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기존 교회 무너뜨리고 새로운 작업중

하나님, 기존 교회 무너뜨리고 새로운 작업중

토마스 롱 교수, "교회가 번영에만 관심 가지면 눈 가려져 낮은 자들에게 문 닫게 돼…"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9년 05월 27일(월) 08:06
지난 5월 20~21일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가 주최한 '하나님 나라 목회박람회'에서 주강사로 강의한 토마스 롱 교수는 '하나님 나라와 설교'를 주제로 이틀간 강의해 참석자들에게 예수님이 비유로 말씀하신 하나님 나라에 대한 접근방법을 소개했다. '예수님의 비유적 상상력 설교'를 주제로 강의한 그는 "예수님의 비유의 세계로 들어갈 때 비로소 우리도 예수님이 상상했던 세상, 예수님이 보았던 삶, 예수님이 경험한 하나님 나라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님 나라에 대해 설교하기 위해 목회자들이 예화를 많이 활용하는 현상에 대해 토마스 롱 교수는 우려를 표하며, 예수님의 비유와 목회자가 사용하는 예화의 차이를 설명했다. 그는 "예수님 비유의 지향점은 하나님 나라였다"며 "목회자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는 예화 자체가 갖고 있는 즐거움에 빠지거나, 자신의 일상 이야기를 예화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목회자가 사용하는 예화가 예수님의 비유, 하나님 나라를 가르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크리스찬들에게 현실에서 하나님 나라를 살아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하나님 나라를 살아내기 위해선 먼저 "전체를 통해 하나님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볼 것"을 제안하며 "하나님 나라는 아이디어나 사상에 있는 것이 아닌,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는 것에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우리의 삶에 하나님 나라가 어떻게 침투해 오는지 바라보라"며 "하나님의 나라는 여기 저기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난한 자, 약한 자, 소외된 자, 작은 자들이 들어 올려질 때 이 현상을 기뻐하고 환호할 수 있는 공간에서 하나님 나라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번영'에만 관심을 갖게 되면 눈이 가려져 낮은 자들에게 문을 닫게 되고, 하나님 나라가 올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게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교회가 성장을 멈추고, 위기를 맞은 것에 대해 토마스 롱 교수는 미국도 마찬가지임을 언급하며 "하나님께서 기존 교회가 갖고 있는 것들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것을 세우시려는 시기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대체로 교회가 빠르게 문을 닫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젊은층은 줄어들어 교인의 연령대가 급속히 노인화되고 있으며, 교회 규모와 재정이 점점 축소되어 가고 있다"고 현지 상황의 심각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절망적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현재 미국교회의 현상에 대해 "죽어가기보다 변화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미국 곳곳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젊은 목회자들이 새로운 방식의 교회를 세워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토마스 롱 교수는 새로운 교회의 등장에 대해 "기존의 예배당이 아닌 아파트 주거공간에서 교회 성경공부 모임을 갖는다든지, 술집과 같은 바(bar)에서 예배를 드리는 획기적인 교회들을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몇몇 혁신적인 목회자들을 언급 중 나디아 볼즈 웨버 목사를 꼽기도 했다. 그는 "온몸에 문신을 새긴 여성 목회자인 그는 미국의 젊은이들을 교회로 불러모으고 있으며, 그녀의 진실된 메시지는 젊은층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며 "50년 후 미국교회의 모습은 현재 상상할 수도 없는 모습으로 변화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쉽게 좌절하고 절망하는 크리스찬들 향해 그는 "목회자는 성도들에게 절망 안에서도 하나님은 일하고 계심을 늘 선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나님 나라는 계시로 있음을 인식해 끝없이 삶에서 하나님 나라를 찾아가야 할 것을 성도들에게 전하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목회자가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에 대해서 "하나님은 제한된 곳이 아닌 여기 저기서 역사하신다.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세상을 보라고 증거 하는 것이 설교"임을 강조했다. "하나님에 대한 생각이나 교리를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차적으로 설교자는 하나님이 이 세상에서 일하는 것을 증거하는 것, 성도로 하여금 이것을 보게 하는 것임을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 세상은 언젠가 사라지고 마는 유한한 곳이다. 성도들이 이 세상에 모든 것을 투자한다면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는 것을 보지 못할 것이다. 누가의 말을 새겨, 지나갈 것에 투자하지 말고 하나님 나라가 임하도록 힘써야 한다"는 그의 외침이 위기를 맞은 한국교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토마르 그리어 롱 교수는 미국 얼스킨대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프린스턴신학대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현재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시 맥엘로이 장로교회를 시무하고 있으며, 콜롬비아신학교 설교 및 예배학 교수이자 에모리대 캔들리신학원 밴디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1996년에는 베일러대가 선정한 '세계 영어권 최고설교자 12인'에 들기도 했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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