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중앙위 중 고 김동성 목사 추모...뭉클"

"WCC 중앙위 중 고 김동성 목사 추모...뭉클"

2021년 WCC 중앙위원회 온라인 회의를 마치고

배현주 박사
2021년 07월 22일(목) 16:20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회가 지난 6월 23일부터 29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코로나로 인해 일 년 연기된데다가 유례없이 비대면으로 열리게 되어 참석률이 저조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대면회의 때나 다름없는 적극적 참여가 이루어져 모두 힘을 얻는 분위기였다. 비대면 상황의 여러 제약으로 인해 평소와는 달리 지극히 제한된 의제만을 다루었다. 총무선출은 WCC와 스위스의 법규와 관행에 따라서 내년 2월 대면 중앙위원회로 연기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세계적으로 많은 교인들과 목회자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구촌의 지역교회들은 예배와 교육, 친교와 재정 등 모든 영역에서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디지털 뉴노멀로 전환할 수 있는 교회들은 적극적으로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있으나, 인터넷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국가적으로나 교단 차원의 지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회경제적·심리적 위기를 겪고 있는 외로운 교회들도 아직 많이 있다.

아그네스 아붐 의장은 현재 팬데믹 상황을 겪는 교회의 충격과 WCC 창립 즈음의 교회의 상황을 비교하였다. 당시 기독교 문명을 표방하던 서구 유럽 국가들은 세계대전의 진원지가 됐고 교회는 평화운동에 성공하지 못했다. 참혹한 살상과 파괴, 분열과 적개심이 팽배하던 시절에, 인류의 죄성과 파괴적인 악과 싸우는 일선에 서서 고난 당하던 교회 리더들은 인류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가시적 일치의 중요성을 절감하며 WCC를 창설하게 됐다. WCC 창립 역사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정신적 유산은, 교회가 현재 겪고 있는 충격과 위기 속에서 오히려 에큐메니칼 운동의 새로운 추진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는다.

제11차 총회는 본래 올해 개최되어야 했으나, 코로나 상황 때문에 일 년 연기되어 2022년 독일 칼스루에에서 열릴 예정이다. 총회준비위원회는 내년 총회가 현장 참여와 온라인 참여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총회가 될 것으로 보며 여러 시나리오를 마련하여 계속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총회 주제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신다"이다. 각종 혐오와 증오, 집단 이기주의와 분열이 팽배하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난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랑을 고백하고 찬양하는 주제다. 지금 세상은 코비드19 팬데믹, 기후위기, 인종차별과 증대하는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 두려움과 미움을 조장하는 권위주의적 정치를 통한 민주주의의 손상, 디지털 혁명 등으로 들끓고 있다. 분단과 교회분열의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나라는 화해와 일치를 필요로 하는 세상의 대표적인 한 사례일 것이다. 교회가 용서와 치유를 가능하게 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의 운동성을 회복할 때, 세상의 화해와 '값비싼 일치'를 위한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교회는 서로 다른 의견을 지닌 사람들이 하나님의 뜻을 찾으며 열린 마음으로 기도하고 대화하는 '안전한 공간'이어야 한다.

중앙위원회 때마다 가장 마음에 울림을 주는 내용 중의 하나가 추모순서이다. 전 회의 이후 돌아가신 교회 지도자들과 에큐메니칼 운동 리더들의 이름과 생애를 기억하고 기리는 순서이다. 이번 리스트는 유독 길었다. 2018년 2월에 돌아가신 빌리 그래함 목사의 이름 바로 아래, 2018년 3월에 세상을 떠난 김동성 목사가 언급되어서 마음이 뭉클했다. 예장 통합 총회 에큐메니칼 업무 담당자, 새문안교회 부목사, 장로회신학대학교 강사로 국내에서 일하다가, WCC 디아코니아 프로그램 실장 및 한반도 평화를 촉진하는 프로젝트의 담당자로 수고했던 김 목사의 인생이 요약되어 있었다. 2013년 제10차 부산총회를 위한 김목사의 공헌은 지대했다. 제11차 칼스루에 총회를 준비하는 이 기간에, 국내외 에큐메니칼 운동에 실질적 공헌을 하셨던 고인이 되신 어른들의 족적과 함께, 후배 에큐메니스트 김 목사의 발자취를 기린다.



배현주 박사

WCC 중앙위원·총회한국교회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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