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기독사학 정체성 지키기 나선다

한국교회, 기독사학 정체성 지키기 나선다

한국교회총연합·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기독사학 비전선포식 개최
기독사학 윤리강령 제정 등 자정위원회 가동, 유권자 운동 전개키로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22년 02월 24일(목) 17:22
한국교회가 기독교 학교의 건학 정신을 함께 지키고 학교를 새롭게 하는 자정운동을 펼쳐나갈 것을 천명했다.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사장:이재훈)와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류영모)은 지난 23일 경신중고등학교 언더우드기념관에서 비전선포식을 열고,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을 수호하기 위한 계획 발표와 함께 4개의 기독사학 비전을 선언했다.

류영모 목사는 기독사학 비전 선언을 통해 "기독교학교는 기독교적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그 교육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나라 발전의 초석이 되어 왔으며 항일구국운동과 민족교육의 요람으로서 그 역할과 책무를 다하였다"고 밝히며, "자랑스런 역사를 이어받아 새로운 시대의 교육과 민족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한국교회와 기독교학교에 주어진 교육적 책무를 명심하자"고 강조했다.

선포된 기독사학의 비전은 △존경받는 교육/신뢰받는 교육을 위한 자정의 비전 △학교와 교육의 발전을 이끌어 갈 협력의 비전 △건학이념 구현 및 정체성 수호를 위한 공동체의 비전 △다음세대와 미래사회를 견인해 갈 교육의 비전 등이다.

이를 위해 △기독교학교가 청렴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모범이 되어 교육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할 것 △'1교회 1학교 운동'을 통해 지역교회와 기독교학교를 연결하는 적극적인 지원 체계 구축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위한 한국교회 100만 성도 서명운동 등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두 단체는 지난 해 8월 개정된 사학법이 시험위탁, 징계의결 등을 강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기독교사학들의 윤리적 수준 제고와 내적 갱신에 무게를 둔 자정운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개정사학법의 위헌성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청구서를 2월 중 제출할 계획임을 밝혔으며, 기독교교육 구현을 위한 적극적인 유권자 운동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는 기독교학교 자정위원회(위원장:김신)를 통해 기독교학교가 교육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기독교 사학의 문제를 선제적으로 찾아 시정한다는 방침이다. 위원회는 김신 위원장(전 대법관)을 비롯해 이수영 목사(새문안교회 은퇴), 전재중 변호사(법무법인 소명), 허종렬 교수(서울교대), 김영식 공동대표(좋은교사운동)가 참여한다.

선포식에서 자정위원회 김신 위원장은 "세상에서 비난받는 기독교사학이 아니라 칭찬받고 존경받는 기독교사학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기독사학법인의 윤리강령, 행동지침 등을 마련해 사학법인의 윤리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사학의 자정에 대한 비전을 발표한 학교법인 영락학원·대광학원 이사장 김운성 목사(영락교회)는 "우리는 교육의 수임자로 개인을 성장시키고, 사회를 발전시키며 국가의 미래를 창조하는 막중한 사명을 지니고 있다. 오늘날 의심과 불신, 통제의 대상이 돼버린 사립학교의 현실을 통감하며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면서 "기독교학교가 교육 현장의 청렴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모범이 되어 교육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고 그리스도와 사회 앞에서 윤리강령을 적극 준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헌법소원 법률 대리인 대표인 이정미 변호사(전 헌법재판관)는 "기독 사학에서 요구되는 신앙과 인품을 갖춘 교원의 선발이 반드시 필기시험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교원의 선발은 사학 이념의 실현의 구현에 중요한 요소이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필기시험 강제위탁 조항은 과도한 제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정법은 1차 시험 선발 배수나 시험 절차에 있어 국공립학교와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법률에 아무런 규정이 없어 시도교육감이 설정하는 내용에 따라 사립학교의 교사선발권이 완전히 박탈되거나 극심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다"면서, 사립학교 교원의 저하는 물론 교육공백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봤다. 이어 "교원의 임용과 징계에 국가가 전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외국의 입법례를 찾기 어렵다. 개정사학법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개정사학법의 위헌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개회예배에서 설교를 전한 류영모 총회장은 거창고등학교 재학 시절 당시 정부가 사립학교에 대한 부당한 간섭과 교육을 강요했을 때 전영창 교장이 항거했고 이후 당당히 사립학교의 교육 자율권을 회복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우리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사학의 정체성 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정체성을 지키자"고 전했다. 이어 "그 누구로부터 조롱받지 않고 당당한 기독교 사학의 건학정신과 한국교회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에 우리 6만 교회, 1000만 성도가 함께 힘을 모아 기도로 이 일을 헤쳐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선포식 개회예배는 손신철 목사(학교법인 제일학원 이사장) 사회로 열려 정명호 목사(혜성교회)의 기도, 류영모 총회장의 '다시는 무너지지 말자' 제하의 설교, 표용은 목사(학교법인 영명학원 이사장)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으며, 국회 교육위원회 조해진 위원장과 김기현 의원이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이수진 기자
"우린 예배자" 전국 기독교학교 학생들 함께 예배    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 창립 70주년 감사예배, 전국 50여 개교, 1만 2천여 명 함께 연합예배    |  2022.07.13 22:18
"기독교사 뽑을 수 없다면 당분간 선발 보류"    기독교학교연합회 교장간담회서 일부 기독교학교들 단호한 입장 밝혀    |  2022.07.13 22:18
기독교사학, 21일 헌법소원 심판 청구    43개 기독사학법인, 교원 및 학생·학부모 등 1만 여 명 참여    |  2022.03.21 11:43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