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한 사회적 책임 회개… 국가 위해 한마음 기도

못다한 사회적 책임 회개… 국가 위해 한마음 기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5일 시국기도회 개최, 김태영 총회장 메시지 발표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9년 11월 05일(화) 17:10
"교회 자정 노력 부족·비움의 영성 미흡 송구 … 하나님 말씀으로 돌아가기 힘쓸 것"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 경청, 북미관계 개선·개성공단 재가동 추진 요청"


시국기도회 후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는 김태영 총회장.
시대적인 사명과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지 못한 죄를 회개하고 각성하는 교단 지도자들의 기도가 울려 퍼졌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김태영)는 지난 104회 총회서 1500명 총대 명의로 시국선언을 한 데 이어 5일 서울 영락교회에서 교단 지도자들이 모인 가운데 시국기도회를 열고,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국가와 나라를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했다.

시국기도회는 가을노회에서 새롭게 선출된 전국 68개 노회 임원을 비롯해 각 상임부·위원회 임원과 특별위원장, 교단 산하 기관장 등을 총망라해 교단의 리더 300여 명이 참여했다.

조재호 목사의 인도로 시작된 시국기도회는 부총회장 신정호 목사의 기도, 김운성 목사(영락교회)의 설교, 주제별 통성 기도, 증경총회장 손달익 목사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영적 도덕적 타락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회개하고, 국민 갈등이 치유되고 사회적 불평등을 극복하여 화해와 상생을 이루도록 마음을 모았다. 또한 사회적 경제적 약자들의 아픔을 나누고 경제적 생태적 정의를 실현하며, 민족 공동체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통일, 동북아시아 및 세계 평화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시국기도회 후 김태영 총회장은 메시지를 발표했다. 지난 총회에서 시국성명서를 발표했지만, 언론들이 이는 외면하고 명성교회 건을 부정적으로 보도한 것에 대해 김 총회장은 "유감을 표하기에 앞서 우리를 먼저 돌아보게 된다"며, "교회의 자정 노력의 부족과 자기 비움의 영성이 미흡했고 사회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고 매우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총회가 더 이상 분열해서는 안된다는 총대들의 고육지책이었음에 이해를 구할 뿐"이라며, "차후 느헤미야의 영성으로 교단을 과감하게 혁신하고 신앙의 본질이요, 신앙과 행위의 유일의 법칙인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길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시국기도회에서 김운성 목사가 '여호와의 말씀을 듣고 돌아갔더라' 제하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
또한 △한·일간 안보협정과 안보원칙 소중히 할 것 △우방국과의 협의를 통해 북·미 관계 개선 △개성공단 재가동 추진 △여야지도자들의 정례적 소통으로 함께 정책 수립 등 국가와 위정자들을 향한 목소리도 담았다.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이해 충돌과 각계각층의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며, "당리당략과 여론에 매몰되지 않고 미래지향적이며 종합적으로 국가의 갈 방향을 이끌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발표된 메시지는 6일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통해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시국기도회에서 '여호와의 말씀을 듣고 돌아갔더라' 제하의 말씀을 전한 김운성 목사는 "오늘의 현상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 자신에 있다"며, "먼저 싸워야 할 대상은 자기자신이며 이 자리에 모인 지도자들부터 교단 안이든 밖의 상대이든 다른 상대와 싸우려는 마음을 버리고, 자신과 먼저 싸우기 위해 골방을 찾아들어가 엎드리자"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다 하나님 앞에 부서지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회복은 시작될 것"이라며, "현안에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하나님의 손길을 기다리자"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1부 시국기도회에 이어 2부 총회 주제 및 주제사업 설명, 3부 교제와 오찬 순으로 진행됐다.
이수진 기자



다음은 시국기도회 후 발표한 총회장 메시지 전문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가 6:8)

그 어느 때보다 근자에 국론분열이 심화되어 매우 어수선하다. 언론과 방송 매체마다 지향점이 다르므로 무엇이 참인지 거짓인지 분간도 어려운 지경이다. 그리고 '애국충정'이라 하지만 그 국론 양분 중심에 기독교계가 있고, 주말 행사를 주도하기에 교회가 들어설 공간도 매우 좁아졌다. 이럴 때일수록 교회의 역할, 강단의 역할, 목회자의 예언자적 사명이 중요한데 안타깝게 희석되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총회 창립 초기부터 고난 받는 민족의 동반자가 되어 왔다. 지난 104회 총회(2019. 9. 23-26)에서는 총대 전원이 기립하여 만장일치로 <시국성명서>를 채택하였으며 진지하게 시국기도회를 갖게 되었다.

1,500명의 교계 지도자들이 4일간 회의 후 <시국성명서>를 발표했지만 일반 언론들은 이것을 외면하고 도리어 명성교회 건을 부정적으로 보도 하였다. 유감을 표하기에 앞서서 우리를 먼저 돌아보게 된다. 교회의 자정 노력의 부족과 자기 비움의 영성이 미흡했고 사회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점에 대하여 송구하고 매우 아프게 받아들인다.

다만 총회는 더 이상 분열해서는 안 된다는 총대들의 고육지책이었음에 이해를 구할 뿐이다. 차후 우리 교단은 느헤미야의 영성으로 교단을 과감하게 혁신하고, 우리 신앙의 본질이요 신앙과 행위의 유일의 법칙인 하나님 말씀으로 돌아가기를 힘쓸 것이다.

교회 지도자들은 누구 못지않게 국가를 위해 날마다 기도하며 염려하고 있다. 우리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 살면서 '핵이 없는 한반도'와 '평화통일의 한반도'를 추구하며 기도한다. 그러나 현 시국을 볼 때에 북한과의 평화도 이루어야 하지만 좀 더 겸손히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해 주길 바란다. 6·25 한국전쟁 후 체결한 한미, 한일 간의 안보 협정과 안보원칙을 현 정부는 소중히 여겨 주기를 바라며, 우방 국가들과의 협의를 통해서 북미 관계 개선과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추진해 주기 바란다.

또한 경제운영과 인사제도 등에 대하여 열린 자세로 우려의 목소리를 수용하고 특히 여야 지도자들이 정례적으로 소통하여 극한 대결이 아니라 함께 정책을 수립하고, 함께 개혁하고, 함께 국가적 난제를 의논하여 상생과 선의의 경쟁하는 풍토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교육부는 기독교가 한국 근세사에 끼친 영향을 간과하거나 축소하지 말며 타 종교와 함께 균형 있게 다루어 주길 바란다. 특히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침해해서는 안 된다. 그러할 경우에는 거센 저항을 받게 될 것이다. 국가 지도자는 이해 충돌과 각계각층의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며, 당리당략과 여론에 매몰되지 않고 미래지향적이며 종합적으로 국가의 갈 방향을 이끌어야 한다.

한국 교회는 갈등을 치유하는 일과 더욱 국민 간 화해에 힘쓰고 빛과 소금의 사명을 다할 것이며, 약자의 위로자가 되고 국가와 지도자를 위하여 매일 기도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때로는 지팡이로, 때로는 막대기로 국가의 안위를 위해 섬길 것이다.

2019. 11. 5

제104회 총회장 김태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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