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크로스

데드크로스

[ 이슈&ISSUE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21년 04월 13일(화) 08:33
데드크로스



경제 용어에 '데드크로스(Dead Cross)', '골든크로스(Golden Cross)'가 있다. 주식 시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용어로, 주가나 거래량의 단기 이동평균선과 중장기 이동평균선이 위·아래로 교차하는 점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이로 인해 누군가는 좋아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눈물을 흘려야 할 정도로 힘들어 할 수도 있다. 희비에 따라 누군가는 '데드크로스'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골든크로스'가 된다.

주식을 하거나 경제에 밝은 사람에게는 '데드크로스', '골든크로스'가 익숙한 용어일 것이다. 그러나 경제에 대해 크게 관심 갖지 않는 사람이라면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용어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데드크로스'가 최근에 주목을 받는 용어가 됐다. 인구문제 때문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대변되던 우리나라 인구문제가 예견했던 대로 인구 감소 톨게이트를 넘어선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범접할 수 없는 저출산 국가인 우리나라의 인구가 드디어 인구 증가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접어들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통계청이 지난 2월 발표한 2020년 인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27만여 명이고, 사망자 수는 30여 만명으로 출생아 수보다 사망한 인구수가 약 3만 명이 많다. 또 올해 1월 인구동향을 보더라도 출생아 수는 2만 5003명인데 반에 사망자수는 2만 7181명으로 사망자수가 2178명이 많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인구가 지난해 1년동안 약 3만 명이 줄어들었고, 올해 1월만 해도 2천여 명이 줄어든 결과다.

이같이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많아지는 교차 점을 두고 '데드크로스'라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구절벽이라고 말할 정도로 출생아 수가 감소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 데드크로스를 맞이한 만큼, 인구 감소 속도 또한 과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현상을 두고 여기저기서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다'고 아우성이다. 0.84명까지 떨어진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당 출생아 수)이 반등하지 못하고 이대로 진행된다면 2040년에 우리나라 인구는 500만 명 이상 줄어든 4500만 명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58년에 우리나라 인구는 4000만 명 아래로 내려가고, 지금부터 80년 후인 2100년이면 1748만 명으로 인구가 감소한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인구 데드크로스, 인구 감소 톨게이트를 지난 신호등 없는 고속도로를 무한 속도로 달리고 있다. 속도를 줄이기 위해 엄청난 재정을 들여 브레이크를 작동해 보지만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멈출 수 없는 과속의 끝은 앞에서 말한대로 '지구상에서 대한민국이 사라지는 것'이라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그럼, 이같은 인구 감소 현상에서 교회는 자유로울까? 깊이 고심하며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한국 교회는 이미 10년 전에 데드크로스를 경험했다. 교회로 유입되는 교인들(전도에 의한 증가, 교인들 출산에 의한 자연증가 등) 보다 교회에서 빠져나가는 교인들(교인 사망, 저출산으로 인한 자연 감소, 기존 교인의 교회 이탈 등)이 많아진 것이다.

한국교회는 기독교인구가 10여 년전만 해도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23~25%를 차지한다고 자랑해 왔다. 그러나 정부 통계청이 발표한 종교인구에 따르면 기독교인구는 19%에 머물고 있다. 실질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인원은 더 적을 것으로 보여진다. 대한예수교장로회가 지난해 총회에서 발표한 교세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0년에 비해 2019년 전체교인수가 35만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교세 감소는 예장 총회뿐만이 아니라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대부분의 굵직한 교단에서도 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로나19가 교인들의 발길을 교회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하고 있지 않은가.

인구가 증가하면 그 속도에 맞춰서 정책이 세워져야 안정적인 사회를 유지할 수 있다. 반면에 인구가 감소하면 이에 맞게 적절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 당연히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물론 교회도 마찬가지다. 교세가 증가할 때에 적용하던 방식(정책)을 교세 감소 시대에도 그대로 유지한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지 않겠는가.

한국교회는 이미 나타난 데드크로스를 인정해야 한다. 1970, 80년대에 십자가만 세우면 교인들이 유입되던 환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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