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와 여름성경학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와 여름성경학교

[ 기자수첩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1년 07월 19일(월) 16:15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올해 교회학교 여름 프로그램 준비에 비상이 걸렸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산하 교회학교 연합회들에 따르면 상당수의 교회들이 급히 여름성경학교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거나 연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체로 달라진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2차 대유행을 겪던 지난 여름엔 온라인 소통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부족했지만, 다행히 1년 동안 비대면 모임을 진행하며 교회들의 활용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교회학교 아동부전국연합회는 8월 19일로 예정된 제30회 전국어린이대회를 앞두고 이번 달 열리는 권역 협의회별 대회도 온라인을 최대한 활용하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대회도 모임 시간이나 방법은 달라질 수 있지만, 교사와 부모는 유튜브로 참여하게 하는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여름성경학교도 어려움은 있지만 비교적 침착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이미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60여 노회가 여름성경학교 강습회를 가졌고, 특히 총회 교육자원부 교재가 온라인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면서, 교회들의 대응이 훨씬 수월해졌다. 아동부전국연합회 사무처장 석문홍 장로는 "대부분의 교회가 온라인 예배의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여름성경학교에도 쉽게 대응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래도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상황에서 더 많은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교사들을 위해 기도하고 지원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반면 교회학교 영유아유치부전국연합회는 아동부에 비해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온라인으로 성경학교를 진행하려면 부모들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상황이다. 모든 노회가 강습회를 진행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하면 올해는 절반 정도의 교회가 성경학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회 한신자 총무는 "여러 교회가 성경학교를 연기하면서 이제는 '여름'이란 표현이 맞지 않게 됐다"며, "앞으로는 계절의 제한 없이 교회 상황에 맞춰 모임을 진행하는 일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한 교회가 총회 여름성경학교 교재를 활용해 제작한 영상을 다른 교회들이 참고 또는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교회 교역자가 출연한 영상을 그대로 사용하긴 어렵다 보니, 성경학교 영상을 직접 만들 수 없는 교회 중엔 연합회나 총회 주도로 영상 제작이 이뤄지길 원하는 곳도 있다.

코로나19로 교회학교 교육은 과도기를 맞고 있다. 과도기가 길면 안정적 변화가 가능하겠지만, 교회학교들은 짧은 시간 동안 개혁에 가까운 변화를 요청받고 있다. 연합회 실무자들은 "그 동안 총회-노회-교회가 협력해 교회학교 교육을 진행해 온 만큼, 보다 계획적인 변화를 위해선 이들의 논의가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문제는 예산이다. 기존의 것을 유지하며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데는 그 만큼의 예산이 필요하다. 예산 문제로 결국은 둘 중 하나만 택하게 되는 현실에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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