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상생의 공동체

남녀상생의 공동체

[ 기자수첩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06월 28일(월) 07:54
양성평등은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영역에서 남자와 여자를 서로 차별하지 않고 동등하게 대우하여 똑같은 참여 기회를 주고, 똑같은 권리와 의무, 자격을 누리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혹은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기회를 차단당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최근에 만난 40대 A목사는 자신을 교회 내 유일한 '여'목사라고 소개했다. 한국교회 대부분의 교회가 여성보다 남성 목회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실제로 대형교회에서도 여성 목회자를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또 다른 여 목사는 "부목사는 담임목회로 가기 위한 수련의 과정이지만 여성에게는 기회가 없다"면서 "부목사로서 설교와 교회 행정 처리, 전도와 양육 등 목회현장에서 배워야 할 훈련을 배울 수 있어야 하는데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개척을 하고서도 어려움이 많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뿐인가. 입이 닳도록 한 얘기지만 한국교회 여성도 비율은 60%가 넘는데 정책에 참여하는 여성총대는 여성안수를 법제화 한지 2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1~2% 안팎에 머물고 있는 현실이다. 하물며 지금까지 '교회에 덕이 안된다'는 이유로 여성목사 안수를 허락하지 않는 교단도 존재하는 상황을 보면 한국교회의 양성평등은 갈 길이 멀어보인다.

때문에 성평등한 교회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고 이를 정책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독립적 기구가 필요하다. 이에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제98회기 여성위원회를 신설하고 여목사, 장로들의 교단 정책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제104회기 '양성평등위원회'(이하 양평위)로 명칭을 바꾸고 여성총대할당제 법제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으며 제105회 총회에서는 여성 목회자들이 다양한 방면에서 사역할 수 있도록 '여교역자사역연구위원회'를 조직과 교단 안에 양성평등 인식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노회가 의무적으로 양성평등 교육을 실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청원했다. 그러나 제105회기 중에 '양평위'는 인권 및 평등위원회로 통폐합됐다. 여성들은 양평위 통폐합에 대해 사전에 전혀 듣지 못했다. 뿐만아니라 양평위 위원들이 모두 배제됐고, 예산도 편성되지 않았다.

"사실상 폐지된 것"이라는 여성들은 양평위 부활에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들은 "평등과 여성인권은 다르다.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기에 존중받아야 한다"면서 총회의 낮은 양성평등인식을 지적했다. 그들은 "총회는 아직도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면서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여기고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인권위원회에 통합시킨 것 같다. 여성은 목회의 보조적인 역할이 아니라 건강한 교회를 세워가는 동역자"라고 강조했다.

여성이기 때문에, 혹은 남성이라서 불평등을 느낀다면 바로 그 곳이 양성평등 정책이 필요한 곳이다. 오는 제106회 총회에서 인권 및 평등위원회는 평등위원회를 '양성평등위원회'로 명칭을 변경, 분리를 청원한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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