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천국에서 다시 봄을 기약하며

언젠가 천국에서 다시 봄을 기약하며

[ 기독교미술산책 ] 박인옥 작가의 '천국에 계시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아름다운 사랑과 추억'

유미형 작가
2020년 07월 29일(수) 10:00
천국에 계시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아름다운 사랑과 추억 65x69cm 혼합재료, 2019
박인옥의 화면은 푸른색이 지배하지만 따스함과 애잔함이 녹아있다. 그리움이라는 애틋한 마음의 순도 때문일 것이다.

지난 해 친정어머니를 천국 환송한 이후 이 땅에서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슬픔이 녹아있는 작품이다. 친정어머니에 대한 회상은 형태의 왜곡과 색채의 과장으로 슬픈 감정을 이입한다.

그러기에 화면은 자신의 내적성찰에 의한 현실의 부조화라기보다는, 천국에 대한 갈망 표현방식으로 보인다. 이런 자신의 기쁨, 슬픔 등 내면심리가 함의된 화풍을 표현주의(Expressionismus)라고 하는데 작가 심리를 꿰뚫어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므로 형태나 색채의 왜곡과 과장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표현주의의 화가 에밀 놀데(Emil Nolde)의 영향을 받았다는 박인옥은 원시미술의 단순하고 소박한 형식에 밝고 다채로운 생명력의 묘사로 마음을 끌어당기는 묘한 힘이 조우한다. 화면은 밤이 이슥한 설정으로 그리움 혹은 추억에 대한 갈망이 절망이라는 감정을 동반한다고 넌지시 암시한다. 비록 천국도성으로 가셨던들 이 땅에서는 다가가려 해도 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슬픔을 맛보기 때문일 것이다. 화면은 꽃 핀 나무에 두 마리 새가 마주보고 사랑을 노래한다.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는 굵은 나무줄기가 가로막지만 실상 새들은 그리 큰 장애가 될 것 같지 않다. 꽃 핀 밤의 아름다움과 그 향기 머금은 바람결은 둘 사이를 잇고, 지면 가득 꽃무리도 찬양과 감사로 새들을 축복한다. 멀리 보이는 보랏빛 산들은 영원한 천국에서 함께 누리며 살아 갈 신비스럽고 고귀한 그 곳으로 암시한다.

작가는 중학교 때부터 미션스쿨을 다니며 신앙생활을 해 왔기에 본향과 영생에 대한 희망 메시지가 명료한 것이다. 그러기에 밤이 깊을지라도 희망을 상징하는 푸른색과 거룩함의 흰색을 매개로 신앙적 확고함을 명시한다. 자연을 매개로 작업하는 이유에 대해 "자연을 통해 평안을 얻기 때문이고, 창조주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토로한다.

끼적거리는 것 같은 수법은 즐겁게 작업하는 비결이고, 형태의 단순화는 하나님 나라의 거룩, 사랑, 진리를 나타내는 상징적 내공이다.

이제 8월의 무더위로 조금씩 지쳐가는 한 여름의 정점에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은 이미 산과 바다 어드메쯤 가있을 것이다. 이즈음 박인옥의 '천국에 계시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아름다운 사랑과 추억' 작품을 감상하며 하늘나라를 상상하며 영혼의 쉼을 위한 미래적 기행을 떠나는 것도 한번쯤은 근사한 테마기행이 될 것이다.

그곳에는 밤도 없고 등불이나 햇빛도 필요 없을 것입니다. 주 하나님께서 그들의 빛이 되시고 그들은 거기서 영원히 왕처럼 살 것입니다.(계 22:5)



*** 작가소개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독일 빌레펠트(Bielefeld) Fachhochschule 졸업, 개인전 18회, 단체전 100회 이상
한국 현대미술 뉴욕 아트페스티벌 우수작가상 수상(2017) 외
진주교대, 경남대, 진주기독교문화센터, 진주교대 평생교육원 강의
'희망을 노래하는 파랑새이고 싶어라'(2013) 집필



유미형 작가/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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