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들, 코로나19로 "올해 부활절 예배 못 드려'

선교사들, 코로나19로 "올해 부활절 예배 못 드려'

[ 여전도회 ] 크로아티아 네팔 스위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0년 04월 03일(금) 16:19
지진 피해를 입은 크로아티아의 모습.
전세계 코로나19 환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하고 사망자가 5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여전도회전국연합회(회장:김미순)의 후원으로 세계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이 상황들을 알리며 기도를 요청했다.

크로아티아에선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지난 3월 22일 5.3규모의 지진이 일어나 혼란이 가중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진이 140년 만에 자그레브와 인근 지역을 강타했다"고 말한 김경근 선교사는 "자그레브 중심 구시내의 많은 건물들이 피해를 입고 자그레브 대성당의 첨탑 한쪽까지 무너졌다. 27명의 부상자도 발생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크로아티아에선 집회가 금지되면서 사역이 중단된 상태다. 김 선교사는 "국경이 폐쇄되고 이동이 제한됐고 집회와 5인 이상의 모임도 금지됐다"며, "한인교회는 한국에서의 코로나19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한달 전부터 엄격한 조치를 취해오다가 보건당국이 모든 종교행사를 금지하면서 온라인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크로아티아에는 지진의 여파로 여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금 선교편지를 쓰는 중에도 한 번의 여진이 있었다"며, "코로나19와 지진의 위험에서부터 보호해 주시고 현지인들과 한국인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 기도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여름방학을 앞당겨 휴교한 네팔의 신학교.
네팔에선 지난 3월 24일부터 7일까지 국가봉쇄령이 내려졌다. 주민들은 식품과 약 등 생필품 구입 시에만 외출할 수 있다.

"네팔의 국내선과 모든 교통수단들이 금지됐다"고 말한 최희철 선교사는 "신학교는 3월 19일 여름방학을 앞당겨 실시하고 휴교하며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며, "마스크를 어렵게 구입해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5장씩의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지급했다"고 말했다.

현지 사역과 관련해 최 선교사는 "네팔 유일의 카트만두 한인교회는 3월 초부터 온라인예배로 전환했고 국가봉쇄 2주 전부터 이미 많은 선교사들이 활동을 자제하고 기본적인 사역들만 감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모든 것이 중단돼 거리가 적막하다"며, "종일 집에 있는 이 때에 시간과 건강 관리가 소중할 때임을 절감하고 있다. 바이러스 문제가 속히 해결되도록 기도해달라"고 전했다.

스위스는 지난 3월 16일 코로나 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지난 1일 기준 누적 감염자가 1만 7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스위스에서 2014년부터 에큐메니칼 협력선교사로 활동한 김명환 선교사는 "스위스에선 국가 비상사태로 실생활에 급격한 제한이 시행됐고 학교 등 모든 교육기관이 폐쇄됐다"며, "무엇보다 교회를 비롯한 모든 종교기관의 집회가 4월 19일까지 금지돼 올해 부활절 예배를 드릴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의료 상황과 관련해 김 선교사는 "선별 진료 등에 8000여 명의 군인들이 공공·민간기관을 돕고 있는데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스위스 군사 작전이라고 한다"며, "약국의 24시간 운영이 무색하게도 마스크는 판매하지 않는다. 어제 받은 이메일 광고엔 KF80 수준의 마스크가 1장에 2만 5000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역시 전쟁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오히려 하나님을 바라보며 다음 사역을 준비하는 귀한 시간을 갖고 있다"며,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도 고난의 시간에 하나님만 바라보시고 몸도 영혼도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싱가포르는 지난 1일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 중이다.

싱가포르의 이승재 선교사는 "현재 예배 등 모든 종교행위가 금지됐고 장례와 결혼식도 10명 이내 소그룹만 허락된다"며, "이로 인해 저를 포함한 한인 교회들과 교민들이 여러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강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4월말까지 시행되고 있다"며, "싱가포르는 한국과 달리 자발적인 거리두기가 아닌 강제적 준수사항으로, 이를 어길 시 강력하게 처벌되고 외국인은 즉각 추방된다. 이미 몇 영주권자가 비자 박탈과 함께 추방됐고 영구 입국금지 처벌도 받았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항만의 선원선교를 진행하는 이승재 선교사는 "각 국의 감염 상황과 국가 통제 내용이 선원들의 대화 주제가 됐고 고국에 있는 선원 가족의 건강과 보호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있다"며, "갈수록 엄격한 방문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조속히 치료제가 나와 온 인류가 일상으로 돌아가길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일부터 국민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해 모든 외국인의 입국과 경유를 금지했고, 확진자와 사망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인도네시아 김은희 선교사는 사재기로 생필품을 구입할 수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3월 11일 약국에 손세정제 에탄올 락스 등이 모두 품절됐다"며, "3월 17일엔 양파와 마늘 생강 등 식료품을 구하기 어려워 며칠 전 한 마트에서 쭉정이 양파를 사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관공서가 폐쇄되고 학교와 일부 교회도 인터넷 방송을 하고 있다"며, "자카르타 주정부의 비상사태 선포로 일자리를 잃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이로 인해 지방 도시는 지역별 통제와 도시 폐쇄를 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의 영향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도 주님을 믿는 자에게 주시는 특권을 온 마음으로 깨닫고 있다"며, "어둡고 혼란한 세상에서 주님을 바라보고 기도하게 하심은 특별한 축복"이라며 코로나19의 극복과 현지 사역자들의 건강, 장기체류 비자 진행 등을 위해 기도를 요청했다.


최샘찬 기자
코로나19로 전세계 비상...선교사들도 위기        |  2020.03.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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