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 유튜버 박위의 기적같은 삶 '위라클'

40만 유튜버 박위의 기적같은 삶 '위라클'

"기적은, 휠체어를 타고 살아가는 삶 자체"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2년 09월 11일(일) 23:16
"많은 분들이 제게 질문해요. 진짜 많이 힘드실 때는 어떻게 이겨내세요?라고. 눈 앞에 닥친 고난과 아픔은 마치 우리의 인생을 삼킬 것만 같은 착각을 주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조차 빼앗긴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저는 고난을 극복하지 않았어요. 고난 속에서 기쁨을 찾아 느끼는 중이죠. 저는 힘든 순간들이 잘 기억나지 않아요. 제 인생에는 행복한 순간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에요. 오늘도 우리 같이 일어나요!"

"박위 씨, 당신은 경추골절로 인한 척수신경의 손상으로 전신마비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걷지 못할 것이고 두 다리도 움직일 수 없을 것입니다. 손가락도 움직일 수 없을 거예요. 재활이 아주 잘 된다면 전동 휠체어에서 생활하실 수 있을 겁니다."

2014년 5월의 어느 봄날이었다. 박 위 씨(온누리교회)는 낙상 사고를 당했고, 목이 부러지며 척수가 손상됐다.

모든 것이 완벽했던 28살이었다. 인턴으로 일하던 의류회사에서 정직원 합격 통보를 받았고 출근을 일주일 앞두고 있을 때였다.

오로지 나를 위한 완벽한 밤, 건물 2층 높에서 떨어졌다.

"내 인생이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완전히 풀렸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의 건강한 육체와 나의 삶을 사랑했고 세상도 나를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그날밤 그는 삶과 죽음 사이 그 어딘가에 있었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전신마비였다.

38만 유튜브 채널 '위라클 WERACLE'을 통해 희망을 전하는 박위 씨의 기적같은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됐다.

'위라클'은 박위의 '위(We)'에 '미라클(Miracle)'를 합성해서 만든 것으로 '우리(We) 모두 기적(Miracle)으로 모든 세상사람에게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의 채널에는 희귀병 진단으로 좌절에 빠진 사람,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 하루하루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 등이 찾아와 위로받고 삶의 희망을 갖게 되었다는 고백이 이어진다.

이번에 출간한 책도 '위라클 - 우리 모두에게 기적을'(토기장이 펴냄)이다. 그는 이 책에서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진단을 받고 모든 것이 멈추어 버렸을 때 느꼈던 감정, 퇴원 후 죽을힘을 다해 재활에 힘쓰던 과정, '장애'와 우리 사회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 유튜브 채널 '위라클'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그 이후 변화된 삶에 대해 생생하게 이야기한다.

옷을 입고 벗는 것, 밥을 먹는 것, 대소변을 처리하는 것, 심지어 아침에 침대 위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한강에 나가 휠체어를 밀며 운동했다.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스스로 좌약을 넣는 데 성공했다. 휠체어를 스스로 분리하여 차에 넣기 위해 땀을 흘리며 연습했다. 그렇게 그는 좌절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재활병원 기도실에서 그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방법은 유튜브였다. 지난 2019년 유튜브를 시작했다. 직접 경험하고 있는 삶이 이미 기적임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자신만이 만들 수 있는 콘텐츠들을 하나씩 올리기 시작했다. 휠체어로 계단 오르는 법, 휠체어로 택시 탈 때의 반응, 장애인들의 결혼과 연애, 눈오는 날 휠체어로 집까지 가는 방법, 휠체어 타고 세계 여행은 물론 심지어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법까지 가감 없이 보여준다. 그는 영상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내오는 이들과 통화를 하거나 직접 찾아가서 용기를 전하기도 한다.

불완전한 삶을 통해 인생의 진정한 행복과 가치를 깨닫게 됐다는 박위. 그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매일의 삶이 바로 기적"이며, "그 기적을 함께 경험하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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