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토양 속에서도 자라는 희망의 꽃

코로나 토양 속에서도 자라는 희망의 꽃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1년 07월 26일(월) 19:50
"통장에 단돈 1만 원밖에 안 남았어요."

코로나19를 맞아 겪는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희망을 찾으려는 교회의 모습을 지면에 담기 위해 기획한 본보의 '현장르포-아픔의 현장에서 희망을 보다' 취재를 위해 만난 한 교회의 목회자가 취재기자에게 던진 말이다. 월세를 내지 못해 지하 예배당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상황에서 타교회의 식당에서 매주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그 교회 목사의 한숨은 이 기획을 위해 아이디어와 사례를 모으던 우리 기자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본보 기자들은 이번 기획을 위해 예배당을 잃은 자립대상교회, 지방의 노인들만 남은 교회, 전도가 막힌 상황 속에서도 전도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교회, 코로나19로 교회학교 아이들이 급격히 줄어 고민하는 교회 등을 찾아 그 교회의 현재 상황과 고민, 희망의 끈을 잡고 노력하는 모습을 취재했다.

취재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취재를 위한 섭외 과정에서 여러 교회들은 자신들의 어려운 상황을 타인들에게 노출하기를 꺼려했기 때문이다. 취재에 응한 교회들은 자신들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나누며, 한국교회가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리며,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들에게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분투하는 자신들의 모습에서 용기를 얻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취재를 승락해주었다.

기자들은 일부 교회들의 비상식적인 코로나 불감증으로 인한 집단감염의 피해가 시골의 작은 교회들에게도 미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기자들은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교인들의 자녀들이 교회에 대한 불안감으로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상황과 전도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도 전도를 통해 매주 새신자가 등록하는 교회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또한, 코로나19 어려움 속에서도 농촌교회가 도시교회와의 연계로 판로를 개척하면서 오히려 교인들이 늘어나는 교회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백신 접종으로 인해 코로나19 시대가 곧 끝날 것 같은 기대감 속에 대면예배의 회복을 기대했지만 연일 하루 감염자가 1000명이 넘는 제4차 대유행으로, 교인 중 극히 일부만 교회 예배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으로 돌아가 버렸다.

이러한 기대와 실망을 우리는 얼마나 더 반복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 기획 취재로 우리 기자들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의지하고 포기하지 않는 한 희망의 불씨는 살아있고, 그 과정에서 도움의 손을 내미는 이들이 있으며, 교회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보며 감동하고 복음을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교회가 캄캄한 터널 속을 걷는 것 같아도 우리가 건너고 있는 터널의 소실점 끝에는 반드시 밝은 빛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걷는 것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그 점 같이 작은 빛은 우리가 한발씩 나아갈 때마다 점점 커질 것이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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