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교회가 처한 현실 직시하자"

"이제라도 교회가 처한 현실 직시하자"

[ 2-3월특집 ] 한국교회 백신을 찾아라 - 바른 신학 바른 신앙 ②목회지의현주소

이경재 목사
2021년 02월 15일(월) 08:24
우리 사회와 교회에 갑작스레 찾아온 코로나 19의 충격파가 언제까지 지속될까. 다들 만나는 분들마다 걱정이 태산이라 말들 한다. 그러나 목회 현장에서 더 속이 타들어가는 것은 규모 작은 교회들에게 더 심각하다. 그렇지 않아도 자립이 안 되는 다수의 교회 목회자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생계와 목회를 고달프게 병행해 나가는 형편임을 우리는 잘 안다. 단지 주님의 부르심에 대한 사명감으로 버티다가 이젠 코로나 19 이후 그것마저 붕괴되고 있다. 생계를 버틸 일자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어디 이뿐일까? 교회 안에서는 더 큰 혼란과 안타까움이 가중되고 있다. 그것도 교회 내부의 충격 때문보다는 교회 밖에서의 좌충우돌하는 몇몇 교회들의 공공성 상실의 여파 때문이다. 이구동성으로 다들 하는 얘기가 있다. 이젠 교인들이 어디 가서 '예수 믿으라'고, 또는 '교회 나오라'는 말을 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성도들은 교회 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가는 처지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교회가 전하는 복음에 대한 신앙의 확신이 흔들리고 신앙인이라는 자기 정체성의 혼란을 목회 현장에서 겪고 있다. 이토록 코로나19 이후에 급격히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이라는 제자리를 잃어가는 오늘의 교회를 불신자들조차도 다들 걱정하며 한국교회의 미래를 지켜보고 있는 현실이다.

코로나19 이후에 수많은 비난의 화살들이 교회에 쏟아져 왔다. 누가 누구를 탓하겠는가? 한마디로 사면초가이다. 그런 비난들 속에서 지난 1년 목회 현장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우리 교회는 그렇지 않습니다'는 팻말까지 교회에 등장했다. 복음을 들고 세상에 나가 씨를 뿌리고 수고를 하여도 열매 없는 길을 한국교회는 코로나19 속에서 걸어왔다. 얼마 전에 목회데이터연구소에서 기윤실이 조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이후 1년 지난 시점에서 다시 한국교회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발표했다. 그런데 그 조사의 결과가 우릴 더 의기소침하게 만든다. 하나님 나라와 복음 전파의 주제인 우리 교회의 신뢰도가 32%에서 21%로 급락했다는 통계는 교회의 앞날이 얼마나 암울한가를 나타낸다. 이런 암울한 판세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인해 유독 기독교회들만 손가락질을 당하도록 여론이 조작되고 있다는 일부 교회들의 억지도 있다. 그러나 그런 주장은 정말 목회 현장의 밑바닥과 사회 현실을 제대로 보지도 알지도 못한 아전인수적인 착시현상으로 여겨진다. 물론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는 교회의 미래가 무너져 내리는 징조들을 반복해서 말해왔다. 어떻게 될 것인가? 그 끝을 몰라서가 아니다. 21세기에 들어서서 교회학교의 급격한 붕괴의 예측과 청년들의 교회이탈 현상, 가나안 교인들의 증가, 또 교회 내의 끝없는 분쟁들, 번영신학의 퇴락, 교회의 사회적 공공성과 신앙윤리의 상실, 등등. 사실 뼈아픈 자성의 목소리만 우리는 반복해왔을 뿐이다. 교회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다양한 신학적 토론들과 목회적 자성은 결과적으로 탁상공론이란 느낌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교회 현실을 다시 직시해야 한다. 실제로 교회학교의 영유아부나 어린이 학생부서는 자연적 감소추세에 더해서 코로나 이후에 거의 자멸 상태에 들어간게 현실이다. 우리가 겪는 오늘의 목회 현장은 식물인간처럼 병상에 드러누워 숨쉬기 운동만 할 뿐이다. 마치 죽을병에서 낫기를 마냥 기다리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런 사면초가에 몰린 목회 현장에서 과연 한국교회는 어떻게 박차고 빠져나올 수 있을까?

코로나19 이후로 오늘의 목회 현장은 폭탄이 날아드는 전쟁 상태로 빗대어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교회의 과반이 넘는 작은 규모의 교회들은 일차적으로는 재정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저기 빚내어 교회를 개척했지만 예상치 못한 폭발사고에 이젠 기도의 집을 잃고서 길 밖에 나와 앉아야 하는 처지들이 많다. 어떤 노회들은 이에 대한 긴급 처방으로 규모 큰 교회가 종자 후원금을 내어 십시일반으로 교회들이 모금하여 어려운 교회들을 돕는 고통분담 프로그램을 작동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렇다고 재정문제가 확 풀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들이 동참한다는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를 담았다고 보인다.

그러나 이런 노력 중에도 몇몇 교회의 비상식적 탈선과 일부 목회자들의 신학 부재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하나님의 말씀과 거룩한 교회에 대한 이해의 부족과 입으로 고백만 하면 천국에 들어간다는 식의 선교회적 발상은 교회 속에 왜곡된 짝퉁 신앙을 양산했다. 그런가 하면 교회가 교인들을 각종의 프로그램과 교회의 외적 성장에 매달리게 만들었다. 주님의 제자라는 상품 태그를 붙여서 사회 속에 내놓지만 팔리지도 않는 상품처럼 취급당하는 교인들의 현실이 안타깝다. 어디 그뿐인가? 정치적 성향에 편승해서 교회의 권력화에 몰두하는 일부 교회의 신앙은 결국 젊은이들을 교회에서 떠나게 만들고 국민 대다수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렇게 본다면,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올바른 교회 개혁운동이라 할 것이다. 오늘도 추락하는 교회를 다시 일으켜 세울 새 날개는 과연 무엇일까? 이젠 전도의 문조차 꽉 막혀버린 비대면의 목회 현장을 그냥 놔둘 수는 없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4, 16)는 예수님의 준엄한 말씀 앞에 우리의 목회 현장은 오늘도 내일도 서 있어야 한다.

바른 신학과 바른 목회와 바른 신앙이 정말 한국교회의 백신이라고 말한다면, 이제는 코로나 19로 잃어버린 신앙의 언어들을 한국교회는 어떻게 회복해야 할지 응답해야 한다. 우리 교회는 바른 복음을 전파하며 주님의 말씀 따라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도록 자신을 성찰하고 바르게 거듭나야 한다. 핑계해야할 시간이 없다. 그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더욱 분명히 주어졌다. 한국교회의 추락한 신뢰도는 교회의 십자가며 뼈아픈 상처지만, 오히려 그것이 교회의 교회다움의 회복하는 부활의 계단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경재 목사/함께하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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