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숨바꼭질

하나님의 숨바꼭질

[ 가정예배 ] 2023년 2월 3일 드리는 가정예배

강신재 목사
2023년 02월 03일(금) 00:10

강신재 목사

▶본문 : 이사야 45장 15절

▶찬송 : 545장



추억의 놀이 '숨바꼭질'이 있다. 한 사람이 술래가 되어 나머지 사람들이 몸을 숨기면, 술래가 숨은 사람들을 찾아내는 놀이이다. 이 숨바꼭질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첫 사람인 아담도 하나님과 숨바꼭질을 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고 나서 나무 사이에 숨었다. 하나님이 아담을 찾았을 때 두려워서 숨었다고 말한다.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구원자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진실로 주는 스스로 숨어 계시는 하나님이시나이다"(사 45:15). 성경은 하나님은 스스로 숨어 계시다는 표현을 한다. 사실 이것은 문학적인 표현에 가깝다. 정말 하나님이 숨어 계시는 것일까? 20세기를 대표하는 사상가 카를 힐티는 이런 말을 했다.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신의 본질이다. 그렇지 않으면 신은 신이 아니며, 신을 설명할 수 있는 인간은 인간이 아니다." 이 말 속에는 하나님은 숨어 계신 것이 아니라, 유한한 인간이 찾아낼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증명되지 않는 것이 신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왜 자신의 존재를 똑똑히 드러낼 수가 없을까? 자연계를 보면 개미는 2차원을 사는 곤충이다. 개미는 바닥만 보고 살아간다. 반면 코끼리는 3차원의 동물이다. 3차원은 공간을 의미한다. 2차원을 사는 개미가 한평생 코끼리의 몸통을 기어다닌다 해도 '코끼리'라는 실체를 파악하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개미의 한계다. 마찬가지로 인간이 아무리 뛰어나도 3차원을 넘어설 수 없다. 사람은 하나님의 존재를 부분적으로는 체험할 수 있으나, 완전히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초대 교회의 사상가이자 신학자인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런 말을 했다. "네가 신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 뭐 그리 놀라운 일인가? 만일 네가 그분을 파악한다면 그분은 신이 아니다"

존경 받는 한 훌륭한 스승에게 어느 날 하나님께서 찾아와 의견을 물었다. "나는 사람들과 숨바꼭질을 하며 놀고 싶다. 그래서 천사들에게 어디에 숨으면 제일 좋겠냐고 물었더니 어떤 천사는 바다에 깊숙이 숨으라고 하고, 어떤 천사는 산꼭대기에 숨으라 하고, 어떤 천사는 동굴 어둠 속에 숨으라 했지. 자네는 무엇이라 하겠나? 어디에 숨으면 사람들이 나를 찾아내지 못할까?"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사람의 마음 속에 숨으십시오. 사람들은 설마 하나님이 거기 계시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할 것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이 너무나 가까운 장소에 숨어 계셔서 오히려 하나님을 찾지 못한다.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는도다"(시14:1). 하나님은 이미 우리들의 마음 가운데 있지만, 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계신 하나님을 찾지 못한다. 그래서 마음으로 말하기를 하나님은 없다고 한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단지 껍데기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어떤 것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건 오직 마음으로 볼 때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그가 말하는 '마음'은 '영안'이다. 파스칼은 이를 오감을 넘어선 '여섯번째 감각'이라 했고, 전통적으로 서양에서는 이를 라틴어로 '신앙 감각(sensus fidei)'이라고 부른다.

바로 내 안에 계신 하나님을 오늘도 경험하며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오늘의기도

우리의 이성과 지성을 뛰어 넘어 실존하시는 하나님, 숨어 계신 하나님이 아니라 보지 못하는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영안을 열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강신재 목사/운천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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