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에게 자선이 아닌 기회를 줍니다

장애인들에게 자선이 아닌 기회를 줍니다

장애인을 고용하고 꿈을 키워주는 '굿윌스토어'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0년 04월 13일(월) 07:45
장애인 직원과 함께 포즈를 취한 굿윌스토어 밀알일산점 송동근 원장(왼쪽)과 한상욱 본부장(오른쪽).
오는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장애인들을 위한 최고의 복지는 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고, 삶의 보람도 찾을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지난 8일 기자가 방문한 비영리기관 굿윌스토어(Goodwill Store) 일산점은 코로나19의 타격 속에서도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물품을 분류하고 진열, 판매 등을 하고 있었다.

밀알복지재단 산하 기관인 굿윌스토어(Goodwill Store)는 개인과 기업이 기증한 물품을 판매해 발생한 수익으로 장애인 직원들에게 급여를 제공하는 세계적인 비영리기관이다.

1902년 미국에서 시작된 굿윌스토어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 161개 지역본부, 3300여 개의 상점을 둔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비영리기관으로 지난해 매출만 7조원에 달하는 세계적인 마켓이다. 수입의 83%를 취약계층의 고용과 훈련에 투입하고 있어 최고의 일자리 복지시설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밀알복지재단이 2011년 송파점을 시작으로 현재 9개 지점을 운영중이다. 근무 인원 총 369명이고, 그중 장애인은 246명, 비장애인은 123명이다.

이곳 일산점에는 12명의 장애인들이 고용되어 하루 6시간을 근무해 한달에 130~15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올해 2월 20일부터 정식 오픈해 운영하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장애인 직원들은 이날이 출근 3일째 되는 날이었다.

이곳에 취업한 김성민 씨(26세)는 "전에는 병원에서 일했는데 이곳에서 일하는 게 훨씬 좋다"며 "월급타면 엄마 아빠에게 맛있는 거 사드리고 싶다"고 이야기 한다.

평생 부모에게 돌봄을 받아야 할 것 같았던 발달장애인들이 일을 시작하면서 부모님 밥도 사드리고, 여행도 보내드리면서 장애인들과 가족들의 삶의 만족도는 엄청나게 높아졌다. 심지어 대전점에서는 장애인 사내 커플도 생겼다고 한다.

장애인들에 대한 대우가 좋은 만큼 이곳의 취업 경쟁률은 높은 편이다.

굿윌본부 한상욱 본부장은 "면접을 통해 고용하는데 부모님들의 간절한 눈빛을 보면 누구를 붙이고 누구를 떨어트리는 일이 참 어렵게 느껴진다"며 "굿윌은 장애인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며, 일년에 한번 한마음캠프를 열어 해외여행도 하는 등 여건이 좋아 이곳에 취업을 하고 싶어 대기하는 인원들이 많다"고 얘기한다.

굿윌은 장애인들을 취업에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공동체 마을을 만들고 삶의 마무리까지 함께 하려는 꿈을 가지고 있다.

굿윌본부 한상욱 본부장은 "굿윌의 장애인들은 대부분 발달장애인인데 기능 장애가 아니라 사회성의 문제이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자신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내 아이를 먼저 데려가 달라고 기도할 만큼 가장 걱정이 많은 장애"라며 "약한 자들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시선이 집중되는 곳이 장애인들일텐데 교회에서도 발달장애인들에게 많은 관심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개인과 교회들이 사용하지 않는 집안의 물건들과 기업체의 장기재고 등을 기증받아 판매하는 만큼 기부는 굿윌스토어의 장애인들이 삶을 존속하는 데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다. 굿윌은 특히 사회적 약자에게 많은 관심을 가진 교회의 기증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굿윌스토어에 기증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교회는 온누리교회, 높은뜻정의교회, 삼일교회, 우리들교회 등이다.

굿윌스토어는 교회들이 기관의 취지를 잘 설명하고, 광고시간 안내, 문자 발송, SNS 단톡방 공지, 물품 기증에 대한 취지 전달 및 독려 등을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기증물품이 3박스 이상 되면 방문수거를 하고, 그 이하의 물량일 경우 택배 수거(택배비 착불)를 한다. 또한, 일반인들도 홈페이지를 통해 각 매장의 위치를 검색하면 싸고 좋은 다양한 물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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