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실존 인물이었는가? - 예수에 대한 성경 이외의 증거들

예수는 실존 인물이었는가? - 예수에 대한 성경 이외의 증거들

[ 알기쉽게풀어쓴교리 ] 37. 대림과 성탄 찬송으로 배우는 그리스도론(3)

김도훈 교수
2022년 12월 15일(목) 06:29
성탄절은 말 그대로 하나님이 인간이 되셨음을 기뻐하며 감사 찬양하는 절기이다. 모든 성탄 찬송은 이천 년 전 베들레헴에 오셨던 역사적 인물인 예수를 찬양한다. 대림절이나 성탄절 찬송에 포함된 성육신 교리는 예수가 하나님이신 동시에 참인간이 되셨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나사렛 예수라 부르기도 한다. 성육신은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적 삶이 시작된다는 것, 하나님이 자신을 낮추어 시간과 공간의 세계와 유대 문화 속에 실제로 오셨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는 철저하게 인간과 함께, 인간의 일상 속에서 인간으로 사셨다. 그분은 결코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과 문화와 동떨어져 홀로 거하지 않았다. 구름을 타고 다니지도 않았고 이슬만 먹고 살지도 않았다. 예수는 그 지방 음식을 먹었고, 아람어를 사용하셨고, 백성의 노래를 불렀고, 똑같이 흙먼지를 밟으며 익숙한 가버나움과 갈릴리 동네 길을 걸어 다녔다. 지나가는 어린이들에게 말을 걸고, 들풀과 공중의 새들을 쳐다보며 진리를 가르쳤으며, 결국에는 십자가 형틀에서 죽임을 당하셨다.

우리는 예수가 실재했었음을 아무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래서 성탄절이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가 존재하고 교회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도 그렇듯, 오늘날도 무신론자들은 예수는 실존 인물이 아니라 신화적이며, 그리스도인들이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간단히 말하면 예수는 존재한 적이 없으며, 존재했었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다는 것이다. 유일한 증거인 성경마저도 의심스러운 기록들 뿐이고, 성경 밖 역사서에도 예수에 관한 기록은 단 한마디도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고대 기독교 역사서나 성경 밖의 역사서에 예수에 관한 기록이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Samosata의 Lucian, Mara Bar Serapion 등의 그리스 작가, Thallus, Tacitus, Pliny Suetonius 등의 로마 역사학자들에 예수에 대한 기록이 수록되어 있다. 유대인이면서 로마 황제의 사관이었던 요세푸스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이 당시에 예수라는 이름의 현자가 있었다. 그의 행실은 선했으며 매우 덕망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유대인뿐만 아니라 다른 민족 출신의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제자가 되었다. 빌라도는 그에게 십자가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그의 제자가 되었던 사람들은 여전히 제자로 남기를 고집했다. 그들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뒤 사흘 만에 자신들에게도 나타났으며 그가 살아 있었다고 보고했다. 그렇다면 아마도 그는 예전에 선지자들이 자세히 언급했던 메시아였을지도 모르겠다." (Geisler/Tureck, 410). 그는 예수의 동생 야고보가 제사장 안나스에 처형되었음도 기록하고 있다. 1세기 중반에 태어난 로마의 역사가 타키투스(Tacitus)는 "그리스도라 이름하는 자가 티베리우스 치세 하에 본디오 빌라도에 의해 처형되었다"(annals, 15,44)고 기록한다. 이런 기록들을 읽고 있노라면 새삼스럽게 성경의 기록들이 역사적 사실임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문제는 이런 기록을 신뢰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일반 역사가들의 기록에 논란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내용을 부정할만한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왜냐하면 그들이 예수에 대해 거짓이나 오류들을 자신들의 역사 기록에 기록할 만한 이유와 용기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유대 역사가인 요세푸스는 당시 바리새인과 같은 사회지배층인 종교 지도자들이 예수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기록했을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로마의 역사가들도 마찬가지다. 당시 기독교에 대한 로마의 분위기는 결코 긍정적이 아니었다. 로마 황제들의 대박해가 있었던 시기였다. 미신이라는 오명이 씌워져 있는 종교의 지도자를 기록하는 것은 자신들의 신상에 아무 유익이 없었을 것이다. 또한 당시 로마 사가들이, 유대나 로마에 예수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당시 유다의 작은 공동체에 불과한 종교집단에 하등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예수에 관한 기록이 있다는 것은 예수가 실존 인물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Geisler). 예수에 관한 성경 이외의 기록을 깊이 연구한 유명 성서학자 타이쎈(G. Theissen)은 이렇게 결론 내린다. "우선 확실하게 결론지을 수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그리스도교의 적대자나 중립적 동조자 모두 예수의 역사성을 전제하고 있으며, 거기에 대한 의혹의 흔적을 내비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 비그리스도교 저자들의 관심사에 따라 목각처럼 거친 모습을 드러낸 이 예수상은 그리스도교 자료들과도 상응한다"(타이쎈, 역사적 예수). 물론 이런 기록들이 있어서 예수가 실존 인물이었음을 믿는 것은 아니다. 예수가 역사적 존재였음을 우리가 확신하는 것은 바로 다름 아닌 성경 때문이다.

김도훈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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