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건 민주화 투쟁' 미얀마 돕기, 교계 나선다

'목숨 건 민주화 투쟁' 미얀마 돕기, 교계 나선다

(사)함께하는아시아생명연대, 기윤실 등 성명서 발표 및 모금운동 나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1년 03월 04일(목) 07:45
미얀마 군부에 의해 자행된 쿠데타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 <사진제공/ 구민교회 미얀마공동체>
군부에 의해 자행된 쿠데타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 <사진제공/ 구민교회 미얀마공동체>
미얀마 국민들이 군부에 의해 자행된 쿠데타에 항의하며 연일 목숨을 건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도 이들의 민주화운동을 지지하고 연대의 뜻을 보이고 있다. 총회 사회봉사부(부장:임한섭, 총무:오상열)도 오는 16일 화해평화위원회(위원장:최광순) 주관으로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인들의 증언 시간을 마련해 현지 상황을 듣고, 이들의 요구를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자회견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시아권에서 발생나는 사회적 사건에 대해 기독교적인 동참을 추구하는 (사)함께하는아시아생명연대(대표:김경태)와 경북노회 구민교회 내 재한 미얀마공동체는 3일 성명서를 통해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즉각 중단하고, 시민들에 대한 살육적인 진압을 즉각 멈출 것을 촉구했다.

(사)함께하는아시아생명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미얀마 군부는 불법구금한 정치인들과 시민운동가와 시민들을 즉각석방할 것"과 "한국 정부와 유엔은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즉각 실천할 것"을 요구했다.

대표 김경태 목사(구민교회)는 "교회 내 미얀마인들의 공동체가 있는데 이들을 도우려고 보니 벌써 자기들끼리 자국의 상황을 위해 기도하며, 재정적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1000만 원을 모아 미얀마의 민주화투쟁단체에 송금한 것을 확인했다"며 "현재 미얀마에서는 젊은이들이 팔뚝에 자신의 혈액형과 자신의 마지막 메시지를 적은 채 민주화를 위해 몸을 던지고 있는데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상황과 비슷해 결코 우리나라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교회가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더욱 관심을 갖고 기도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사)함께하는아시아생명연대는 대구 지역에서 교회들의 관심을 촉구하며 교단을 초월해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후원금 입금계좌 대구은행 050-08-025230-4 외국인노동상담소)

총회 사회봉사부도 오는 16일 아시아 민주화를 위한 연대의 차원에서 미얀마의 상황을 대외에 알리고, 기독교인들의 관심과 기도를 촉구하는 '증언의 시간'을 마련한다. 오상열 총무는 "우리나라도 군부 독재의 아픔이 있는 나라이고,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희생을 통해 군부가 정당성을 획득하지 못하고 우리가 계속해서 민주화를 요구할 수 있었던 것과 똑같은 상황이 지금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총회 사회봉사부는 생명 평화 정의를 실천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인권을 옹호하는 차원에서 재한 미얀마인들의 증언 자리를 갖는 것"이라고 행사취지를 밝혔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도 3일부터 미얀마 민주화 운동 사상자를 돕는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기윤실은 "미국과 EU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미얀마 군부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여러 국가적인 이해관계에 얽매여 아직 유효한 개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라며 "그러하기에 우리는 국가 차원의 개입만 기다리면서 발만 구르고 있을 수 없다. 시민들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고 실제적인 도움의 손길을 통해 연대의 마음을 전달하는 일에 나서고자 한다"며 모금 운동의 취지를 설명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우리는 먼저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사망자들의 유가족을 위로하고, 부상자들의 치료를 돕는 모금 운동을 시작한다"라며 "아주 작은 일이지만 이 일은 군부의 유혈진압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평화적 저항을 멈추지 않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될 것"이라고 한국교회의 동참을 호소했다.(후원금 입금계좌 국민은행 435001-01-435682 (사)국제민간교류협회)

이외에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국제위원회는 지난 2월 24일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기도와 연대를 요청하는 '한국교회와 사회에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며 미얀마의 상황에 교회가 관심을 가질 것을 요청했다. NCCK는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와 세계교회협의회(WCC) 등과 연대해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원할 수 있는 난민지원 모금, 구속자 지원 활동 등의 사역을 진행할 예정이며, 주한 미얀마대사관과 한국 외교부 등에도 한국교회의 요구를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총무도 지난 2월 3일 미얀마의 정의와 평화 수호를 염원하는 공동목회서신을 세계의 회원 교회들에게 발송한 바 있다.


표현모 기자

# 우리나라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상황과 거의 동일

<미얀마 쿠데타와 시민들의 민주화 운동이 궁금해요>



지난 2월 1일 새벽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의 총선이 부정선거라는 명목으로 1년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미얀마의 실질적 국가 지도자 아웅 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미얀마 대통령, 민주민족동맹(NLD) 고위 인사들을 구금했다.

현재 미얀마의 군경은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18명이 사망했으며, 지난 3월 3일에는 최소 38명의 시위대가 군사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대한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유엔 미얀마 특사가 밝혀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1948년 독립국을 수립한 이래 1962년 네윈 장군의 쿠데타로 인한 독재정치가 시작된 버마(현 미얀마)는 국민들의 대규모 민주화운동에도 오랜 기간 민주화를 이루지 못했다. 군부는 2008년 헌법에 국회의원 25%를 군부에 할당하며, 개헌을 위해서는 국회의원 75%가 찬성해야 한다는 조항을 삽입해 선거에서 NLD가 승리하더라도 실제적으로는 자신들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어놓았기 때문이다.

2015년 총선에서 아웅 산 수치 여사를 실질적 통치자로 한 문민정부의 시대가 열렸고, 2020년 11월 8일 NLD당이 또 한번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군부는 유권자 명부가 실제와 차이가 있다며 부정선거를 지적했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자 올해 2월 1일 쿠데타를 감행했다.

현재 많은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 쿠데타 집권에 굴복하지 않고 평화적 저항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군경들은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포해 최소 18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지난 3월 2일에도 시위대를 향해 또다시 실탄을 발사, 최소 3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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