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문화…영화는 '흥하고', 공연은 '아쉽고'

기독교문화…영화는 '흥하고', 공연은 '아쉽고'

[ 문화결산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9년 12월 20일(금) 20:03
2019년 기독문화계를 결산한다. 올해도 역시 영화를 통해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눈길을 끈다. 종교성과 정치색을 떠나 오직 영화를 '함께' 보면서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의 견해 차이를 좁히는 시도가 눈길을 끈다. 출판계는 여전히 불황이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신간보다는 스테디셀러를 강화하고 정통 신학 관련 분야의 책들을 다른 학문과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하면서 불황 속에서도 선전할 수 있었다. 공연문화와 CCM앨범은 아쉬움을 남겼다. 뮤지컬을 제외한 공연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CCM시장이 하향세로 접어들면서 신인사역자나 음원 발표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중년사역자들의 귀환, CCM사역자들의 유튜브 소통을 시도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보였다.



<영화>

올해도 교계에서는 영화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썼다. '혐오 대신 도모, 배제 대신 축체'를 슬로건으로 제1회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가 출범했고, 명실공히 기독교의 대표영화제로 자리잡은 서울국제사랑영화제가 16회째를 맞으며 종교를 넘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영화축제로 눈길을 끌었다.

올해 상영된 영화 중에서는 '천로역정'(1위, 29만6418명)이 가장 많은 관객을 만났다. 영화 '천로역정'은 존 번연의 '천로역정'이라는 고전에 대한 사전 인지와 에니메이션의 높은 완성도, 여름성경학교나 수련회라는 기간이 맞물리면서 단체관람으로 이어져 흥행에 성공했다. 이어 '교회오빠' '1919 유관순' '아픈 만큼 사랑한다' '북간도의 십자가' '헤로니모'까지 5편의 영화가 관객을 만났다.

영화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기독교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기 위한 많은 노력에도 올해는 기독영화의 편수가 적고, '천로역정'을 제외하고는 해외 기독영화의 개봉이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성현 대표(필름포럼)는 "국내 기독 영화 시장에서의 반응이 적다는 이유에서 적극적으로 한국 기독영화시장에 영화를 배급하려는 노력이 적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성 대표는 또 "국내 기독영화 또한 지속적으로 '다큐' 또는 '재현'의 범위를 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관객들이 기독영화를 통해 경험하기 원하는 바가 명확하기 때문이고, 교회단체관람 등을 위해서는 일반영화보다 더욱 보수적인 입장에서 영화를 선별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등과 같은 다양한 매체를 통한 영상 콘텐츠 접속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교계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비평적 해석과 적극적인 가교역할, 영화를 통해 파생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연구 및 활용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출판>

올해도 역시 BIG3(두란노, 생명의말씀사, 규장) 출판사가 강세를 보였다. 연간 온라인 베스트 목록을 보면 출판사는 47개사로 도서는 모두 170종으로 나타났다. 그 중 다작을 베스트에 진출시킨 출판사는 두란노서원을 선두로 규장 IVP 새물결플러스 복있는사람 생명의말씀사 등으로 이어졌다. 연간 베스트 50의 경우에 두란노와 규장이 전체 50%를 차지했고, IVP와 생명의말씀사가 그 뒤를 이었다. 오프라인 베스트에 오른 출판사는 60개사로 도서는 모두 253종이다. 역시 두란노가 다작의 베스트를 진출시켰으며 생명의 말씀사, 규장, IVP, 요단 등으로 5개사가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연간 베스트 50의 경우, 생명의말씀사 규장 두란노 등으로 세 출판사가 전체 85%를 자치했다. 특히 온오프라인 베스트 1위는 생명의말씀사 '5가지 사랑의 언어'가 차지했다. 이 책은 지난 2016년에는 2위에 이어 2017년부터 3년 연속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올해 강세를 보인 분야는 신간은 '신앙일반'으로 총 319종(32.9%)이 소개됐다. 뒤이어 설교·강해(100종, 10.3%), 신학일반(74종, 7.6%)이 차지했다. 그밖에도 어린이(59종), 경건생활·기도(50종), 성경공부(45종), 시·소설·수필(42종) 성서신학(34종) 목회(31종) 전도선교(30종) 조직신학(19종) 인물(18종) 주석 (17종)등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어린이 분야가 59종으로 4위, 시·소설·수필이 42종으로 7위에 오른 것은 일반 출판계에서도 주목받는 인문서적 열풍이 교계에서도 이어지는 추세로 분석된다.

그러나 교보문고와 예스 24가 각각 발표한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 안에 종교 관련 서적이 단 한권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기독교서적이 일반사회와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한국기독교출판협회 최승진 사무국장은 "일반시장에서 종교도서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인플루언서와 팬덤 마케팅이 일반 출판계에서 주목되고 있는 것처럼 교계에서도 이 점에 주목하여 SNS에서 기독교 서적을 소개할 인플루언서 찾기에 나서고 있고 팬덤 형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 국장은 "소비자에게 책을 추천해주는 '북 큐레이션'이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떠오르는 만큼 기독교 서점들이 각자의 독특한 콘셉트를 선보이며 기독교서적을 추천하는 움직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연 및 CCM>

기독 공연계는 역시 뮤지컬이 대세였다. 지난해에 이어 작은극장 광야는 뮤지컬 '요한계시록' '루카스' '더북' 등이 연이어 공연했으며 '라면에 파송송'(로즈아트홀), '메리골드' '바보사랑' 등이 기독교 메시지를 담아 활발하게 무대에 올랐다. 교계는 아니지만 기독교적 소재로 만들어진 대극장 뮤지컬 '벤허'(블루스퀘어)는 세트 제작에만 100만불을 쏟아 부으며 65억 제작비 규모로 무대에 올려졌다. 연극과 콘서트 부문에서는 아쉬운 한해였다. 기독 연극계 중진들이 참여한 '루터'(CTS아트홀),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제작된 '사랑해 엄마'(유니플레스)가 공연됐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했고 공연 수도 턱없이 부족했다. CCM계는 기성사역자들의 귀환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1995년 활동을 시작한 CCM 싱어송라이터 김수지 씨가 12년만에 6집 앨범을 들고 사역을 재개했으며 강찬 목사가 6년만에 6집 앨범을 발표했다.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CCM사역자들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한웅재, 김복유, 강찬 씨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것도 화제가 됐다.


최은숙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