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우공이산', 홀로 교회당 건축해 '눈길'

현대판 '우공이산', 홀로 교회당 건축해 '눈길'

양산영락교회 최광희 목사, 대리운전 해가며 홀로 교회당 건축 완공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1년 04월 30일(금) 14:01
양산영락교회 최광희 목사.
愚公移山 (우공이산). 남이 보기엔 어리석은 일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재정이 없어 혼자 교회를 짓기 시작한 목사가 2년만에 교회를 완공한 후 현재 교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어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경기노회 양산영락교회 최광희 목사는 3년 전 당시 상가에 입주해 있던 교회 보증금 5000만 원으로 부지를 매입한 후 혼자 교회당을 짓기 시작, 지난해 말 완공했다.

최 목사는 7년 전 상가에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를 해오다가 한 교회로부터 건축비를 빌려 교회를 완공한 다음 교회 건물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갚기로 약속을 한 후 교회 건축을 계획하고 부지를 매입했다. 그러나 교회 부지는 매입했지만 건축비를 대출해주기로 한 교회의 사정이 여의치 않게 되어 건축비를 충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최 목사는 이에 좌절하지 않고 혼자 예배당을 짓게 됐다. 기초공사와 바닥공사는 자신이 할 수 없어 전문가에게 맡겼지만 그 이후 거의 모든 공사는 최 목사 홀로, 때로는 세 아들과 아내까지 동원되어 진행됐다. 10여 명의 교인들에게 공사에까지 동참해달라는 말을 할 수는 없는 형편이었다.

난생 처음 건축 및 인테리어를 홀로 감당하기 위해 그는 유튜브 영상을 보고 익혀서 조금 조금씩 건축을 해나갔다. 건축비가 없어 밤에는 대리운전을 해 돈을 모았고, 그 돈으로 자재를 하나 하나 구입해나갔다. 기둥을 세우고 천장 공사를 하고 인테리어를 차곡차곡 진행해나가자 그를 아는 목회자들이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와 공사를 돕기도 하고, 전혀 알지 못하는 타교회 교인이 헌금을 하기도 했다.

목사 혼자 너무 오랜 기간 고군분투하며 건축하는 모습을 보고 동석교회(김상출 목사 시무)에서 내부 인테리어를 위해 재정과 공사를 지원해주기도 했다.

결국 양산영락교회의 새 예배당 건물은 지난해 말 준공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의 공사로 무리한 탓인지 양쪽 손목에 척관절충돌증후군이 생겨 4주 전 왼쪽 손목 수술을 받고, 6월에는 오른쪽 손목마저 수술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간암을 유발할 수 있는 C형 간염이 몸 안에서 활동 중인 것이 발견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

최광희 목사는 "목사가 교회를 지을 수 있다는 것에 힘든 줄 모르고 일했다"라며, "혼자 시작은 했지만 여러분들이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도움을 많이 주셨다. 아니었으면 아직도 공사가 안 끝났을텐데"라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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