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사태와 기독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

코로나19사태와 기독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

[ 논설위원칼럼 ]

오시영 장로
2020년 08월 10일(월) 00:00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에게 새로운 삶의 기준을 요구한다. 대면관계에서 비대면관계로, 다중집단사회에서 개인중심사회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 직접 만나 스킨십을 통해 이루어지던 인간관계가 영상과 문자라는 인공거미줄을 통해 놀이문화를 새롭게 창조하라고 강요받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종교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함께 모여 드리는 예배를 통해 이루어지던 영적 일체감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개별적으로 신을 만나야 하는 영적 성숙성이 요구되고 있다. 과학교육 및 뉴에이지 문명의 발달과 함께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시도 때도 없이 던지는 무신론자들의 맹목적 교만이 늘어나고 있는 세태에서 코로나19 사태는 어찌 보면 종교의 무력감을 드러내는 단계에 도달했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주장은 "보라, 종교집단의 기도 집회가 코로나19를 잠재우기보다는 오히려 확산을 부추기고 있지 않는가?"라거나 "너희들이 신봉하는 신이 코로나19 앞에서 무력하지 않는가?"라며 종교를 비웃거나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증거로 삼으려 한다. 그들은 나아가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사망케 한 흑사병을 사례 삼아 흑사병 창궐 시 신의 구원을 간구하며 성당으로 모여들었던 사람들이 집단 감염으로 오히려 더 많은 이들이 감염으로 사망한 사건을 예로 들며 종교, 특히 기독교의 결정적 쇠퇴 원인이 될 것이라고 기독교의 종말을 감히 주창하는 이들조차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과학의 발달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예배"를 가능하게 하였고, 이를 통해 오히려 불신자들이 좋은 설교를 일상적으로 들을 수 있는 전도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필자가 시무하고 있는 교회에 등록하는 자발적 등록 새신자들 중에는 온라인 예배를 통해 교회를 알게 되어 등록하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분들이 있음을 볼 때 한국기독교계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방어적 차원에서 전전긍긍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전도사역의 확장적 촉매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기능은 여태까지 개교회 중심의 종교사역에서 벗어나 모든 기독교계가 하나로 융합되는,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의 길로 나서야 할 시대적 사명감을 가질 것을 우리에게 숙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예배의 일상화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이후에도 계속 유지, 발전, 변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교인들은 반드시 "예배당"이라는 일정한 장소에 출석하고, 그 교회에 십일조 등 헌금을 해야겠다는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한 현상은 교회 헌금 총액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반면에 교회 역시 각종 모임이나 교육을 위한 예산집행 등이 보류되거나 축소됨에 따라 지출 부문 역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학교 교육과 마찬가지로 앞으로의 종교 활동은 "온라인 예배"와 "오프라인 예배"가 병행하는 형식으로 유지되리라 예상된다. 그렇다면 기독교계는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발맞춰, 아니 선행적으로 새로운 전도 패러다임의 개발, 온라인 예배 효과의 극대화를 도모할 수 있는 영성적 능력의 말씀 선포와 영상 전달기술의 개발 등에 총체적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잘 적응하면, 14세기 흑사병 이후 장원 영주 경제체제에서 이탈된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의 자각이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을 가져와 기독교 부흥을 이루었던 것처럼, 종교로부터 이탈되고 있는 젊은 세대를 온라인예배체제로 강력하게 흡수함으로써 새로운 기독교부흥의 역사를 이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도 중에 들려오는 하나님의 음성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하루빨리 깨닫고 개교회 중심의 우물안개구리사상에서 벗어나 땅끝까지 예수님의 증인이 되겠다는 사명감을 번개 맞듯 재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도하고 실천할 때이다.

오시영 장로/상도중앙교회·전 숭실대 법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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