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씨의 당선이 한국교회에 가져올 영향

이준석 씨의 당선이 한국교회에 가져올 영향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1년 06월 21일(월) 23:09
최근 제1 야당인 국민의힘 당대표에 36세의 이준석 씨가 당선되면서 전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정치권의 변화가 한국 교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7일부터 21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정치권에서 젊은 세대 리더십 등장이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러한 젊은 세대 리더십 등장이 한국 교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십니까?"라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3.2%, 그 다음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19.9%, '모르겠다' 6.9%의 순으로 나타나 정치권의 변화가 한국 교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준석 씨의 당대표 당선을 교회로 치환하자면 한 교단의 대표, 다시 말해 총회장이 된 셈이다. 실무 담당인 사무총장이 아닌 대표성을 띤 총회장이다.

한국 교회에서 36세면 한 교회의 부목사 정도일 것이다. 30대 목사는 노회에 참석하더라도 발언 한번 제대로 하는 경우가 없다. 만약 노회 일에 대해 발언을 한다면 노회 내에서 버릇 없는 목사, 분위기 파악 못하는 목사로 찍힐 것이다. 총회 총대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는 것이 현실이다. 총회 총대 중에는 40대도 찾아보기 힘들다.

WCC 등 세계교회의 연합기관들은 총대 선출시 반드시 여성, 평신도, 청년층에 할당제를 적용해 청년들이 청년층의 의견을 대표하게 한다. 지난 5월 6~8일 개최된 독일복음주의교회협의회(EKD) 총회에서는 25세의 젊은 청년 여성인 안나 니콜 하인리히(Anna-Nicole Heinrich)가 의장에 당선돼 세계교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출석교회에 불만족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 '교회 지도자들의 권위주의적 태도'가 34.9%, '시대의 흐름을 좇아가지 못하는 고리타분함'이 31.4%로 가장 높았다. 또한, 응답자의 53%가 교회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싶다고 밝혀 더 이상 수동적인 역할에 머무는 것이 아닌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정치부는 오는 9월 교단 총회를 앞두고 지난 제105회 총회 수임안건인 '총회 총대 비례대표제(특별총대) 실천 연구 방안'에 대해 연구 중이다. 총대 1500명의 평균 연령이 60대를 넘고 남자 위주이기에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총회 정책에 반영할 수 없으므로 다양한 계층의 의견이 총회 에 반영되게 하자는 목적에서 상정돼 정치부에서 연구하도록 결의된 바 있다. 이준석 신드롬으로 인해 총회 총대 비례대표제 연구는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젊은이들이 그 집단의 주도권을 갖고 대표까지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때 교회도 비로소 '진짜 변화'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교회가 더 이상 '올드 보이(old boy)'의 집단으로 남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이라도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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