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여성, 생태적 전환 위해 녹색교회로

선교여성, 생태적 전환 위해 녹색교회로

[ 여전도회 ] 제34회 사회·환경세미나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2년 11월 30일(수) 16:22
개회예배에서 이번 세미나를 주관한 교육문화부의 위원들이 특송했다.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청되는 가운데, 선교여성들이 앞장서 환경에 관심을 갖고 창조세계를 회복하는 일에 앞장서기로 했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회장:최효녀)는 29일 여전도회관 2층 대강당에서 제34회 사회·환경세미나를 개최하고, 선교여성으로서 사회와 환경 문제에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최효녀 회장.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최효녀 회장은 "산업화로 인한 대기오염, 수질오염, 쓰레기문제 등 환경이 파괴되는 안타까운 시대에 우리는 교회 여성으로서 지혜롭게 대처해야 함을 절박하게 느낀다"라며, "오늘 세미나를 통해 우리가 사회 환경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기독교적 안목으로 깨어 기도하며 사명감을 갖자"고 말했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 교육문화부(부장:윤종숙)의 주관으로 진행된 사회·환경세미나에서 기독교환경연대 사무총장 이진형 목사가 '기후위기 시대, 한국교회의 생태적 출애굽' 제하로 특강했다.

"지구의 생태 위기 극복을 위해 생태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한 이진형 목사는 출애굽기에서 생태적 전환을 찾으며, "출애굽 사건은 생태적 회심을 통해 창조세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하나님과 새로운 언약을 맺은 생태적 전환의 사건"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교회의 기후위기 대응방안을 '그린 엑소더스 프로젝트'로 소개한 그는 "기후위기 시대의 모든 교회가 녹색교회가 되어 우리 사회의 생태적 전환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라며, "또 기후난민과 기후약자들을 돌보며 창조세계의 온전성을 회복하는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회예배는 교육문화부 윤종숙 부장의 인도로 김혜옥 부회장의 기도, 김성숙 회계의 봉헌기도, 백영기 목사(쌍샘자연교회)의 설교와 축도로 진행됐다.

'자연의 모든 생명과 더불어' 제하로 설교한 백영기 목사는 "요즘 '제로 웨이스트'라는 쓰레기 없는 삶을 지향하는 이른바 '알맹이 상점'들이 생기고 있다"라며, "이 상점은 리필하듯 그릇을 가져와 내용물만 필요한 만큼 담아가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개회예배에서 설교한 쌍샘자연교회 백영기 목사.
"알맹이 상점처럼 알맹이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고 한 그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배운 대로 산다면, 그 신앙이 결국엔 하나님의 뜻을 이룰 뿐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존재를 새롭게 하고, 그 생명을 이롭게 할 것"이라며, "예수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모든 존재를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 신앙은 창조 신앙"이라고 강조한 그는 "이 세상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 그분의 것이고, 기독교가 중요하게 여기는 생명은 나와 너, 우리로 연결돼 있고 나아가 모든 자연과 생명이 하나되어 있다"라며, "청지기인 우리가 모든 존재와 생명을 책임 있게 관리하고 돌보라는 사명을 감당하며, 자연의 모든 생명과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을 누리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최샘찬 기자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이진형 목사.


# '그린 엑소더스', 한국교회가 생태적 전환 이끌어야…

제34회 사회·환경세미나에서 '기후위기 시대, 한국교회의 생태적 출애굽(그린 엑소더스)' 제하로 특강한, 기독교환경연대 사무총장 이진형 목사의 강의 내용을 요약·게재한다. <편집자 주>

2022년 1월, 우리나라 전역의 '꿀벌 실종사건'이 발생했다. 전국 양봉농가에서 대략 78억 마리 이상의 꿀벌이 사라져버렸다. 문제는 꿀벌이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의 70%의 수분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사건은 기후변화로 취약해지는 지구 생태계의 현실을 보여준다.

지구적 생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지구 생태계에 대한 인식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당면한 생태적 위기에 대응하는 사회구조의 대대적인 전환 또한 필요하다. 이 두 가지 전환을 아우르는 개념이 '생태적 전환'이다.

생태적 전환의 사건은 출애굽기에서 찾을 수 있다. 히브리 사람들은 이집트 문명의 배부름이 아니라, 창조세계에 가득한 하나님 은총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소박한 풍요를 경험했다. 또 율법을 바탕으로 창조세계와의 관계를 본래 모습으로 회복해나가며, 그 땅의 모든 생명들과의 상호의존을 통한 생명의 공동체를 이뤄야 한다는 것을 배워나갔다.

출애굽 사건은 인간의 욕망의 한계를 경험한 이들이 생태적 회심을 통해 창조세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다시 하나님의 창조세계 가운데에서 인간 본연의 자리에 서기 위해 하나님과 새로운 언약을 맺은 생태적 전환의 사건이었다.

성서의 출애굽 사건은 기후위기 상황에 한국 사회와 한국교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를 명확히 보여준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한국교회의 기후위기 대응방안을 '그린 엑소더스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발표하고, 한국교회가 실천한 과제를 설정했다.

그린 엑소더스의 첫 번째 방향은 '회색에서 녹색으로'의 전환이다. 한국교회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녹색교회로 만들어 창조세계를 돌보는 일에 앞장서도록 하는 일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2022년 '총회 기후위기 대응 지침'과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문서로 채택했다. 이러한 선언과 실천이 모든 지역 교회로 확산되면, 우리 사회의 생태적 전환을 한국교회가 이끌어 나갈 수 있다.

두 번째 방향은 '탐욕에서 은총으로'의 전환이다. 기후위기를 발생시킨 경제 시스템을 창조세계에 임하는 은총에 의지하는 생명의 경제로 바꾸어 나가는 일이다. 세계교회에선 '삭개오 세금' 캠페인을 통해 그동안의 잘못된 탄소배출로 우리 이웃들이 기후재난의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기억하고, 이에 대한 자발적 '탄소헌금'을 조성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세 번째 방향은 '절망에서 희망으로'의 전환이다. 한국교회가 두려움과 무기력에서 벗어나 창조세계를 온전한 모습으로 회복하는 행동에 나서는 일이다. 지금은 기후위기 비상상황으로 지금 당장 온실가스를 줄이는 일에 우리가 가진 모든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와 함께 이미 대기 중에 배출된 온실가스를 흡수하고 저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구 생태계의 회복을 도모하는 숲 조성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때다.

교회는 지난 2000여 년간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주신 모습을 따라 정의와 평화와 생명의 공동체로 존재해왔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교회는 하나님의 집이 불타고 있는 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너무나도 둔감하다. 이제 한국교회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생태적인 전환을 만들어감과 동시에 지구적인 생태정의를 이루는 일에 더욱 큰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이진형 목사 / 기독교환경연대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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