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가 제 교구, 이웃의 아픔 함께 하고 싶었어요"

"지역사회가 제 교구, 이웃의 아픔 함께 하고 싶었어요"

[ 인터뷰 ] 강원도 산불 당시 교계의 현장 콘트롤타워 역할 한 강석훈 목사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0년 11월 09일(월) 07:25
"지난해 4월 4일 산불이 난 걸 확인하자마자 혹시라도 집에 문제가 있는 분들은 교회로 오라고 교인들에게 문자를 보냈어요. 긴급당회를 열고 구호소를 열었는데 그날 밤 주민 150명이 모였더라구요. 급하게 음료수와 라면을 사와 주무실 수 있게 침구류를 모아드리고 아침식사를 드린 후 돌려보냈지요.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죠."

지난해 4월 강원도 고성·속초 산불 발생시 피해자들과 위해 교계의 현장 구호본부 역할을 했던 속초중앙교회의 담임 강석훈 목사는 지난해 산불 발생 당시를 회상하며 말을 이었다. 특별히 인터뷰가 진행된 지난 5일은 자(子) 교회인 속초농아인교회가 당시 산불로 인한 전소 피해를 한국교회의 도움으로 극복하고 입당식을 한 날이라 기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그는 이번 강원도 산불구호에 대해 총회-노회-지역 교회간 협력이 너무나도 잘 이뤄진 사례라고 평가했다. 강 목사는 "산불이 발생하고 뉴스에 나가자 당시 총회장이셨던 림형석 목사님께서 아침 7시에 전화를 해서 상황을 물어오셨다"며 "그후 총회 사회봉사부에서 내려와 실사를 진행하고 활동을 시작했으며, 곧바로 한국교회가 현장을 방문하고 도움의 손길을 보내왔다"고 회상했다.

당시 교계 구호의 현장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속초중앙교회에서 재난본부장처럼 현장을 지휘를 했던 그에게 당시 찾아온 교회는 100곳이 넘었다고 한다. 강 목사는 수많은 방문자들에게 피해현장을 안내하고 지원자와 피해자를 연결하면서도 현장의 필요를 파악해 구체적인 지원 계획까지 세워 피해구호 활동을 이어나갔다.

그는 이 모든 과정에서 교회와 단체, 개인으로부터 지원 받은 재정이나 물품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문서로 투명하게 기록하고 지원 내역도 상세히 기록했다. 교회로 보내진 쌀을 나누어줄 때도 모든 수혜자들에게 서명을 받을 정도로 보내온 정성이 하나라도 허투루 사용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강 목사는 "우리가 받은 기금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모두가 알 수 있게 투명하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것이 투명성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산불 구호기금을 사용하면서 사회에 교회가 얼마나 투명하고 깨끗하게 재정을 다루는 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강 목사는 "우리 교회가 추구하는 바가 '교회 담벼락을 허물고 세상 속으로'인데 지난해 산불로 우리의 모토를 시험해볼 기회였다"며 "교회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교구라고 생각해오면서 이웃의 아픔을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사람들에게 한국교회가 소외받고 고통받는 자의 친구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속초, 고성의 시민들은 이번 산불을 계기로 교회를 생각하는 인식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한국교회의 도움을 두고 두고 감사해 한다"며 "재해에 정말 잘 대처한 우리 총회와 물심양면의 도움을 아끼지 않은 후원 교회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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