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고결한 신앙 전하는 '성우회'

은퇴 후 고결한 신앙 전하는 '성우회'

[ 기획 ] 예장통합 은퇴 목사장로 모임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20년 12월 14일(월) 10:19
예장통합 은퇴 목사와 장로 모임인 '성우회'는 올곧은 믿음으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성우회 초창기인 1977년 염천교회에서 열린 월례회(사진 위)와 1997년 사회윤리 캠페인을 전개하던 모습.
현직에서는 물론 은퇴 후에도 고결한 '신앙 품위'를 잃지 않으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교계지도자들이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예장통합)에서 은퇴한 목사와 장로 모임인 '성우회' 회원들을 일컫는 이야기다. 1969년 6월 16일 서소문교회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조직된 성우회(聖友會)는 한자 표현 그대로 성직자 벗들의 모임이다.

설립 당시 표명한 목적을 보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은퇴목사 및 은퇴장로들이 함께 모여 친목을 도모하고 한국교회와 국가의 부흥 발전을 위하여 기도하며 복음전도에 힘쓰겠다"는 결연한 섬김의 의지가 담겨있다.

설립 목적에 밝힌 것처럼 성우회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조용히 기도와 물질로 섬기며 후배들을 숙연하게 만들고 있다. 때로는 후배들이 겉돌면 금과옥조 같은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 2019년 발행된 '성우회 50년사'에 따르면, 전도가 침체를 맞던 시기에 회원들은 노구를 이끌고 서울역, 청량리역, 장충단공원 일대에서 노방전도를 한 기록이 나온다.

특히 노후생활 재원을 선교지에 아낌없이 내어놓았다. 총회를 통해 선교사의 선교비 보조, 자립대상교회 전도비 지원, 교회 개척 지원, 장학금 기탁 사업 등을 해왔다. 이러한 선교 협조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최근 제53회기를 출범한 성우회의 현재 회장은 최해욱 장로(해방교회)다. 회원의 연령분포는 90대가 7명, 80대가 88명, 70대가 55명이다.

성우회 회장 최해욱 장로는 "성우회 회원들은 평생을 주님의 몸된 교회를 위해 헌신하고 은퇴한 후에는 함께 모여 교제와 사랑을 나누고 있다"며 "노년이어도 여전히 하나님께 능력과 지혜를 구하고 있다. 우리의 선배들이 땀과 눈물로 이루어놓은 결실을 다음세대에 온전히 전할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마포에 위치한 성우회 회관과 회원들의 예배공간. 회관은 현재 지역 재개발로 이전을 앞두고 있으며, 신축 건축비가 부족해 관심과 기도가 요청된다.
선교를 위한 예산은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된다. 그리고 선배들의 노고에 존경을 표하며 선교에 공감하는 교회와 기관이 돕고 있다.

서소문교회, 해방교회, 서현교회, 서교동교회, 신촌교회, 동신교회 등은 매월 10만원을 후원하고, 서울서노회 사회봉사부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그외에 남선교회전국연합회,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전국장로회연합회가 소정의 찬조로 돕고 있다.

주요 활동은 매달 첫째주와 셋째주 목요일에 예배를 드리고 식탁교제를 나눈다. 예배에 보통 100명 정도가 참석한다.

또한 가을에는 야외연합예배로 친목을 도모하고, 주요 절기에도 모여 나라와 민족 및 한국교회와 교단, 선교기관 등을 위해 뜨겁게 기도하고 있다.

신앙 연륜의 조언을 듣기 원하는 교회의 초청방문 행사를 갖기도 한다. 그곳에서 교인들과 함께 예배드리며 영적 소통을 나눈다.

성우회 안에는 찬양단과 기악선교단의 소모임도 있다. 호흡이 다하는 날까지 찬양하며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를 전하는 역할을 한다.

최해욱 장로는 "성우회 회원 모두가 기도와 말씀을 열정적으로 사모하고 있다. 그 뜨거움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며 "일생동안 교회 속에서만 살다 이제 하나님나라 가기 전의 간이역이 성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우회 제53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회원들과 제53회기 회장 최해욱 장로(사진 아래 오른쪽 4번째)를 비롯한 임원들.
성우회는 현재 회관 신축을 위해 기도 중에 있다. 1981년 서소문교회 한 권사의 부지 기부를 통해 건축된 회관이 주변 재개발로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회관의 재산은 현재 서울노회 유지재단에 속해 있다. 그동안 회관은 한 교회에 임대를 주고 일부 공간을 성우회의 모임 장소로 사용해왔다.

성우회 회관은 예배 드릴 마땅한 공간이 없어 여러 교회를 전전하며, 혹은 야외를 돌다 정착한 추억의 장소다. 특히 은퇴 후에 본인이 시무하던 교회에 머무는 것이 여의치않던 목사들에게는 성우회 회관은 쉼터였다.

이전하는 곳이 골목 안쪽에서 도로변으로 위치는 더 좋아지지만 건축비 일부만 지원받아 약 5억원 정도의 추가건축비를 성우회가 자체적으로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후원이 절실하다.

내년 6월 실측량에 들어가는 새 회관이 완공되면 공간 일부 임대를 주고 재정이 이전보다 탄탄해지는 것을 통해 국내외선교 후원의 지경을 넓히는 것은 물론 생활이 어려운 성우회 회원을 비롯한 은퇴한 이들의 복지와 신구세대의 소통에 사용할 계획이다.

성우회 부회장 우영식 장로(고척교회)는 "열악한 환경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우회 회원들은 복음에 빚진 자들로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며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라와 한국교회를 위하여 믿음과 열정을 가지고 열심을 다하여 기도하고 있으며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 그날까지 우리들의 사명을 감당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성우회 회관이 모든 세대의 목사님과 교인들, 청년들이 편하게 와서 함께 어울리고 소통을 나누는 공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설명했다.

최해욱 장로는 "성우회 회관이 제일우선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그리고 우리 성우회 개인의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위해 활용되어지기를 기도하고 있다"며 "본향에 가기 전, 후대를 위한 우리의 간절한 소망이다"라고 강조했다.

신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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