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이태원 참사 유족들의 아픔에 공감...적극 지원 다짐

총회, 이태원 참사 유족들의 아픔에 공감...적극 지원 다짐

총회장 이순창 목사, 녹사평역 시민분향소 방문해 위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2년 12월 28일(수) 18:35
"우리는 시위가 아니라 애도를 하려는 것뿐 입니다. 왜들 그렇게 우리를 비난하고 공격하려고 하는지… 안타깝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희생자들을 폄훼하고 추모를 방해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면서 "이런 참사가 왜 발생했는지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다시는 같은 아픔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국교회가 힘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2월 26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이순창 목사는 녹사평역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조문을 마친 후에는 10.29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이종철 씨와 부대표 이정민 씨, 분향소 현장을 관리하는 시민대책회의 최헌국 목사와 따로 자리를 마련해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공감하며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총회 사무총장 김보현 목사와 세계선교협의회(CWM) 금주섭 목사, 도농사회처 총무 오상열 목사를 비롯해 소금의 집 상임이사 김종생 목사와 디아코니아 국장 한경균 목사도 동석했다.

유가족협의회 이종철 대표는 "직접 이 곳을 방문해주시고 격려해주시니 큰 위안이 된다"면서 "이태원 참사는 안전하지 못한 사회구조적인 문제이고 중대한 인권침해로 절대로 재발되어서는 안된다. 성역없는 국정조사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한국교회가 한 목소리를 내달라"고 부탁했다. 이정민 부대표는 "분향소 주변에 보수단체들이 비난 현수막을 내걸고 확성기로 희생자를 폄훼하는 막말을 일삼으며 공격하고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유족들이 충분히 애도할 수 있고, 슬픔에 빠진 유족들이 보수단체들로 인해 2차 피해를 당하지 않게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순창 총회장은 "어떤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참사를 왜곡하고 변질시켜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교단 차원에서 참사와 관련해 자문위원회 조직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유족들을 도우려고 한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이 총회장은 "유족들이 오해 받지 않고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오른손이 하는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려고 한다"면서 "필요한 부분을 세세하게 말씀해주시면 그 부분에서 어려움을 당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거듭 밝혔다.

함께 동행한 CWM 총무 금주섭 목사는 "이제 우리 나라도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 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를 방지하기 위한 법률이 제정되어야 한다"면서 참사 유족들을 향한 무차별적인 혐오발언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금 총무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과 유족들의 아픔을 세계교회와도 공유해 함께 기도할 수 있게 하겠다"면서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도 같은 마음으로 아파하고 있고, 도움이 된다면 무슨 일이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총회는 10·29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위해 임원회 산하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하고 조직 구성에 나섰으며 이태원에 위치한 본 교단 산하 한남제일교회(오창우 목사 시무)는 유족들이 언제든 사용할 수 있게 교회 공간을 개방하기로 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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