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향한 '팬심'

예수를 향한 '팬심'

[ 기자수첩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0년 11월 30일(월) 14:43
12월 한달 동안 2호선 홍대입구역 전광판에는 '예수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가 게시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역대 가장 캄캄하고 우울한 성탄절'이 될 것을 우려해 기독교 소셜미디어 채널 '교회친구다모여'가 성탄절 프로젝트로 홍대입구역에 '예수님 생일 전광판' 설치하기로 한 것이다.

전광판 축하 광고는 최근 아이돌의 생일이나 앨범발매, 데뷔기념일 등을 축하하는 이벤트의 하나로 팬덤문화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이미 지하철, 버스, 신문 등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으로 지난해 서울 지하철에서만 3000여 건이 게시됐고 장소에 따라 비용도 최고 500만원이 넘는다. 기획과 비용은 모두 '팬클럽' 회원들이 주도하는 것으로 '내 스타'를 향한 조건없는 사랑을 드러내는 강력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교회친구다모여'가 기획한 예수님 생일 전광판 광고 프로젝트도 같은 의미에서 시작됐다.

예수님의 생일을 축하고,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다 함께 예수님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예수님의 팬심'이 모였다. "예수님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팬클럽을 모집한다"는 홍보에 정말 '팬'들의 연대가 이어졌다. '팬심'은 뜨거웠다. 광고 모금을 위한 굿즈 판매가 거의 매진됐고, 직접 광고 디자인에 참여하겠다는 젊은 일러스트레이터와 캘리그라퍼들도 나섰다. 다음세대도 SNS에 해시태그를 달고 "홍대 말고 다른 역에서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여기 가보자" "역대급이다" 면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예수님 생일 축하 전광판'으로 홍대입구역이 반짝이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과는 다음세대가 감소하고 교회가 '여전히' 젊은이들의 외면을 받는 현실에서도 '여전히' 예수님을 사랑하는 다음세대들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한 점이다.

교회는 다음세대들이 '냉소적'이고 '이기적'인 지독한 개인주의라고 폄훼하지만 잘못됐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대중과 기독교 문화를 공유하고 싶어했다. '떠나가는 청년들'을 아쉬워 하기보다 '예수 팬덤 문화'를 형성하며 '팬 파워'를 과시하고 싶어하는 다음세대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더 급선무라는 사실이 더 명확해졌다. 이번 이벤트에 대해 한 50대 문화선교사역자는 "신선했다"고 말했지만 "청년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세대들이 교회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걸까? 그들은 지금도 자신들의 방법으로 '예수 팬덤 문화'를 형성하며 '팬 파워'를 과시하고 싶어하는 데 말이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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