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와 교회의 참여

공유경제와 교회의 참여

[ 현장칼럼 ]

김용식 목사
2019년 11월 12일(화) 00:00
최근 우리 사회에 공유경제에 관한 논의가 뜨겁다. 공유경제란 '개인 소유를 기본 개념으로 하는 전통 경제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집이나 자동차 등 자산은 물론 지식이나 경험을 공유하며 합리적 소비·새로운 가치 창출을 구현하는 신개념 경제'를 말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차량공유 서비스인 '우버'와 숙박공유를 위한 서비스인 '에어비엔비'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등장한 공유경제는 최근 디지털 기술의 획기적인 발달에 힘입어 숙박, 차량, 금융, 음악·비디오 스트리밍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경제모델로 정착하며 그 영역을 급속도로 확장해 가는 중이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2014년 출간한 '한계비용 제로 사회(The Zero Marginal Cost Society)'에서 미국인의 약 40퍼센트가 이미 '공유경제'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자본주의 시스템은 막을 내려가고 그 대신 협력적 공유사회가 부상하고 있다. 소유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공유의 경제가 주목을 받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그것은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경제의 성장방식이 이제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무한경쟁에 바탕을 둔 승자독식의 경제체제는 경제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사회적인 불안과 위기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경제침제가 고착화되고 빈곤과 양극화가 구조화되는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사실, 인간은 협동과 공유를 통해 생존을 하고 공동체를 유지해 온 존재이다. 협동과 공유는 인간의 매우 중요한 본성 중에 하나이며 인류사회가 오랜 시간 동안 문명을 이루며 계승해온 가치이자 전통이다. 기독교는 개인의 사적소유의 절대성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가치와 정반대의 입장에 선다.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은 그것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소유이다. "토지를 영구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니라 너희는 거류민이요 동거하는 자로서 나와 함께 있느니라."(레 25:23) "천지에 있는 것이 다 주의 것이로소이다."(대상 29:11) 구약의 희년사상은 하나님의 소유권 사상을 더 분명히 천명한다. 하나님의 소유인 땅을 사람이 영구히 팔고 사고 소유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땅을 팔고 사고 소유했다고 하지만 희년이 되면 다시 하나님께 되돌아가는 것이다. 그 결과 땅에서 유리한 사람들이 원상태라고 돌아가는 것이며 공동체가 다시 회복되는 것이다. 초기 교회공동체도 마찬가지였다. 성도들이 마음과 뜻이 하나가 되어 각자가 가진 모든 물건을 나누어 사용했다. 또 각자의 재산과 소유를 팔아서 공동체 안에 필요로 하는 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러므로 교회공동체에는 가난이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의 신앙이 하나님의 창조와 그 질서 안에서 모든 인간이 평등한 인격적인 존재임을 믿는다면, 이 땅의 모든 자원들은 배타적으로 한 개인이나 집단에만 속할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유자원이 되어야 한다. 우리 교회가 최근 사회 내에 급속하게 확장되고 있는 '공유경제'에 주목해야하는 이유이다.

한편, 공유경제를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영리형 공유경제'의 부작용과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다양한 '비영리형 공유경제'를 통해 평범한 시민들이 필요한 자원을 공유하고 참여와 협력의 경제방식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해 가는 방식이 이미 우리 사회의 트렌드로 형성되고 있다. 교회는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유경제 참여에 있어서 대단한 강점과 주도권(initiative)을 가진다. 우리 교회가 지역의 공유경제를 형성하고 참여하는 일은 새로운 선교적 실험이자 '지역교회'로서 변화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전국의 지역교회들이 자신들이 속한 지역에서 지역의 주민들과 함께 어떻게 공유경제를 형성할 것인가를 두고 새로운 선교전략을 고민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김용식 목사/울산노회 희망을나누는집 관장, 사회적기업 희망을키우는일터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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