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동력은 성경, 감동의 원천도 성경

창작의 동력은 성경, 감동의 원천도 성경

영국 왕립음악원 2019 ARAM 선정, 서울대 작곡과 이신우 교수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9년 07월 15일(월) 07:10
"제 창작의 동력은 성경입니다. 성경만큼 큰 감동을 주는 이야기는 아직 없었어요."

작곡가 이신우 교수(서울대학교)는 '인간의 정신과 영혼, 죄와 구원이라는 인문학적이며 종교적인 주제'를 바탕으로 자신의 분명한 철학과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자유롭게, 그러나 진지한 음악 세계를 보여준다.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다수의 작품과 화려한 수상 경력, 그리고 최초의 여성이자 최연소 서울대 작곡과 작곡전공 교수 임용 등 탄탄한 필모그라피를 쌓아온 이 교수는 "스스로 감동할 수 있는 음악"을 쓰고 그 감동의 원천이 '성경'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의 주요 작품인 △대편성관현악을 위한 '시편 20편' △바이올린합주곡 '보이지 않는 손' △현악합주를 위한 '열린 문' △소프라노와 오르간·오케스트라를 위한 '투사 삼손' 등 (물론 그렇지 않은 곡들도 있다)만 보더라도 성서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11일 광화문에서 만난 이 교수는 "영국 유학시절 '가우데아무스 국제 작곡 콩쿠르' 등 큰 대회에서 입선했지만 마음은 공허했다"면서 "스탠퍼드대 역사학과 박사과정 중인 한 분이 주도한 성경공부에 참여하면서 뜨겁게 하나님을 만났다"고 고백했다. 당시에 쓴 작품이 대편성관현악을 위한 '시편 20편'이다. 시편과 고대 히브리 음악에 대한 방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2년만에 완성한 이 곡은 레너드번스타인예루살렘국제작곡콩쿨에 입선하고, 예루살렘 심포니오케스트라와 BBC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연이어 초연되면서 이 교수가 본격적으로 영국과 유럽에 이름을 알린 계기가 되기도 했다.

사실 유럽에서 '기독교'는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로 인정받기 때문에 어떤 편견도 없이 작품성만으로 평가받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귀국 후에도 바이올린 협주곡 '보이지 않는 손', 현악합주를 위한 '열린문', 피아노를 위한 '코랄판타지', 소프라노와 오르간·오케스트라를 위한 '투사삼손', 소프라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네 개의 탄식의 노래' 등 성서에 나타난 인간의 죄와 구원의 문제를 자신만의 음악 기법과 약식 실험을 통해 담아냈고 국내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아 다양한 독주자와 연주단체, 교향악단에서 연주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신앙이라는 '감정'에만 치우치지 않고 여러 자료들을 수집하고 연구하고 정리한 후에 정확한 정보와 논리적인 흐름으로 관객들을 충분히 설득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비난도 있었다. 교계가 아닌 공공장소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이라든지'메시아의 회복의 메시지' 같은 성경 텍스트를 직접 드러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스스로 "그것이 종교이든 무엇이든 세상에 작품을 내어 놓을 때마다 두려움이 있었다"는 이 교수는 "세상에서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을 전해야 한다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책임감도 있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작곡가의 작품을 특정한 장르로 한정 짓거나 규격화시켜서는 절대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그는 "이제 관록이 쌓이면서 종교적인 작품이든 그렇지 않은 작품이든 자유함이 있다"면서 가야금과 바이올린, 현악협주를 위한 '풍경Ⅱ'를 이야기 했다. "이 작품의 큰 타이틀에는 종교성이 없다"는 이 교수는 "렘브란트의 그림에 그리스도의 형상이 없다고 해서 그의 그림에 그리스도가 없는 것은 아닌 것처럼 이 작품도 마찬가지"라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이제 방학을 했고 작곡만 하면 된다"며 유쾌하게 향후 일정을 전하는 그는 세종시문화재단 위촉으로 세종대왕의 정신과 업적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한 '여민락교향시' 작곡을 준비 중에 있다. 특히 이 곡은 오는 11월 미국 뉴욕카네기홀 공연이 확정되면서 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영국 왕립음악원 2019 ARAM(Associate of the Royal Academy of Music)에 선정돼 또 한번 주목받은 그는 "다양하게 지경을 넓혀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는 말로 소감을 밝혔다.

한편 "여전히 작품을 쓸 때가 가장 즐겁다"는 이 교수는 이번 작품을 마무리하면 "'투사삼손'과 '네 개의 탄식의 노래' '시편 칸타타'까지 세곡을 교향곡으로 만들 계획"을 전했다.

이신우 교수는 영국왕립음악원과 런던대학교 서섹스대학교에서 석박사를 취득하고 음악대학 현대음악시리즈 'STUDIO 2021'의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최은숙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