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일꾼을 세우는 사역

하나님의 일꾼을 세우는 사역

[ 땅끝편지 ] 페루 김명수 선교사5

김명수 목사
2020년 12월 03일(목) 10:16
리마한인연합교회에서 드린 페루장로교신학교 졸업예배.
선교사의 사역은 참으로 다양하고, 그 각각의 사역이 하나님이 맡기신 것이기에 모두 귀하고 소중하다. 그러나 선교 사역의 목표가 영혼의 구원에서부터 교회의 설립, 섬김과 기독교 문화 등을 통해 건설되는 '하나님 나라'를 '현지인(교회)들이 세워나가도록' 하려는 것이라면, 가장 중요한 것이 현지인 지도자, 특히 현지인 목회자의 양성에 있음을 모두 공감할 것이다.

2003년 5월 황윤일, 이승훈, 박맹춘, 이상기, 김현곤 선교사님의 환영 속에 리마에 도착해 페루선교사 1년차로 사역을 시작했다. 9월에 교단(노회)에 가입하면서 신학교 설립 허락을 받고, 2004년 3월 23일 리마한인연합교회(당시 박맹춘 선교사 시무) 교육관에서 페루예수교장로교회의 목회자를 양성하는 교단신학교의 성격으로 '페루장로교신학교(STEP-Peru)'를 개교했다.

신학교육을 계속하면서, 2006년 신학교 법인을 등록하고 독립된 건물을 마련했으며, 2010년 교육부로부터 사립교육기관 인가를 받았고, 2015년 국가 인정 전문직 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 고등교육기관 인가를 취득했다. 한국으로 치면 전문대학 정도이다.

전문대학 인가에 11년이나 걸렸다. 왜냐하면 페루 교육부의 고등교육법에 신학 학과코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었고, 이는 가톨릭의 위세와도 관계가 있었다. 당시 페루 기독교인이 400만 명 이상이었지만 페루엔 신학대학이 없었고, 전문대학 수준의 개신교 신학교도 단 2개교뿐이어서, 우리 신학교가 3번째 교육부 인가 신학교가 된 것은 큰 하나님의 은혜였다.

외형상 신학교는 성장했고, 나름 역할을 감당하기는 하였지만 내면에는 문제가 있었다. 첫 문제는 학생 모집이었다. '페루장신'을 기반으로 하는 '페루 예수교 장로교회'가 전국에 30여 교회에 불과한 작은 교단이어서 본교단 출신자의 지원을 많이 기대할 수 없었다.

그래서 초교파 신학교로 방향을 정하고 홍보하면서 확장했지만, 오순절교회가 절대 다수인 페루 교계의 일반적인 인식은 '목사가 되는데 무슨 4년씩이나 공부가 필요하느냐'는 생각이었다. 사실 페루를 비롯한 남미 교회는 뜨거운 신앙적 열심과 헌신만으로 교회를 개척하고 섬기는 교역자들에 의해 복음이 크게 전파됐다. 그런데 바로 이분들 중 다수가 신학 교육과 목회적 훈련 없이 오직 열정만으로 지교회에서 안수받고 목사가 됐기 때문에, 이제는 교역자들의 신학적 바탕과 자질의 문제가 페루교회의 근본 문제로 제기됐다.

그래서 이분들을 위해 '페루교역자협의회'와 공동으로 '21세기 목회자 재교육과정'을 개설했고, 이를 기다리던 목회자들이 매년 수십명씩 등록해 공부하며 재충전하는 열매가 있었다. 그러나 교역자 협의회가 분열되고 또 여러 원인으로 등록자가 줄고 말았다.

4년을 공부한 신학생들이 합당한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투쟁해 어렵게 받은 교육부의 학위 과정도, 그간 학위를 기다리고 있던 지원자들이 첫 2~3년간 등록해 공부했지만, 그 이후 일반 정규 학생의 지속적인 모집은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이러한 운영의 문제와 함께 필자를 비롯한 우리 선교사들은 신학교의 목표와 기능에 대해 더 심각하게 질문하고 있었다. 그것은 우리가 정말 '교회가 필요한 하나님의 일꾼을 세우고 있느냐'는 것이었다. 소속된 페루장로교회의 지방의 신학 후보생들을 위한 대책, 일반 직업을 겸하고 있는 페루 교역자들이 공부할 수 있는 방법, 일반 대학 커리큘럼을 포함해야만 하는 교육부의 정책 등을 검토하면서 방향 전환을 검토하는 중에 코로나 사태를 맞게 됐다.

코로나 사태로 엉겁결에 비대면 교육을 시행하면서 우리는 신학교의 미래를 보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신학교를 3개 프로그램으로 분리하기로 했다.

첫째는 교단의 목회자 양성과 지도자 교육을 담당할 '페루장로교신학교'로, 리마와 지방의 목회자 후보생들을 비대면으로 교육하면서 년 1~2회의 집중교육으로 보완하는 프로그램이다. 둘째는 초교파 목회자 및 평신도 지도자 양성을 위해 오순절 성격을 가미한 'ISOM(International School of Ministry)-PACIFICO' 프로그램이다. 셋째는 기존 목회자들의 재교육 프로그램으로, 목회자들이 모여 성경을 공부하는 '페루목성연 현지인 사역'을 한국의 '목회자성경연구원(목성연)'과 '미주목성연' 및 '중남미현지인사역본부'의 바탕 아래 더욱 활성화하는 것이다.

사사시대에 여호수아 이후 세대가 하나님이 하셨던 일을 몰랐다는 사실은, 계속할 일꾼의 준비가 없이 당대에만 흥왕하는 사역이 얼마나 제한된 가치만을 지니는가를 잘 보여 준다. 17년간의 신학 사역을 통해 얼마나 많은 지도자들을 세웠는가 돌아보면 죄송할 뿐이지만, 그럼에도 이 사역을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며, 앞으로 더욱 '교회를 섬기는 하나님의 일꾼'을 세울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기도드린다.

김명수 목사 / 총회 파송 페루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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