헌신하겠습니다."

지난 13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임원회로부터 세계교회협의회(WCC) 차기 총무후보로 추천을 받은 금주섭 목사(장신대 특임교수)는 "세계교회의 중심이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이동하는 시기에 그 중간자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순간"이라며 "비록 한국교회가 부족함이 있기는 하지만 주님이 쓰시겠다는 부름에 적극적으로 응답한다면 주님이 이루시는 카이로스적 역사의 일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금 목사는 2003~2007년 세계선교협의회(CWM) 선교국 총무를 지냈으며, 2007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WCC 세계선교와 전도위원회 국장(CWME)을 역임한 자타공인 세계교회의 중심에서 중요한 실무를 담당해 온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에큐메니스트다.
지난해 WCC 창립 70주년 기념행사 중 북한 교회 인사 및 한국교회 인사들과 함께 찬양을 하는 금주섭 목사.
금 목사는 "현재의 WCC가 너무 정치화되고 기구화 된 측면이 있어, 서로 교제 가운데 하나가 되어 선교하고,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하기보다 자기 국가와 교회의 이해를 관철시키는 모습을 실무를 하는 동안 많이 목격하기도 했다"면서 "WCC가 나와 내가 속한 나라나 교회를 넘어 살아있는 교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자신의 비전을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이번 차기 총무에 도전하면서 기구화 된 측면이 있는 WCC에 역동성을 불어넣기 위해서 '변혁적 제자도'와 '복음전도'를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많은 에큐메니칼 운동가들이 WCC의 역사에 있어 최고의 전성기는 필립 포터와 에밀리오 카스트로 총무가 이끌던 1970~80년대로, 이 두 명의 전 총무는 모두 금 목사와 같이 세계선교와 전도위원회 국장을 역임한 이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는 또한, 최근 총무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구조를 협의적 리더십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교권의 집중과 독점을 막기 위해 개혁한 교회가 세계교회 일치의 지도자를 교황 같은 리더십으로 만들어온 점은 WCC의 에큐메니칼운동에 있어 질적 저하를 만들어낸 측면도 있다"며 "총무 한사람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구조를 바꾸어 협의에 의한 리더십을 구성해 각 회원교단 및 현장에 있는 지도력들을 존중하고 활용해서 실제 분쟁과 갈등, 전쟁을 겪는 현장에서 화해와 일치, 평화를 이루는 화해자의 역할을 감당해 내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금 목사는 "에큐메니칼 신학이 그동안 너무 교리적 관점에 집중되어 온 점에 대해서도 반성이 필요하다"며 "영성을 계발하며, '종교간 대화'로 축소된 대화 프로그램에 '미래와의 대화'를 신설해 4차 산업혁명, AI시대를 앞두고 있는 기독교가 하나님의 형상을 담은 새로운 가치를 세상에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여성 및 청년 운동 전폭 지원 △인종차별에 대항하기 위한 '정의와 일치의 공동체' 프로그램 △차세대 지도자 교육을 위한 '사이버 보세이' 및 '지역별 보세이' 개원 △활발한 모금을 통한 에큐메니칼센터 재건축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금 목사는 "WCC가 여러 변화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치열하고 정치적으로 분열되는 방식의 선거가 펼쳐진다면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에도 해가 될 것이다. 인위적이고 정치적인 협상이 난무하는 선거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원칙을 확고히 하면서, "교단 총회의 선거준비위원회와 NCCK, 에큐메니칼 시니어들과 긴밀히 상의하며, 조용하고 겸손하게 나와 한국교회가 준비한 것을 세계교회 앞에 올려드리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금 목사는 "세계평화의 중심이 되는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통일을 고대하는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이 때 한국인 WCC 총무가 배출되면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더욱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WCC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 출신 총무가 선임되어 이 시대 세계평화와 선교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함께 기도해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금 목사는 장신대에서 공부한 후 에딘버러대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CWM 선교기획국장, WCC CWME 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장신대 특임교수, 한국에큐메니칼연구원 원장, 스텔렌보쉬대 연구교수,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겸임교수 등을 맡고 있다.

차기 총무 인선과 관련, WCC는 오는 5월 1일까지 서류를 접수한 후 오는 7월 9~11일 인선위원회에서 후보 리스트 선정, 10월 29~31일 인터뷰 후 최종 후보 결정의 과정을 거쳐 내년 3월 중앙위원회에서 최종 선거를 진행할 예정이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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