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김복동, 전쟁 겪은 세계인들 함께 보길

영화 김복동, 전쟁 겪은 세계인들 함께 보길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9년 07월 28일(일) 21:36
지난 7월 24일 영화 김복동 언론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디어 몽구,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대표, 송원금 감독이제작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5년도 10년도 아니었다. 무려 27년을 싸웠다. 암이 퍼져 극심한 고통 중에도, 죽고 싶지 않은 이유는 이 싸움을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세월이 지나도 무뎌지지 않는 고통과 분노가 있다. "증거가 없다고? 내가 살아있는 증거야. 아베 총리는 일본을 대표해 진정한 사과를 해라!" 영화 '김복동'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지만 진상 규명을 위해 강인한 저항 정신을 온 세계에 보여 준 김복동 할머니의 인생을 밀착해 보여준다. 영화 김복동이 8월 8일 개봉을 앞두고 언론시사회를 열었다.

94세, 이름은 김복동. 눈도 거의 보이지 않는 고령의 할머니가 마지막까지 내디딘 힘겨운 발걸음을 숨가쁘게 쫓아가다 보면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무지, 편견, 오해, 미안함이 한꺼번에 밀려들며 어느새 뜨거운 눈물이 차오른다. "피해자라는 사실 얘기 안 하면 안돼? 꼭 알려야 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말하지 못한채 살아온 세월들. 이제는 말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친언니는 발길을 끊었다. 살아있는 역사이자 증거였던 할머니의 여정은, 한국인이라면, 전쟁을 겪은 나라의 국민이라면, 여성이라면, 꼭 봐야 할 기록이다. 약자를 향한 무자비한 폭력은 과거에도 미래에도 절대 용납되어선 안된다는 할머니의 메시지가 큰 울림을 준다.

영화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머무르는 쉼터 평화의우리집, 수요집회, 세계 각국에서 열린 증언집회, 정의기억연대와 평화나비 대학생들의 활동 모습도 생생하게 담았다. 매 순간 할머니 곁에서 영상으로 기록한 미디어몽구 김성환 씨 덕분에 관객은 김복동 할머니를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다. 할머니의 사소한 습관,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할머니의 심리상태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담아낸 송원근 감독의 구성도 돋보인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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