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마을과 분리가 아닌 함께하는 ‘선교적 교회’

교회, 마을과 분리가 아닌 함께하는 ‘선교적 교회’

[ 12월특집 ] 주제로 읽는 2022년 & 2023년 목회 과제 1. 코로나 19 이후의 목회방향

한국일 교수
2022년 11월 30일(수) 14:27
코로나19의 확산은 사회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고통을 초래하였다. 국가적 차원에서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평범함 사람들의 일상의 삶을 위축시키며 대인관계 조차 꺼리게 되는 새로운 현상을 가져왔다. 여기에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교회는 주일에 대면예배를 드리지 못한다는 초유의 사태와 모임 중지나 축소의 현상을 직면하면서 모이는 교회를 강조해온 교회 중심적 특성을 가진 한국교회로서는 대안을 찾지 못하고 당황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교회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배운점이 있다. 그것은 교회와 세상(지역사회)이 함께하는 공동운명체라는 사실이다. "마을(세상)이 살아야 교회도 산다"는 평범한 진리를 비로서 깨닫게 된 것이다. 그동안 교회는 세상과 거룩한 공동체로서 세상과 다른 점을 많이 강조하면서 함께 보다는 분리를 지향하였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하여 세상이 아프면 교회도 아프고, 세상이 힘들면 교회도 힘들다는 사실을 경험하였다. 더 이상 교회가 사회와 상관없이 '섬 같은 존재'로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다.

코로나 이후의 회복은 더 이상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 이후 새로운 시대와 상황에 한국교회가 어떻게 적용해 가야할 것인가를 새로운 관점에서 논의하며 길을 찾아야 한다. 교회는 본질상 선교 운동성을 가진 선교적 교회이다.(요20:21) 코로나 이후 교회의 생명력은 더 이상 교회 안에서가 아니라, 교회 밖의 지역사회와의 관계에서 찾아야 한다. 지역교회는 지역사회를 선교현장으로 인식하고, 목회자는 제도안에 목회자가 아니라 선교사들에게서 볼 수 있는 선교 운동성을 목회에 반영한 '선교적 목회'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이다. 이것을 실천하는 목회의 방향과 원리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교회건물 안에 '닫힌 목회'로부터 지역사회를 향해 '열린 목회'를 지향한다. 교회 건물 안의 목회 활동이 아니라 지역과 주민 전체를 목회영역으로 인식하는 마을의 목회자가 된다. 목회 사무실을 나와서 지역으로 들어가는 선교적 목회가 필요하다.

둘째, '친교 안에 있는' 전도와 선교활동을 실천한다. 지역으로부터 고립된 섬 같은 존재를 벗어나 지역주민들과 친교와 섬김과 봉사활동으로 인한 신뢰 관계에 바탕을 둔 선교활동을 실천한다. 지역사회의 한 부분으로서 지역교회의 정체성을 가지고 지역사회, 주민들과 친교의 관계에서 선교와 봉사를 진행해야 한다.

셋째, 지역의 '필요'를 발견하고 실천한다.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보면 지역사회의 다양한 특성에 따라 필요가 보인다. 지역사회의 필요를 발견하는 것은 교회가 마을과 함께하는 접촉점을 마련해 준다. 특히 교회는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공동체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교회 안에 숨은 자원들을 발굴한다. 교회는 지역사회 안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경험과 은사를 가진 훈련된 성도, 재정, 교회의 공간, 예배와 관련된 활동 외에도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전문성을 가진 목회자와 성도의 리더십 등은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며 봉사할 수 있는 탁월한 자원들이다.

다섯째, 실제로 마을에서 실천하는 사역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원리는 지역의 필요와 교회의 자원을 연결하는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교회가 지역사회 안에서 실천할 수 있는 선교와 봉사, 친교 활동들을 범주별로 정리하면, 복지, 학습(교육), 문화, 돌봄, 봉사, 환경, 놀이, 지역경제 등 다양하다.

여섯째, 교회가 지역사회에 플랫폼(마당)이 되어 지역주민들과 어울리는 교회가 되는 것이다. 교회가 하는 행사들, 특히 부활절, 추수감사절, 성탄절과 같은 절기 행사들을 교회 자체만으로 하지 말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실천할 때 교회행사는 마을의 축제가 된다.

일곱째 교회 안 세대간 소통과 인적자원의 활용한다. 교회가 성장하던 시절에는 교회 안에 모든 기관들을 구분하고 분리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서로 유기적 연합, 즉 전세대가 함께 드리는 예배가 필요하다. 현재 청년예배는 분리하여 드리기 때문에 공예배는 대부분 노령화 된 성도들만 모이는 처량하게 보이는 예배이다. 어른과 청년, 아이들이 함께 드리며 모든 순서에 참여하면 예배는 훨씬 다채롭고 활성화 되어 힘을 얻을 것이다.

교회는 더 이상 마을로부터 분리된 '거룩한 공동체'가 아니라 참여하는 선교적 교회이다. 마을 전체가 하나님의 선교현장이며 목회자는 선교사와 같이 마을을 목회영역으로 확장하고, 성도들은 일상에서 마을로 파송된 선교사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한국교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교회 안에서의 예배와 설교, 성경공부, 기도와 친교 모임 안에 선교현장으로서의 세상(지역)의 관심사를 반영하며 담아내는 '선교적 예전'이 되어야 한다.

한국일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은퇴, 선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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