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빈곤율, OECD 국 중 가장 높아...교회관심 요청

노인빈곤율, OECD 국 중 가장 높아...교회관심 요청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9년 07월 15일(월) 08:22
우리 나라 빈곤 노인층에 대한 공적지원이 미미한 것으로 밝혀져 '빈곤 노년층'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목회적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원장:조흥식)이 지난 2일 노인빈곤율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우리 나라 노인 빈곤율이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데 비해 공적 지출은 2017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 대비 2.8%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노년생활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연금 수급 비율도 전체 노인 가구의 41.3%에 불과할 뿐 아니라 노인의 70.7%가 기초연금을 수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노년 빈곤 현상은 삶의 질마저 떨어뜨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가운데 노인복지 전문가들은 빈곤 노년층에 대한 정부와 한국교회의 관심이 시급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성구노인복지관장인 류재룡 목사는 "복지관을 찾는 노인들 중에 많은 수가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지급되는 노인기초연금은 기본 생활을 유지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빈곤 노년층의 현실을 소개했다. 또한 류 목사는 "노인이 된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노노부양' 현상이나 노인부부가 서로를 부양하는 비율이 점점 늘어나면서 결국 노년의 삶의 질마저 낮다"고 진단했다.

장애가 있는 빈곤 노인들의 경우, 삶의 질은 더욱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인학교연합회 사무총장 강순심 목사는 "그나마 복지시설이나 교회 노인학교에 올 수 있는 노년층은 행복한 경우에 해당된다"며 "노환으로 거동이 어려워 집에서만 지내거나, 노년기에 발생한 장애로 외출을 할 수 없는 노인들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노인고립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한국교회가 사회보다 더욱 급속한 고령화현상을 겪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노인복지 전문가들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만 하더라도 교인의 30%가 이미 노년층이라는 통계가 보고된 바 있다"며 초초고령사회를 맞은 한국교회가 빈곤 노인이 당면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빈곤 노인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협동조합과 공유경제 실천에 무게를 뒀다. 류재룡 목사는 노후 준비가 안된 노년층이 적은 노후자금으로도 생존이 가능하도록 교회가 협동조합, 공유경제를 실천해 빈곤 노인들의 경제적 필요를 채워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개교회 차원의 실천도 필요하지만 지역 교회들이 연합으로 실천하는 방안도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류재룡 목사는 "대전지역은 이미 지역 교회 목회자들 정기적으로 모여, 노년목회에 대해 연구하고 노년층에게 필요한 목회적 돌봄을 실천하고 있다"며 모범사례로 소개하며 "한 교회가 노인을 위한 정책을 고민하기보다, 지역 교회들와 연합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을 위한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앞으로 노인 인구 증가 추이는 급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나라는 2026년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성경공부, 사별한 가족에 대한 돌봄 서비스, 웰다잉에 대한 세미나, 노부부의 안정된 삶 등을 위한 목회적 전환이 더욱 요청된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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