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리로 시작된 필연적인 교회 '준원영(俊源靈)'

섭리로 시작된 필연적인 교회 '준원영(俊源靈)'

[ 목양칼럼 ]

임종호 목사
2020년 09월 11일(금) 09:15
2012년 1월 1일 교회 개척 이후 1년간 교회 이름을 결정하지 못했다. 교회를 길게 섬길 생각이 없었고 개척 초기에 하나님께서 만나게 하신 성도들만 잘 세워 다시 그들의 삶의 자리로 돌려보낼 수 있다면 그때 교회를 그만두려고 했기 때문이다. 1년이 지나면서 성도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더는 교회명 정하는 일을 미룰 수 없게 됐다. 3일간 금식을 시작했다.

금식 3일째 되던 날 문득 1995년 20일 금식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과 생각을 기록했던 노트가 생각이 났다. 구석 책장에 꽂아 두었던 공책을 찾아 첫 장을 펼치는 순간 내 손으로 쓴 글귀 하나가 나를 얼어붙게 했다. "내가 나중에 혹시 개척하면 교회 이름은 준원영교회로 한다"는 문장. 정말 까마득하게 잊고 살았다. 우연히 억지로 시작된 교회라 생각했는데 하나님의 계획으로는 신묘막측하신 예정과 섭리로 시작된 필연적인 교회였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교회 이름을 준원영교회(俊源靈敎會)로 정하게 됐다.

교회 이름의 의미를 묻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뜻은 이렇다. "성부 하나님(俊) 성자 예수 그리스도(源) 성령 하나님(靈) 삼위일체 한 분 하나님만이 교회의 주인"이라는 뜻을 담았다. 내가 알고 있던 상식으로는 교회는 오직 한 분 하나님만이 주인이시지 결코 사람이 주인이 될 수 없는 곳이다. 그런데 실상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일이 아닌 사람의 일이 난무하고 한 영혼의 성장과 성숙보다는 양적 성장으로 평가받는 사태들을 목격하면서 나는 과연 교회가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됐다.

하나님께서는 예수님 3년 공생애 사역을 통해 해답을 찾게 하셨다. 그래서 나는 예수님께서 붙여 주신 소수의 성도들과 함께 제자 삼고 사도로 세워 증인으로 파송하는 목회를 시작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개척 후 5년간 함께 거주하는 성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당시 말없이 방을 내준 세 아이들. 그리고 함께 묵묵히 동역한 아내. 하나님께서는 우리 가족들에게 놀랍게 갚아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심은 대로 거두게 하시는 분이셨다.

우리는 주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말씀으로 성도들을 양육하고 준비했다. 그런데 하나님의 때가 되면 그들이 있어야 할 곳으로 하나님께서 직접 보내셨다. 우리는 통로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그랬더니 교회의 주인 되신 하나님 아버지께서 모든 일을 기획하시고 진행하시고 완성하시는 놀라운 역사를 펼쳐내셨다. 이것이 우리의 신앙고백이고 준원영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다. 우리는 지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교회와 목회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 중이다.

임종호 목사/준원영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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