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회장' 이 뭐길래

'대표회장' 이 뭐길래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2년 12월 13일(화) 11:43
한국교회의 교단 간 갈등은 연합기관 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대부분 대표 혹은 총무의 자리를 놓고 회원 교단간 이해관계가 충돌해 갈등을 빚는 경우이다. 정책이나 사업을 두고 갈등을 빚는 경우는 많지 않다.

지난 8일 한국교회총연합 제6회 정기총회에서도 대표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한국교회가 그동안 답습했던 그 갈등의 패턴이 또 한번 반복됐다.

한교총 인선위원회가 '나'군의 이영훈 목사(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장)를 대표회장으로 추천하고, 상임회장단이 이를 선출하자 지난 회기 정관개정을 통해 가군(7천 교회 이상 교단)에 새로 편입된 예장 백석 교단이 총회 석상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예장 백석측은 지난 두번의 대표회장을 '가'군의 예장 합동과 통합 소속이 맡았고, 그동안 관례적으로 '가'군 공동대표회장이 대표회장으로 추대되어 왔기 때문에 이번 대표회장은 본인들 차례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회무 내내 이견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한교총 소속 교단들은 예장 백석의 총회장이 이번 한교총의 대표회장에 추천될 자격이 있는 것은 맞지만 이번 순서에 반드시 백석 총회장이 대표회장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예장 백석 총회는 이전부터 쭉 '가'군에 있었던 것이 아니고 지난 회기 처음 '가'군에 들어왔기 때문에 반드시 이번 회기가 예장 백석의 순서라고 볼 수 없으며, '가'군 안에서만 대표회장을 해야 한다는 법이나 순번제 또한 정관에 없기 때문에 섭섭함을 갖는 것은 이해되지만 총회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고성을 내며 연합의 의미를 퇴색케 한 것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의장이 인선위원회의 보고에 반대하는 의견을 묻자 거수로 반대를 표한 이들이 10명에 불과했던 것도 한교총 대의원들이 이번 대표회장 선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설립부터 제3회 총회까지 집단 지도체제인 공동회장 제도로 운영되던 한교총은 4회 총회부터 대표회장 제도를 실시해 1인 지도체제로 바뀔 때부터 많은 이들은 이번과 같은 교단 간의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했다. 예상했던 일이 일어나자 1인 대표회장 제도로 변경한 것이 과연 잘 한 결정인가에 대해 회의를 갖는 이들은 더욱 늘고 있다.

많은 교단의 지도자들이 연합기관의 수장이 되고 싶어한다. 한국교회 전체를 아우르는 지도자라는 칭호를 얻고 싶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이 기자만의 생각일까 . 명심해야 할 것은 교회에 출석하며,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묵묵히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따르는 거의 대다수의 교인들은 한교총 회장이 누구인지 모르고, 누가 되는지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다. 교회의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한교총 회장에 누가 되는가에 얼마나 관심이 있으실까? 대표회장이 되려는 지도자들이 한번 헤아려 보았으면 좋겠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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