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을 보려거든 눈을 더 높이 들어라

히말을 보려거든 눈을 더 높이 들어라

[ 땅끝편지 ] 네팔 편 5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9년 11월 19일(화) 00:00
현지인들에게 설교 중인 이원일 선교사.
산골 사역자들과 함께 한 이원일 선교사(중앙).
'히말'이라는 말은 '눈이 머무는 곳'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히말라야는 히말들이 이루는 산맥을 가르킨다. 우리가 익히 들은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칸첸중가, 마차뿌처르, 다울라기리 등은 히말라야 산맥 안에 있는 고봉들의 구체적인 이름들이다. 그 고봉들을 멀리서나마 보려고 아마추어 산악인들이 트래킹을 하러 네팔에 들어온다.

네팔은 크게 3지역으로 나누는데, 남쪽의 평야지대, 중간 구릉지대, 그리고, 4000미터 이상의 산악지대다. 그래서 네팔은 4000미터 이상이 아니면, 산이라고 하지 않는다. 4000미터 이상의 수 없이 많은 산이 있지만, 이름도 없는 산들도 많다고 한다.

한국에서 오는 분들은 차 타고 조금 가면, 히말라야 앞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네팔에 하나 있는 국제공항에 내려서 바로 눈으로 히말라야 산맥이 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작게 보이는 그것을 좀 더 크게 보려면 차를 타고 하루를 가서 또 차를 타고, 걸어 올라가야 한다. 더 가까이 가려면, 트래킹 코스로 2~3일에서 길게는 한 달 코스로 가기도 한다.

네팔에 온지 9개월 되었을 때, 우리 가족은 3일 코스로 히말 가까이 가보기로 했다.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정말로 짧게 일정을 잡았다. 하루를 차로 가서, 또 차를 타고 잠깐 걸어서 숙소를 잡았다. 다음 날 새벽에 하늘에 안개와 구름이 없으면, 히말을 볼 수 있게 된다.

아침에 아이들이 아직 자고 있을 때, 혼자 나와서 북쪽을 바라보았다. 구름이 끼어 있어서 히말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눈을 들어서 고개를 뒤로 젖히니 구름 위로 눈 산이 보였다. 이렇게 높이 올라왔으니, 내 눈 높이에서 눈 산이 보일 줄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름 있는 히말들은 6000~8000미터 급이다. 그들은 땅에 사는 우리들의 눈 높이와는 다른 세계에 있었던 것이다. 후에 나는 아들이 10살 때, 일주일 코스로 안나푸르나 히말을 보려고 산을 오른 적이 있다.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나는 고개를 더 들어야만 히말라야를 볼 수 있었다. 몇 일을 걸어왔지만, 마음에는 더 멀리 히말이 달아나는 것만 같았다.

우리는 모두 어떤 목적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다. 사업, 공부, 사역, 신앙, 기도, 성공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다. 산을 오르면서 알게 된 아주 간단한 깨달음은 열심히 달릴수록, 더 높이 왔을수록, 더 간절히 기도 할수록, 이쯤 되면 보일 것 같은 그 때에 눈을 더 높이 들어야만 정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비전은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히말라야와 같다. 그런데, 그 벅찬 감격의 비전을 향해 걸아가면 갈수록 아직도 멀게 느껴지고, 더 높이 오를 수록 내 눈 높이에서 보이지 않는다. 그 때 더 높이 소망의 눈을 들어 올릴 때, 비로서 우리 주님이 주신 비전의 실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전 세계에 계시는 모든 선교사님들과 주님의 모든 제자들을 격려하면서, 더 높이 소망의 눈을 들어 올리라고 얘기하고 싶다.

이원일 목사/총회 파송 네팔 선교사

{이원일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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