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믿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다면

하나님을 믿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다면

[ 기고 ]

김선태 목사
2020년 06월 17일(수) 00:00
르네상스 최대의 문학가인 네덜란드의 에라스무스는 '이성'이라는 예리한 무기를 가지고 그 당시의 부패와 편견과 우매와 부조리를 고발하고 공격한 용감한 학자였다. 그의 관찰은 날카롭고, 그의 문장은 신랄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무릎을 치게 했으며, 역설적인 표현으로 그 시대와 사회를 준엄하게 비판했다.

특히 그가 집필한 '우신예찬'은 흥미진진한 해학과 기지가 넘치는 책이다. 그는 우신예찬에서 "인간의 삶에서 자존심이라는 소금을 없앤다면 그 즉시 웅변가의 연설은 열기가 식을 것이고, 음악가의 음악은 지루해질 것이며, 배우의 연기는 사람들의 야유를 듣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하고 타인의 박수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기서 에라스무스가 말하는 자존심은 자부심으로 바꾸어 말할 수 있다.

인간은 저마다 자부심을 가지고 산다. 자부심이란 무엇인가? 자기와 관련되어 있는 것에 대하여 스스로 그 가치와 능력을 믿고 당당히 여기는 마음이다. 이것이 과하면 우월감이 되어 민폐가 되지만 건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면, 그 자부심 때문에 웅변가는 신이 나서 연설을 하고, 피아니스트와 오르가니스트 같은 음악가는 연주에 몰두하게 된다. 또한 문학가는 글쓰기에 열중하고, 학자는 연구를 하는 것에 몰입한다. 만일 인간의 기본요소가 되는 자부심이라는 인생의 소금을 제거한다면 웅변가와 음악가, 문학가, 학자는 신이 나지도 않을뿐더러 맥이 빠지게 될 것이다. 자부심은 성공으로 이끌어가는 속성 중 인간에게 있는 가장 강한 속성이다.

하나님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대표적인 성경 인물로 요셉과 다니엘이 있다. 요셉은 형들에게 미움을 받아 애굽에 노예로 팔려 왔지만, 하나님 앞에서 득죄 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믿음의 자부심을 가지고 환경과 처지에 관계없이 성실과 진실로 맡은 일에 충성을 다했으며, 자신의 특기인 꿈 해몽 역시 요셉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있음을 분명히 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또한 남유다가 바벨론에 멸망되어 포로로 잡혀갔던 다니엘은 함께 포로로 끌려온 세 친구 하나냐와 미사엘과 아사랴로 더불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향한 신앙의 자부심으로 우상에게 받쳐진 제물로 몸을 더럽히지 않기로 뜻을 정하고, 자기를 더럽히지 않게 하기를 환관장에게 구했다.

하나님에 대한 자부심 하면,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이었다. 루터는 교황청이 죄의 용서를 빙자하여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면죄부를 판매한다는 것을 도무지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1517년에 '95개조 반박문'을 비텐베르크 설교회의 정문 앞에 걸어 놓고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 1:17)는 믿음을 가지고 대응했다.

결국 루터는 교황으로부터 파문을 당했다. 로마 교황청은 독일의회에 압력을 넣어 루터를 정죄하여 처형하도록 했고, 결국 독일 보름스 대성당에서 열린 제국의회에서 그는 심문을 받게 되었다. 루터의 친구들은 그에게 "후스(교황을 비롯한 고위성직자들의 세속화를 비판했다가 화형에 처해진 체코의 종교개혁자)처럼 화형을 당하게 될 수도 있으니 가지 말라"고 권유했으나 그는 두려워하는 친구들을 향해서 "후스는 화형 되었지만 진실은 타버리지 않았다"고 담대하게 말했다.

루터는 심문을 받기 위해서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자부심을 가지고 죽음을 각오하고 보름스 대성당으로 갔다. 대성당 주변은 그를 격려하기 위해 모여든 5천여 명의 독일 시민들로 가득했다. 루터는 뜻을 굽히지 않고 당당하게 "나는 지금 여기 왔습니다. 이외에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며, 하나님께서 내 편에 서서 나를 도울 것입니다. 결코 면죄부를 통해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습니다."라고 외쳤다. 이러한 확신과 믿음으로 말미암아 루터는 종교개혁을 이루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먹구름과 안개 같이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적인 현실에 당면해 있다. 지구상에서 이렇게 무서운 바이러스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설사 그런 바이러스가 있었다 하더라도 전 세계로 퍼져나가서 많은 생명을 앗아간 적은 더욱 많지 않았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했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현재 우리의 삶은 우울한 가운데 있으며 경제는 내리막의 길을 걷고 있다.

이런 때에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에게는 에라스무스가 외친 자부심이 필요하다. 특히 요셉, 다니엘과 세 친구, 마틴 루터와 같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자부심을 가지고 이겨나간다면 고난의 검은 구름이 물러가고 아침에 떠오르는 희망의 밝은 태양처럼 우리에게는 새로운 희망과 영광의 날이 올 것이다.

특히 마태복음 8장에 나오는 백부장이 가졌던 믿음의 자부심을 본받았으면 한다. 백부장은 예수님께로부터 "이스라엘 중 이런 믿음을 만나보지 못했노라"는 극찬을 받았던 인물이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첫째, 그는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가득찬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유대인들에 대하여 크게 실망을 하고 계셨다. 그 이유는 그들이 가장 신앙적이어야 할 자들이었음에도 실제로는 가장 불신앙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백부장은 이방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어느 유대인보다도 예수님의 인격과 권세를 잘 알고 있었다.

둘째, 말씀을 100% 믿는 믿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다만 말씀만 하옵소서 그러면 내 하인이 낫겠사옵나이다"라는 백부장의 고백은 실로 위대한 신앙 고백이었다. 특히 당시에는 아직 말씀으로 치료하신 일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씀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이 있었다. 큰 믿음은 보지 않고도 말씀만으로도 믿어지는 믿음이다. 백부장은 고차원의 믿음을 가진 사람이었다.

셋째, 행함이 있는 백부장의 믿음 때문이었다. 백부장은 자신의 믿음을 하인의 병을 고치려는 사랑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고백했다. 그는 산 믿음의 소유자로서 과연 '이만한 믿음'이라고 칭찬받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는 참 믿음을 가진 사람이었다. 한마디로 말하면 믿음으로 꽉 차있는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예수님께 극찬을 받았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어렵고 불안한 현실 앞에서 낙심이나 좌절, 실망, 포기하지 말고, 백부장과 같이 능력의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자부심으로 예수님께로부터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만한 믿음을 보지 못했노라"고 하시는 칭찬 받는 그리스도인이 되시기를 바라는 바이다.

김선태 목사/실로암안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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