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예배에 대한 확신 증가, 신앙심도 커졌다"

"안전한 예배에 대한 확신 증가, 신앙심도 커졌다"

퓨리서치센터,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앙생활 조사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1년 03월 31일(수) 09:03
"이번 부활절엔 10명 중 4명이 현장 예배에 참여할 것입니다. 미국교회는 천천히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지난 22일 '코로나19가 신앙과 예배에 준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미국인 대상 조사지만 인종, 민족, 성별, 종교를 초월해 조사가 이뤄지는 만큼 전세계 기독교인들의 입장을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지난 1~7일, 1만 205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먼저 보고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교회들이 방역과 안전에 상당부분 자신감을 갖게 된 것'에 주목했다.

'감염병에 걸리거나 감염병을 확산시키지 않고 안전하게 예배를 드릴 수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6%가 '매우 그렇다' 또는 '다소 그렇다'의 긍정적 답변을 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조사 결과 보다 12% 상승한 수치다. '안전을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은 35%에서 23%로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최근 한달 동안 현장 예배에 참석했다는 응답자도 지난해보다 9% 늘어 42%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최근 한달 온라인 예배 참석자는 7% 줄어 65%로 파악됐다.

연구소는 "올해 부활절엔 미국 기독교인 중 39%가 현장 예배를 드릴 것"이라고 밝히며, "팬데믹 이전 평균인 62%보다는 적지만, 예전의 신앙생활로 돌아가는 증거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가지 의미 있는 결과는 기독교인 중 23%가 '코로나19 사태로 신앙이 더 강해졌다'고 답한 점이다. '신앙심에 큰 변화가 없다'는 51%, '신앙이 약해졌다'는 4%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상당수는 2019년 실시된 다른 설문에 참여했던 사람들로, 당시 '신앙이 나의 삶에서 중요하다'고 답했던 사람들 중엔 42%가 '코로나19 사태로 신앙이 더 강해졌다'를 택해, 신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지난 1년 간 신앙 성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연구소는 몇몇 응답에서 흑인 기독교인이 다른 그룹과 차이를 보이는 점을 언급하며, 경제적 여건과 신앙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달 예배 참석자를 대상으로 한 질문에서 백인은 53%가 현장 예배의 안전성을 확신했고, 9%만이 '모임을 갖지 않아야 한다'고 답했지만, 흑인의 경우 안전성 확신은 28%, 모임을 중단해야 한다는 30%로 나타났다. 흑인 중 '이번 부활절 현장 예배에 참석하겠다'는 응답자는 32%였는데, 이는 백인 평균 41%보다 9% 낮은 수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흑인의 부활절 예배 참석률은 68%로 전체 평균인 62%보다도 높았다. 연구소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색 인종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쳤고, 흑인은 현장 예배로 돌아가는 데 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관심을 끄는 설문조사 결과는 흑인의 경우 일상적인 신앙생활로 돌아가는 경향이 가장 낮았지만, '코로나19로 신앙이 더 강해졌는가'라는 질문엔 38%가 '그렇다'고 답해, 전체 평균보다 15%가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열악한 환경이 신앙에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추정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미국교회 중 82%가 온라인 예배를 지원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7월 대비 3% 정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염병 예방 노력도 상당부분 확대됐는데, 여전히 한국과는 큰 차이를 보여, 사회적 거리를 요구하는 교회는 51%, 마스크 요구 51%, 인원 제한 42%, 회중 찬양 제한 25%로 조사됐다.

백신 보급으로 희망적 기대가 증가하고 있지만, 전세계 기독교인들이 직면한 상황은 여전히 한국보다 훨씬 열악하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지난 주간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도주간'으로 정하고, 회원 교회들의 기도를 요청했다. WCC는 전세계에서 200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을 한탄하며, 어린이, 빈민, 유색인종 등 감염병에 취약한 사람들에 대한 교회들의 관심을 요청했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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