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계획

하나님의 계획

[ 목양칼럼 ]

홍정우 목사
2022년 11월 09일(수) 08:16
1990년 3월10일에 결혼을 하고 예장 합동 측 교단에서 분리되어 나온 10여 명이 모여 예배를 드리는, 10년 된 교회에 부임하게 되었다. 목회자가 교인과 다투고 나갔다는 소문과 분리해 나온 교회라는 것 때문에 늘 합동측 교회의 그늘에서 선교가 확대되어 나가지 못했고 그로 인해 교인들은 은혜를 구하며 기도하기 보다는 목회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이 되어 곤혹스러웠다.

3대째 목회자인 나는 당시 생활의 어려움 보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지금까지 35년 여정 중에 가장 힘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젊은 열정으로 기도하면서 말씀으로 양육해 나갔다. 의지 할 것은 오직 주님 뿐이었다. 마음이 조금씩 안정이 되어 나아지기 시작했고 새로운 교인들이 한 두명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 중에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었다. 잊지 못할 일이 있는데 새로운 교인이 주일에 교회를 안 나와 심방을 했다. 밤새 허리가 아파서 펴지도 못하고 통증이 심해서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했다. 신앙고백을 시키고 안수 기도를 하고 돌아 왔는데 주일 저녁예배에도 오지 않아 많이 아프신가 걱정을 했다. 다음날 새벽 기도시간에 나오셔서 간증 하시기를 심방 후 뒤로 잠을 자려고 누었는데 밤새 못 폈던 허리가 쭉 펴지고 통증도 없어서 감사해서 머리를 감고 동서남북을 바라보고 절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도에게 "앞으로는 추운데 머리를 감을 필요 없고 동서남북을 바라보고 절을 할 필요도 없다. 예배 시간에만 잘 나오면 된다"고 말씀을 드렸다.

교회가 소재하는 면내에 초교파적으로 10개 교회가 있다. 이 목회자 모임을 왕성하게 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 교회에서 모임이 있는 날 닭 백숙을 만들어 같이 먹고 서로 간에 친목을 다지며 기도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같이 위로했다. 생각 해 보면 순수한 모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모인 목회자 중 대부분이 한두 살 위였는데 자녀들이 없거나 입양을 하고 있었다. 우리 가정만 1남1녀를 주셔서 첫 아이 때는 초대해서 식사를 대접 했지만 둘째 아이 때는 돌잔치를 하지 않았다. 자녀가 없는 분들에게 조금은 미안한 마음 때문이었다. 잔치를 하려고 해도 다른 교회 목회자들이 자녀가 없었기 때문에 죄송해서 못했다.

이곳에서 은혜롭게 교회의 모습을 갖추며 열심히 목회를 하는데 똑 같은 면소재지 교회에 시무하시던 노회 선배 목사가 교회에 문제가 있어 교환목회를 하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해 왔다. 우리 교회는 20명 정도였고 그쪽 교회는 60명 모이는 교회였다. 이사를 가려고 짐을 다 싸놓고 있는데 그쪽 목회자가 돌연 교환을 취소했다. 이사 가려고 짐을 다 싸놓은 상태라 목회가 되지 않았다. 진도 지역에서는 나는 다른 교회로 간다는 소문이 난 상태였다.

그러던 중 다른 교회 목회자가 '내가 당신을 후임자로 1년 동안 기도 했으니 다른 데로 가지 못한다'며 곧 내가 나갈 테니 교회로 오라는 것이다. 그래서 북에서 피난 오신 분들이 세우신 교회로 두 살 된 아들과 100일된 딸을 데리고 새로이 부임을 했다. 이 교회 터는 진도 지역 출신이신 기독교성결교회 명예 목사님께서 땅을 기증하시고 도시의 큰 교회 남선교회에서 지원해서 세워진 교회이다. 북에서 피난 오신 분들이 믿음으로 신앙생활 하시다가 교단 때문에 문제가 있었지만 명예 권사님 한 분이 나는 절대로 교단은 옮길 수 없다고 고집해서 현재 우리 교단 교회로 세워지게 되었다.



홍정우 목사 / 새진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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