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다닐 수 없는 이유

학교를 다닐 수 없는 이유

[ 기자수첩 ]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9년 10월 07일(월) 14:26
식후 커피를 마시러 들른 카페를 둘러보니 좀 의아하다. 지난 해 중국이 재활용 쓰레기를 더 이상 수입하지 않게 되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쓰레기의 역습'을 받았다. 쓰레기 대란 당시 사람들은 이제라도 불편함을 감수하자며 각자 가져온 텀블러(개인컵)에 음료수를 담아 마시기 시작했고,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분리수거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늘어났다. 그러나 쓰레기 대란 1여년 후, 카페의 풍경은 다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대세가 되어 버렸다. 개인컵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재활용조차 될 수 없는 플라스틱 빨대는 잠시잠깐 사용된 후 그대로 일반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는 최근 한반도에 태풍 빈도가 잦아진 이유를 지구온난화로 꼽았다.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해 태풍의 발생과 강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 때문이다. 태풍이 발생하는 필리핀 해상의 수온은 10월 현재까지도 낮아지지 않고 있고, 이 때문에 열대 저기압이 빈번히 발생해 우리나라 주변 해수 온도가 높아졌다. 이것이 태풍이 세력을 유지하는 데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또한, 이례적인 북태평양 고기압도 가을 태풍의 원인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줄어들지 않아 태풍이 한반도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23일 열린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한 소녀가 주목받았다. 스웨덴에서 온 16살 소녀 그레타 툰베리. 10대 환경운동가인 툰베리는 기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태양광 요트로 대서양을 횡단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비행기 탑승을 거부한 것이다. 지난해 8월, 툰베리는 15세 나이에 학교를 그만두고,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한 의식을 고취시키는 일에 앞장섰다.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완전채식주의자가 되어 고기를 먹지 않고, 매주 금요일 스웨덴 국회 앞에서 환경문제를 고취시키는 1인 시위를 펼쳐왔다. 아이의 말은 곧 행동 그 자체였고, 늘 말뿐인 어른들은 아이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일상에서 자신의 환경보호 메세지를 실천하고 있는 16살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회의에서 한 연설이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깊은 성찰을 이끌어내고 있다. 아이는 "여러분은 헛된 말로 나의 꿈과 어린 시절을 빼앗았다"며 "우리 세대의 눈이 여러분을 향해 있으며, 우리를 실망시킨다면 결코 책임을 회피하게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레타는 올해 노벨 평화상을 받을 유력한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교회가 평화의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일에 진정 앞장서기 원한다면 모든 피조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온난화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몸소 실천해야 할 것이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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